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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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 P 2016. 4. 11. 00:10

2016/04/10 - [언더테일] - ?




* 아, 미안미안. 빨리 오려고 했는데 자꾸 일이 꼬여서 말이지. 

 * 그래서 내가 어디까지 이야기하다가 자리를 비웠더라? 기억하고 있어? 

 * 거기서부터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면 되겠군. 흠, 그래서 그 이후론… 


그래서 그 녀석은 어떻게 되었을까? 혼자서 막상 다른 곳에서 생활하기엔 그렇게 쉽지 않을텐데… 내가 그 녀석의 아는 친구가 된 것처럼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저 이야기일 뿐인데, 마치 내가 겪는 일인 것처럼 생생하게 느껴지는 게 정말 신기했다. 이게 이야기의 힘인걸까? 그렇게 플라위는 다시 이야기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아직까진 나름 희망적이고 밝은 분위기의 이야기였던 것 같았다.


 * 아마 그렇게 몇 달이 지났을까, 어쩌다가 소식을 들었어. 

 * 자신을 보호해 줄 살아있는 인형같은 걸 만들어서 같이 생활하고 있더라고. 

 * 나에게만 슬쩍 위치를 알려주길래 한 번 다녀와봤지. 의외로 인형들이 약할 것 같이 보였는데도 할 수 있는 일들은 전부 하는 것 같더라고. 

 * 그런데 같이 이야기를 하고 있었을 때, 마냥 그렇게 표정이 좋아보이진 않았어. 

 * 분명 혼자서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았는데, 이번엔 또 무슨 일이 있길래 그랬을까? 

 * 답을 바로 알려주면 재미없으니까, 일단 퀴즈라고 생각하고 떠오르는 것들을 말해보라구. 


음… 정말 마음에 맞는 친구가 없어서? 자신이 구할 수 없는 물건들 때문에 편안한 생활을 하기 어려워서? 그 외의 다른 불편함 때문에? 최대한 생각나는 것들은 전부 꺼내봤지만 플라위는 전부 오답이라면서 조금 더 간단하게 생각해보라고 말을 건넸다. 하지만 더 간단하게 생각하기가 힘든데… 포기! 플라위는 내가 포기했다는 것을 눈치채고 답을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정말로 답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간단했다. 이렇게 간단했을 줄은 나도 몰랐지….


 * 그 인형들이랑 같이 화목하게 지내는데도 아무래도 심심했나봐. 

 * 그래서 자신과 비슷하게 생긴 녀석을 만들고 그 녀석은 다시 또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는 것 같았어. 

 * 그런데… 그 이후로 그 녀석의 소식을 전혀 알 수가 없게 되었어. 그래서 지금도 난 그 녀석이 잘 지내고 있는지 아예 몰라. 

 * 그렇게 그 녀석의 복제품과 그 녀석의 복제품을 보호하는 인형이 같이 있는 꼴이 되었지. 

 * 그러다가 그 복제품에게 새로운 일이 생기게 된달까? 


그 곳에는 책장같은 것이 있었는데, 그 책장 안에 자신을 만든 그 존재의 과거가 적혀있는 일기장같은 것이 꽂혀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복제품이 그 일기장을 읽게 되었고, 과거를 깨닫고 조금씩 기분이 묘해진다는 이야기라나. 확실히… 자신은 모르는 그런 이야기를 갑자기 알게 되면 이상한 기분이 자신을 감쌀 테니까.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오히려 이상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 자신을 보호해주던 인형들도 그 과거를 읽은 이후로 자신들이 보호하던 존재가 예전의 그 주인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것 같더라고. 

 * 그래서 서로 싸움이 날 상황까지 처했는데, 그런 사이에 누군가가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오는 것을 눈치챘어. 

 * 저번에 말했었지? 그 예지몽을 꾼 녀석이 죽임을 당할 것이라는 내용의 꿈 말이야. 

 * 글쎄… 과연 그 녀석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그 뒤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냐는 듯 질문을 하자, 사실 알고 있는 것 같았지만 일부러 모르는 척 하며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재밌을 것 같은 부분에서 이야기가 끝나버리다니, 조금은 아쉽지만 그래도 충분히 흥미로움을 자극하기엔 나쁘지 않았달까…. 그래도 결말은 알고 싶은데.


 * 결말? 사실 나도 이젠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말이야. 

 * 다른 건 다 잘 알면서 왜 결말만 잊냐고? 흠, 글쎄? 

 * 결말이 너무 시시해서 결말만 잊어버렸나? 

 * 뭐, 알아서 생각하라구. 


그래도 나름 시간 보내기엔 충분히 좋은 이야기였다. 이야기 속으로 빠져드는 느낌도 엄청 강해서 마음에 들었고. 다음에도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