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제드]
이제 슬슬 이 녀석에 대한 소문이 더욱 격렬해지기 시작했다. 듣자하니 이 녀석의 일상에 대해서도 소문이 많이 풀린 것 같은데, 특히 머리의 저 왕관같은 것에 조금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았다. 왜? 내가 보기엔 그냥 평범하게 멋있어보이는 왕관같은데. 아무래도 본인에게 직접 물어보는 수밖에 없나. 원래 소문이란 건 본인에게서 이야기를 들어봐야 진짜인지 헛소문인지 알아낼 수 있는 법이라고.
"근데 그거 아냐?"
"무슨?"
"네 녀석에 대한 소문이 요즘 이 곳에 엄청나게 퍼지고 있다고."
"아, 대충 들어는 보았는데, 무슨 일이라도 있나?"
"요즘 네 녀석의 그 머리에 있는 것에 대해 소문이 또 퍼졌거든."
"음… 아, 이거?"
"그거 정체가 뭐냐?"
"……."
갑자기 내가 머리의 그 것에 대해 정체를 묻자 엄청나게 조용해졌다. 하, 아무래도 본인에게 그렇게 좋은 건 아닌 것 같군? 이야기를 자세히 들어보니 일종의 통제를 하는 그런 역할을 하는 물건인 것 같은데, 뜬금없이 왜 그런 걸 쓰게 되었냐고 물어보았는데 자신도 그저 본능적으로 집은 것이라고만 말했다. 하긴, 멋있는 건 바로 집어야지. 나도 그 정도는 이해하니까 말이야.
"그래서 항상 불편한 기분이 없진 않다."
"뭐, 멋있기만 하네. 다른 녀석들은 그런 생각 안 할 걸."
"그럴까…."
"네 녀석의 머리의 그 것에 대해 묻는다면 그냥 자신만의 장식같은 거라고 이야기하고 다니라고."
"만약 내가 세세히 이야기한다면?"
"그럼 네 녀석만 더 귀찮아질거야. 내가 몇 번 겪어봤거든."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만."
"나도 뭐 그렇고 그런 일이 있었어."
녀석에게 소문에 대처하는 법도 나름대로 알려주고, 이제서야 조금씩 서로 이야기할만한 것들이 마구 생각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정말 너무 어색해서 빨리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뿐이었는데, 소문 덕분에 이렇게 어쩌다보니 연결되기도 하고. 참 재밌지, 소문이라는 게. 진짜든 가짜든 어떻게든 질문할 수 있다는 점이 참 놀랍다고나 할까.
녀석은 머리의 왕관을 이리저리 만지고는 다시 한숨을 쉬며 그저 하늘의 별들을 다루고 있었다. 본인에겐 엄청나게 짜증나는 일이겠지만, 그래도 뭐 어쩔 수 있나. 이렇게 되어버린 이상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노력할 수 밖에 없지. 그게 좀 귀찮기도 하고 그렇겠지만, 열심히 노력해보라고.
"그래도 그거 없으면 네 녀석 엄청 심심하게 보일걸."
"심심하게 보인다니?"
"그러니까 뭔가 없는 것 같이 보인다고. 허전해 보인다고 설명하면 되려나."
"…그런가. 그렇다면 어떻게든 만족하며 지내야 되는건가."
"그걸 벗어내기 전까지는 말이야."
"좋은 충고군."
"내가 가끔은 참 도움이 되는 녀석이거든."
물론 그 도움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대해서는 본인 판단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