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자캐

[자캐 - 싱카카 / 옵시디언] H

E / P 2016. 11. 2. 19:21

며칠 전이 그 할로윈인지 뭔지하는 그 날이었던가. 그 때 잠시 길을 돌아다닌 적이 있었는데 별갖 신기한 복장을 하고 다니는 녀석들이 많이 있었어. 물론 이 몸도 따로 영혼만은 그 날을 즐기긴 했지만 말이야. (사실 아무런 짓도 하지 않았는데 남들이 이 몸을 할로윈 분장을 했다고 생각하긴 하더라고. 이게 이 몸의 원래 몸인데 말이지.)

그러다가 저 멀리 익숙한 녀석을 보았는데, 꽤 폼나는 옷을 입고 앉아있길래 가까이 다가갔는데 바로 불이 화아악 켜져서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다. 물론 곧바로 이 몸인 것을 알아채고 진정하긴 했지만 말이지.


"워워, 깜짝 놀랐네-."

"여긴 무슨 일로 왔는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그러게. 그나저나 너도 할로윈인가- 그거 즐기려고 온거야?"

"조직원끼리 단체로 오긴 했는데, 정작 챙겨온 게 나 뿐이긴 하네."

"호오- 꽤 잘 어울리긴 하네!"

"...그런가, 다른 녀석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는 것 같긴 한데."


뭐랄까- 외형을 설명하자면, 머리에 불이 붙어있는 기사같은 느낌? 물론 기사이긴 한데 왠지 기사라고 직접 말하기 전까진 다들 도망갈 것 같은 느낌이긴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일단 이런 기사가 있으면 확실히 보호하는 데에는 탁월하긴 할 듯. 공격하기 전에 외형만 보고 다들 도망갈 테니까 보호 능력 하나는 남들이 다 믿어줄지도.


"옷은 누가 만들어줬어?"

"만들었다기 보단, 뭐- 어쩌다가 얻었다고나 할까."

"사실 남들이 보면 먼저 도망갈 것 같긴 하지만, 확실히 옷 자체는 엄청 잘 어울려!"

"...뭐, 잘 어울린다고 해줘서 고맙다."

"음- 재밌을 것 같은 게 있는데, 한 번 해볼래?"

"...뭔데?"


싱카카에게 자세를 설명해준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귀신처럼 크앙- 이런 자세를 취해달라는 요구이긴 했는데, 기사 옷을 입고 귀신 노릇을 하라니 조금 웃기긴 하지만 그래도 싱카카는 당황하지 않고 이 몸의 요구를 들어줬다.


"크앙-."

"히히, 기사 옷을 입었는데도 귀여워-♪"

"...따, 딱히 안 귀엽거든. 뭐, 기분 좋긴 하지만..."

"다음 할로윈 때에도 부탁해-♪"

"그건, 장담 못 하겠지만."


뭐 어때! 재밌으면 또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