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자캐

[자캐 - 제네토/옵시디언] the post-nightbird in a wing (Type. Ω)

E / P 2016. 4. 10. 00:00

오늘도- 제네토 만나러 가는 길- 이제 여긴 어디가 어디인지 다 외울 정도로 익숙해진 풍경이지만 오늘따라 잔잔한 음악이 가게마다 울려퍼지고 있으니 새로운 기분이 드는 거 있지? 항상 여기에선 신나는 음악이 울려퍼져서 뭔가 덩실덩실 몸이 움직이곤 했는데, 오늘은 잔잔한 음악이 울려퍼지니 느긋하게 음악에 몸을 맡긴 채로 아무런 생각없이 걷게 되더라구.


그나저나 아까부터 자꾸 묘하게 신경쓰이는 녀석이 있었어. 굳이 이 몸이 그 녀석에 대해 신경써야 하는가- 에 대해 묻는다면 당연히 아니지만, 왠지 처음 보는 녀석인데도 뭔가 익숙한 기분이 들어서 시선을 뗄 수가 없었달까. 정말 초면인데, 이 때까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녀석인데 왠지 어디선가 느껴지는 익숙한 기운이 이 몸을 계속 끌어당기고 있었지.


그래서 정말 우연인 척 하면서 계속 그 녀석의 주변에서 맴돌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 몸이 신기하게 생겨서 그런지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몸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더라구. 처음엔 무엇을 물어볼지 궁금했는데, 뭔가 이 몸을 보자마자 특이한 기운이라도 눈치챘는지 딱히 질문같은 걸 하지 않고 뭔가 이 몸에게 내미는 것이었다. 뭐야, 그거?


"혹시 시간이 된다면 이거 좀 대신 전해주실 수 있으려나요?"

"에? 편지같은데, 이 정도는 네 녀석이 직접 전해도 되잖아?"

"제가 좀 바빠서 말이죠. 그리고 왠지 알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흠… 그래, 뭐 이미 받은건데 다시 돌려주기도 그렇고."

"그럼 부탁드려요."


그리고 그 녀석은 다시 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편지를 슬쩍 보았는데 봉투의 받는 사람 부분에 제네토라고 적혀있는 편지였다. …혹시 이 몸이 제네토와 아는 사이라는 걸 대충 겉모습만으로 눈치챈 건가. 그럴리는 없을텐데 말이야. 그러고보니 이 몸이 저 녀석에게 궁금한 게 있었는데 결국 분위기에 휩쓸려서 말을 못 꺼냈네.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겠지- 라고 생각하며 이 몸도 다시 갈 길을 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편지가 있어서 그런지 조금 더 빠르게 가야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날개를 펴고 날아가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었으면 그냥 느긋하게 갔을텐데, 이 편지라는 녀석 때문에 왠지 빨리 전해줘야 될 것 같은 그런 조급함…이라고나 할까, 그런 게 생기기 시작해서 말이야.


역시 날아가니까 엄청 빨리 도착했네. 다행히 제네토가 미리 나와있었던 덕분에 또 어디 있나 찾아다닐 필요는 없었다. 만나자마자 다른 말 필요없고 가지고 있던 편지부터 건넸다. 편지를 보곤 조금 의아해하는 표정인지 아니면 편지가 오길 기다리고 있었다는 표정인지 제대로 알 수는 없었지만 어쨌든 참 묘한 표정이었던 것 같았다.


"그 편지 말인데, 혹시 너랑 아는 녀석이야?"

"흠, 글쎄. 일단 겉에는 누가 썼는지 적혀있지 않아서."

"그러고보니 너 이름만 적혀있지 다른 녀석의 이름은 없더라구."

"일단 읽어보기라도 할까."

"혹시 이 몸도 같이 봐도 될까?"

"내가 먼저 읽어보고 괜찮다고 생각되면."

"궁금한데-"


봉투를 뜯고 편지를 읽기 시작하자 순식간에 표정이 더욱 묘하게 변하는 제네토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음… 아무래도 편지 내용 같이 보자고 한 제안은 바로 거절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이젠 그냥 저 표정을 어떻게 하면 원래대로 돌릴 수 있을지에 대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저렇게 당황하는 듯한 표정은 이 몸이 깜짝 놀라게 할 때 이외엔 따로 본 적이 없었는데 말이야….


"에… 괜찮아?"

"아, 아… 뭐… 그냥 좀 찔리는 내용이 있어서…"

"음… 정말 괜찮은 거 맞지?"

"이… 이 정도로는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뭐… 그렇다고 믿을게."


전혀 그렇다고 믿을 수 있을 것 같지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