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 - 옵시디언/즈] Another ζ & Ω
"헤- 어때! 나름 재밌지 않아?"
"하늘에서 아래를 보는 건 이런 기분인건가."
"하루종일 보면 재미없지만 말이야."
"그래도 남들과는 다른 곳에서 볼 수 있다는 건 흥미로운 일이지."
"다른 녀석들에겐 좀 신기하게 보이겠지만 이 몸에겐 일상이니까."
"많이 피곤할 것 같은데."
"가끔은 좀 그렇지."
나름 이야기가 잘 통하는 녀석인 것 같기도 했어. 처음엔 너무 재빠르게 다가와서 이 몸이 어떻게 이 녀석과 같이 행동할 수 있을지 많이 의문이었는데, 다행히 이 몸의 행동에 알아서 맞춰주는 것 같아서 엄청 기쁘다고나 할까. 서로가 서로를 보며 신기하게 생겼다고 웃기도 하고, 서로 특이하게 생각했던 부분을 만져보기도 했고. 특히 이 몸의 날개를 만지더니 꽤 놀라는 것 같더라고!
"엄청 부드럽네, 날개가."
"날아다니려면 좀 가볍게 다녀야 되기도 하니까!"
"그럼 다른 녀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뜻인가?"
"물론! 조금 가벼운 편이지."
"근데 그렇게 쉽게 느껴지는 정도는 아닌 것 같군."
"헤에- 그런가? 일단 이 몸은 가볍다는 점!"
그러고보니 아까 하늘에서 아래를 구경하고 있었을 때, 이 곳은 좀 특이하다는 걸 느꼈어. 분명 전부 같은 구역인데도 어느 곳을 밝고, 어느 곳은 어두워서 체스판을 보는 것처럼 흑백이 차례차례 보이는 곳이라고나 할까. 아마 여기서 살아가는 녀석들은 굳이 이런 걸 신경쓰며 살아갈 것 같진 않지만 말이야. 아마 이렇게 생겼다는 것도 모를거야. 알고 있다고 해도 자기 혼자만 생각하며 살아갈 뿐.
솔직히 생각해보니 서로 이름도 모르는 채로 즐겁게 놀았네. 그러면서도 이름을 물어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친근하게 놀았다고 생각하니 굳이 친해지는 데 이름을 말할 필요는 없다는 걸 깨닫기도 했다. 하긴, 이름을 알아야 친해지는 것도 아닌데! 이름 모를 녀석들과 함께하며 친해지는 건 좀 익숙하긴 해도 뭔가 새로운 기분이 든다니까.
"근데…"
"응? 갑자기 무슨 일로 그러냐?"
"우리 이 때까지 이름도 모르고 있었네."
"…어, 그렇네. 뭔가 이 때까지 잘 알던 친한 친구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 몸도 좀 그런 기분이 들긴 했거든. 근데 좀 웃기기도 하다."
"어째서?"
"처음엔 서로 의심하다가 벌써 이 정도가 되었다고 생각하니 말이야."
"그런가? 하긴, 그렇기도 하겠군."
"참 재미있는 것 같단 말이지!"
과거는 잊으라고 했던가? 서로 의심했던 일들은 이제 전부 잊어버리자고! 어차피 이런 쓸데없는 기억을 가지고 있어봤자 자신이 정말로 기억해야 되는 것들을 머리에 못 담는 상황이 생기니까 말이야. 이렇게 서로 즐겁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들을 기억으로 남겨야 나중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며 생각하고 웃을 수 있는거지.
"그런 의미에서! 이 몸의 이름은 옵시디언이다!"
"즈. 간단한 이름이지?"
"너무 간단해서 까먹어버리진 않겠는걸."
"잘 기억하고 있으라고. 나중에 한 번 물어볼거다?"
"걱정 마셔! 이 몸의 기억력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냐-?"
"그럴 수도 있는거지!"
"헤, 그런가!"
이제야 이름을 알아냈다! 좋아! 목표 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