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일반

[기로로/도루루] 재회, 그리고 일상 2 -Tistory revision ver-

E / P 2016. 3. 22. 21:49

그렇게 의외의 만남을 가진 후.


"기로로! 그래서 둘이서 이야기는 잘 하고 왔어?"

"뭐, 그렇다고 치지."

"누구를 만나셨는데용?"


하긴, 아직 케로로 외엔 내가 누굴 만났는지 모른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여기서 하룻밤 재우고 가게 할 걸 그랬나, 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아무래도 여기에 있었다간 다른 녀석들이 무슨 짓을 할 지 모르니까 그냥 갈 길 가게 내버려둔 것도 나름 나쁘진 않은 선택이었던 듯하다. 특히 상사 녀석이 많이 불안하니까….


"그, 도루루라고, 기억하나?"

"아~ 몇년 전에 봤던 그 분이었군용. 그나저나 그 분 근처에 주연인 척 하는 새빨간 애도 있었나용?"

"아니, 없었다."


그 놈도 있었지. 항상 자기가 엑스트라가 아닌 것처럼 연기하던 녀석. 어째서인지 그 녀석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그 쪽의 대장 녀석과 같이 즐겁게 살아가고 있어서 따로 여기에 올 생각이 없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왜 그 녀석은 갑자기 여기로 오게 된 것일까. 아마 불화같은 것은 절대로 아닐테고….


"우에, 아쉽네용..."

"끄~ 끄끄끄... 좋은 시간 보내고 왔군 그래."

"라이벌을 다시 만나다니, 마치 우연인 것 같소이다."

"...무슨 소리 하는거냐."


어떻게 보면 좋은 시간은 맞는 것 같다. 아직은 한참 멀었지만.


"시간이 늦었다. 다들 자라."

"그래~ 이만 다들 해산!"


자는 척 하면서 곰곰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될 것 같다. 내일도 만나게 될 테니까.


'...정말로 여기로 온 목적이 뭘까...'


-


그렇게 아침을 알리는 해가 뜨고, 다시 도루루를 만나러 간다.


"그럼, 다녀오마."

"잘 다녀오라구!"


오늘도 사방에서는 바쁜 하루를 보내기 위해 움직이는 존재들이 길을 걷고 있다. 그리고 저 멀리서 보이는 파란 녀석.


'...?'


어쩌다보니 예상보다 일찍 만나게 되었다. 이렇게 일찍 활동하는 녀석인 줄은 상상하지 못했다. 조금은 부지런한 녀석이구나. 전투를 하던 시절에는 확인할 수 없는 요소였기에, 사실 깜짝 놀라기도 했다.


"어이!"

"...!"


깜짝 놀라는 걸 보니 혼자 곰곰히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던 걸까.


"여기서 뭐하고 있었냐."

"생각."

"무슨 생각인 지 알고 싶은데."

"비밀."


예상했던 대로 역시 가르쳐주지 않는다. 아무래도 혼자만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필요는 없으니까.


"예상했던 대로군."

"의외."

"날 생각없는 존재로 생각하고 있었나보군. 상대를 얕보면 안 된다."

"명심."


오늘부터는 왠지 평범하지 않을 듯한 오후를 보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