[솔] -

E / P 2016. 3. 16. 23:58

헤에, 안녕? 용의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어쩌다가 인간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되어서 인간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어. 인간들의 말을 듣자하니 내가 인간으로 변한 모습이 마치 장난끼 가득한 소년처럼 보인다고 하던데, 정말 그렇게 보여? 왠지 나도 이것저것 전부 하고 싶은 그런 욕심이 들고 있었는데, 정말로 호기심이랑 장난끼 가득한 녀석이 된 걸까?


인간들은 정말로 신기하구나. 여러명이서 같이 함께 어울리며 다닐 때도 있고, 혼자서 주변의 경치를 구경하며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녀석들도 있고. 나도 저렇게 혼자서 경치를 구경하거나, 여러명과 함께 친구가 되어서 같이 돌아다닐 수 있겠지? 아마 내 모습에 그렇게 겁을 먹는다던가 의심을 한다던가 그런 녀석이 아니라면 전부 친근하게 다가와 줄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


그나저나 인간들과 친하게 지내려면 인간이 어떻게 지내며 살아가는지 알아야 될 필요가 있겠는데, 이게 아무래도 하루만에 깨달을 수 있는 일이 아닌 게 문제라구. 누군가가 같이 다니면서 이 곳의 생활 방식에 대해 깨닫게 해 주는 인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종종 드는데, 솔직히 이 정도는 나 혼자서도 가능하지 않을까? 조금은 인간 녀석들의 생활 방식을 본 적이 있으니까, 이 기억을 되살려서 돌아다니면 되는 거겠지!


그나저나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다니려고 하니까 배가 엄청 고픈데, 아무래도 일단은 먹을 걸 구해서 허기를 채우는 게 좋을 것 같아. 마침 음식을 팔 것 같은 곳이 있어서 들어간 다음에 아무거나 집어서 그냥 가지고 나오려다가 인간 녀석들이 뭔가 이상한 걸 주는 걸 보았어. 저걸 가지고 있어야 이런 음식들도 먹고 그럴 수 있는걸까? 근데 나는 그런 게 없는데… 헤, 어쩌지…?


"훔쳐갈 생각은 하지 마라."

"으음… 훔쳐가려는 건 아닌데, 난 돈이라는 게 없거든."

"그럼 이런 걸 집을 생각을 하지 말았어야지."

"근데 돈 대신에 이런 건 있는데, 한 번 보기라도 하는 건 어때?"

"그래. 일단 뭔지 보기나 하자고."


허락을 받자마자 손에서 작은 별을 만들어서 녀석에게 보여주었다. 그러자 녀석은 휘둥그레 놀라며 이런 걸 어떻게 할 수 있는 거냐고 묻는 것이었다. 그거야 뭐… 내 일상이니까! 아무래도 돈 대신에 이걸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예감이 들었다. 인간들은 예전부터 별에 대해서 꽤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걸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렇게 생각만 하던 별을 이렇게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있으니까 말이야.


"…이거, 진짜 별인가?"

"응! 만질수도 있다? 어때? 이거면 될려나?"

"좋다. 특별히 이걸로도 받아주지. 아무래도 돈보다 더 귀한 물건이 될 것 같으니."

"헤헤, 잘 간직하고 있으라구! 내가 언제든 다시 여기로 와서 별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음식을 가지고 밖으로 나오면서 별을 받은 녀석이 무언가 즐거운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것 같았는데 나는 배가 고파서 제대로 듣진 못했다. 하지만 별을 받은 녀석과 친한 것 같아 보이는 녀석들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자하니 별을 이용해서 돈을 벌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만큼 인간들에겐 별이 희귀하고 신기한 존재인걸까? 그렇다면 인간들을 위해 별을 마구마구 만들어서 인간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도 재밌을 것 같아!


주변을 걷고 있으니 인간들이 전부 나를 쳐다보며 몇몇은 신기하게, 몇몇은 이상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조금 특이하게 생기긴 했지? 전부 이해하고 있다구! 이런 녀석들 앞에서 대놓고 별을 보여주긴 좀 너무 복잡해질 것 같으니까 아쉽지만 나중에 따로 보여줄게!


배도 채웠으니, 이제 무엇을 해 볼까? 좋은 생각,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