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커뮤

[M & O] 저… 저기…!?

E / P 2016. 5. 23. 22:21



2016/05/23 - [케로로/커뮤] - [O & M] 푸흡…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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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순찰을 돌고 있으면 옵시디언님이 벤치에 앉아 주변을 둘러보는 모습을 목격하곤 합니다. 그럴 때마다 그냥 지나가기엔 조금 신경이 쓰여 옵시디언님에게 다가가 잘 주무셨는지, 무엇을 하고 계셨는지와 같은 것들을 물어보곤 합니다. 

다행히 항상 활기찬 모습을 보고 있으면 별 일은 없는 듯 합니다. 어쩌면 우연이라고 하기엔 조금 자주 만난다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그렇게 신경쓸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입니다, 옵시디언님."

"그러게! 미하일도 좋은 하루 보내고 있지?"

"늘 순찰하고 그러곤 합니다만, 좋은 하루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끔은 편하게 쉬는 건 어때? 힘들지 않아?"

"제 일이니까 힘들다고 느끼진 않습니다."

"그래도 조금 편하게 있고 싶을 때가 있다고 생각은 들 텐데."

"음… 그러고보니 누님에게서 들은 게 있긴 했습니다만…."

"뭔데?"


누님에게서 듣기만 했지, 실제로 겪어본 적은 없는 일이라 제대로 말하지 못하고 자꾸 빙빙 돌아가듯이 주절주절 설명만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옵시디언님은 제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이미 알아챈 듯 피식 웃고 있었습니다. 이해력이 좋으신 분이라는 생각이 종종 들 정도로 꽤 빠르게 이해하시는 옵시디언님이었습니다.


"그… 껴안는 걸 뭐라고 하는지 까먹었습니다만…"

"허그 말하는거야?"

"아, 네…. 누님께서 종종 이야기하시는 걸 듣긴 했습니다."

"갑자기 그건 왜 묻는거야? 헤- 혹시…"

"뭐… 그러니까 이런 게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을 뿐입니다."

"솔직하게 말하라구-♪ 어차피 친구 사이인데 말이야."

"…음, 누군가가 안아주는 것으로 수면제 7알 효과가 생긴다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실례가 아니라면, 잠시동안만이라도 안아주시겠습니까…?"


…큼큼, 옵시디언님의 입장에서는 정말 별 것 아닌 말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왠지 제가 말을 꺼내려니 굉장히 쑥스러워서인지 제대로 말이 나오지 않다가 이제서야 말을 꺼내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옵시디언님은 싱긋 웃으며 마치 한 번이라도 껴안아보고 싶었다는 듯한 표정으로 저에게 다가오셨습니다.


"그냥 안아달라고 하면 되는데 뭘 그리 길게 말하고 그래-♪ 

미하일이라면 언제든 껴안아줄래!"


그렇게 옵시디언님이 저를 껴안아 주셨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굉장히 과격하게 껴안아주셔서 조금 당황했다고 해야 할 지 몸이 굳어버렸습니다. 

머리카락마저 쭈뼛했다는 것이 느껴졌는데 아마 옵시디언님은 이 모습을 보고 웃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분명 누님께서 가르쳐 주셨는데… 아, 생각났습니다. 조금은 어색하지만 옵시디언님을 토닥토닥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옵시디언님도 가만히 있기엔 좀 재미없다고 생각하셨는지 저를 토닥거려 주셨는데, 뭔가 참 적응하긴 힘들지만 이런 기분이 드는구나… 라는 걸 느낄 순 있었습니다.


"미하일! 항상 고생이 많아-♪"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이렇게 배워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힘들긴 하지? 완전 반대의 성격인 녀석이 친구라서 말이야-♪"

"그래도 다르기에 배울 게 많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잠시 그렇게 껴안고 있다가 옵시디언님은 무언가 생각하는 듯 보였습니다. 

무엇을 생각하고 계시는진 모르겠지만, 조금 특이한 행동을 하려는 듯 씨익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헤- 이것도 안아주는 거야!"


그렇게 말하시곤 옵시디언님은 저를 특이한 자세로 껴안으시는 것이었습니다. 저, 저기… 옵시디언님…!? 

갑자기 일어난 일이라서 혹시 옵시디언님이 다치기라도 한 건 아닌지, 바로 껴안아진 자세에서 내려와 옵시디언님을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 옵시디언님…!?"


"다친 곳은 없으십니까…?"

"아냨ㅋㅋㅋㅋㅋㅋ 이 몸은 괜찮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여러모로 당황스러운 일이 많았던 하루였습니다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친구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하루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편하게 쉬어보는 것도 처음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항상 순찰로 인해 움직여야 되는 그런 상황에서 맞이하는 제대로 된 휴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옵시디언님 덕분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