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로/도루루] 재회, 그리고 일상 3 -Tistory revision ver-
왠지 새로운 일이 일어날 것 같은 어느 날 오후.
"잠시, 나갔다 오겠다."
"조심."
"주변을 조심하라는 건가. 그 정도는 당연하지."
이런 말을 하니까 갑자기 도루루가 웃는다. 알고 있었다는 걸까, 재밌다는 걸까. 그건 나중에 생각하도록 하고, 일단은 밖으로 나가자.
'늘 보던 풍경이지만, 왠지 재미있군.'
익숙한 거리와 익숙한 풍경, 그리고 익숙한 건물들. 하지만 도루루를 만난 이후로 조금씩 색다르게 느껴진다.
'나중에 이 주변을 구경시켜 줘야겠다. 길도 가르칠 겸 말이지.'
이 주변에는 볼 게 많으니까, 충분히 구경시켜줄 이유가 될 것이다.
도루루 녀석에게 구경시켜주고 싶은 건물을 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상한 무리들이 앞을 막는다.
"이봐. 거기."
"뭐냐, 너희들은."
나이가 많아 보이지만 나와 그닥 나이차는 많이 안 나는 것 같다.
"잠시 우리 좀 따라오지 그래."
"목적이 뭐냐."
"그건 여기서 가르쳐 줄 수 없지."
의심이 들지만, 일단 따라가보기로 한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으슥한 골목.
"날 여기로 데려온 이유가 뭐냐."
"이유? 에잇!"
"…!?"
갑자기 날 잡더니 막다른 길로 던져버린다.
"크윽, 무슨 짓이냐."
"크크크. 이게 널 여기로 데려온 이유다."
"…뭐라고?"
무슨 소리를 하는 지 모르겠다. 던져놓고서는 이게 이유라고 하니….
"너, 그 파란 녀석 알지?"
"도루루?"
"그래. 걔 말이야. 함부로 건들지 말라고."
"어째서냐."
"걔는 우리가 접수한 놈이다. 니까짓 놈이 접수하게 내버려둘 순 없지."
"니네가 뭐라고 걔를 접수해. 그렇게 둘 순 없다."
"호오, 반항하는 건가."
그렇게 말하고는 갑자기 날 몰아넣고 때리기 시작한다. 분명 같이 싸우려고 했지만 한두명이 아니라서 그저 맞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젠장."
"이제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보실까."
갑자기 칼을 꺼내더니 내 목을 향해 칼을 조준한다.
"…어쩌려는…거냐…"
"보면 알잖아. 이대로 여기서 생을 마무리 시켜주지."
이젠 끝인가. 그런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내 앞의 녀석이 칼을 들고 나를 찌르려고 하는 순간, …탕. 어디선가 들려오는 총소리. 그리고 그 총소리와 함께 부서지는 칼.
"…뭐야!? 거기 누구냐!"
익숙한 파란색과 온 몸의 무기.
"인사."
"…도루루?"
어떻게 여기까지 찾아온거지? 내가 여기 있는 걸 어떻게 안 거지?
"조준."
"발사."
이상한 무리들을 향해 도루루가 무기들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무리들은 허무하게 도루루에게 당했다.
"…쳇, 아쉽군. 다음 기회로 미루도록 하지… 크윽."
무리들이 사라졌다. 그리고 내 앞으로 다가오는 도루루.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건지는 모르겠지만, 신세를 졌군."
"보답."
"…보답이라고?"
도데체 무엇이 보답이라는 건지 알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그런 걸 물어볼 시간이 아닌 것 같다.
"…고맙다."
"탈출."
"여기서 나가자는 건가. 그러지."
그러자 도루루가 날 업고 으슥한 골목을 나와서 도루루와 내가 원래 있었던 곳까지 왔다. 그리고 도루루가 붕대를 가져오더니 다친 부분을 감싸주기 시작했다.
'…이 녀석이 원래 이랬던가.'
확실히 뭔가 변한 것 같다. 분명 예전엔 이러지 않았는데.
"휴식."
"쉬라는 건가. 이미 그러려고 마음먹고 있었다."
"…강적."
"무언가 말할 게 있나보군. 말해라."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 내심 궁금하다.
"…엄호."
"날 엄호해주겠다는 건가. 필요없다."
"필수."
"반응을 보니 계속 거절해도 어떻게든 엄호해주려고 하겠군. 그럼 신세 좀 지겠다."
당분간은 도루루를 좀 귀찮게 할 것 같지만, 이렇게나마 친해졌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