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커뮤

[M & O] 친구….

E / P 2016. 5. 22. 00:04

2016/05/10 - [케로로/커뮤] - [O & M] 친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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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바쁩니다. 누군가가 다치기 전에 먼저 나서는 일도 있고, 싸움이 더 크게 번지기 전에 말리는 일도 있고, 이렇게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바쁜 일이 많습니다. 그래도 저는 이런 일을 하면서 입주자분들을 지키는 것이 제 임무입니다. 

오늘은 아무런 일 없이 평온하게 지나갔으면 좋겠습니다만,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입니다….


오늘은 이 골목길에서 싸움이 벌어진 듯 보입니다. 그렇게 이 싸움을 말리러 안으로 들어갔습니다만… 제 예상보다 더욱 많은 수의 인원이 있었기에 먼저 손을 쓰려다가 그만 다른 존재의 공격을 받아버렸습니다. 

물론 이렇게 쓰러지면 제 임무를 제대로 완수하지 못한 것이 되기에 어떻게든 버티며 이 싸움을 끝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싸움은 끝났습니다. 하지만 이 상처투성이인 상태로 제대로 다른 곳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뭐, 그래도 어떻게든 다른 곳을 순찰하기 위해 움직였습니다. 

밖으로 나오는 중, 어떤 존재가 저에게 다가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제가 미처 처리하지 못한 적인가, 바라보고 있는 사이 그림자가 걷어지고 검은 날개가 보였습니다.


…옵시디언님? 옵시디언님이 왜 이 곳에 오셨는지… 

이 곳은 위험합니다. 얼른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라고 말하려고 하는 사이 옵시디언님은 저를 보시더니 깜짝 놀라서 재빠르게 다가오시더니 저를 부축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아, 옵시디언님…?"

"뭐야, 왜이렇게 상처가 심해?"

"오늘 벌어진 싸움이 좀 커서, 이 싸움을 말리다가 이렇게 되어버렸습니다…."

"정말 녀석들은 하루종일 귀찮게만 한다니까."


옵시디언님은 저를 부축한 상태로 근처에 있는 벤치에 저를 앉히시더니 갖가지 치료 도구를 꺼내서는 저를 치료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아, 저는 굳이 이런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습니다만… 왠지 거부하기엔 조금 미안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런 거 안 해주셔도 됩니다…."

"그런 말할 처지가 아니라구. 미하일이 봐도 자신의 상태가 심각해 보인다는 건 잘 알잖아?"

"그래도 혼자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친구니까, 친구라면 이런 일이 있을 때 나서서 도와줘야지."

"…친구라는 건 그런 것입니까?"

"이런 것도 친구의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구."


친구… 여전히 참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렇게 친구라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 슬쩍 상처들이 있었던 곳을 바라보자 어느새 갖가지 치료 도구들로 감싸져 있었습니다. 

이런 게 있는 걸 보니까 조금은 어색하고 적응이 되질 않습니다.


"조금… 묘한 기분이 듭니다."

"이렇게 많이 쓰인 건 아마 처음이라서 그럴거야."

"정말 이렇게 있으면 상처가 회복되는 겁니까?"

"물론이지! 이 몸이 만든 도구들은 평범한 도구들보다 회복 속도가 엄청 빠르거든. 다들 그래서 상처가 생기면 이 몸에게 오기도 하고."

"혹시 저 때문에 도구들을 너무 많이 쓴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괜찮아. 그 자리에서 바로 만들 수 있어서 도구의 양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구!"

"이렇게 계속 도움만 받아서 민폐인 건 아닌지, 조금 죄송한 기분이 듭니다."

"친구인데 민폐라니! 친구 사이의 도움이라구-♪"


옵시디언님은 웃으시더니 제일 먼저 감쌌던 부위의 붕대같은 것을 살짝 들어내셨습니다. 

…? 분명 이 곳에도 상처가 있었는데, 마치 상처가 생기지도 않았던 것처럼 멀쩡한 모습을 보고 있으니 조금 놀라긴 하였습니다. 정말 이런 효과가 있었을 줄은 몰랐습니다….


"…벌써 이렇게 상처가 나을 수 있다니, 신기합니다."

"몇 분 후에 붕대랑 천이 둘러싸여 있는 곳을 풀어보라구. 아마 전부 나아있을 거야!"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도움을 받았습니다."

"언제든지 도와줄 수 있으면 전부 도와줄게!"

"그건… 너무 옵시디언님을 귀찮게 하는 게 아닌지 걱정입니다."

"안 귀찮아! 오히려 이 몸이 즐겁기만 한데-♪"


…정말 이렇게 시간을 잡기만 하는데 귀찮지가 않다고 하는 걸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옵시디언님의 웃는 모습을 보고 있으니 친구이니까 시간을 보내도 괜찮은 것이라고 생각해보곤 합니다.


여전히 모르겠지만, 조금씩 알아가는 기회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