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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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지금 이 모습도 나름 괜찮은 것 같군."
용의 모습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인간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지금의 이 모습. 물론 남들의 앞에서는 이런 모습으로 돌아다니지 않는다.
쉽게 말해서, 일종의 실험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아니면, 개인적으로 하고 다니는 장난같은 느낌? 의외로 잘 갖춰 입으면 꽤 잘 어울릴 것 같은 체형이라는 점이 놀랍다.
여러 존재들 사이에서 가끔씩 그런 소문이 들리곤 한다. 「별을 관리하는 자가 인간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라는 소문인데, 아무래도 이 세상에 정말로 용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는 모양인 듯 보였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용 이외에도 특이한 존재들이 많은데, 용이라고 없겠는가? 지금 내가 이렇게 있는데.
사실 생각해보면, 지금 이 인간의 모습으로 별을 관리한다고 해도 크게 문제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사방이 어두워서 저것이 용인지 사람의 모습인지도 제대로 구별할 수 없을테니.
그래서 실험삼아 저번에 한 번 사람의 모습으로 하늘을 날아다니며 별들을 살펴보고 있었는데, 그 다음날 용의 모습을 한 채 밤에 돌아다니며 여러 존재들의 이야기들을 엿들을 수 있었다.
"혹시 어젯밤에 봤어?"
"너도 봤구나?"
"응. 그런데, 아무리 봐도 용인 것 같던데."
"그렇지? 역시 다 헛소문이라니까."
"별을 관리하는 자는 용밖에 없다고 들었어. 인간이 관리할 리가 없지."
어떻게 그 수많은 별들을 인간이 관리할 수 있겠는가. 오직 나만이 그 많은 별들을 보살피고 빛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가끔은 그런 소문들을 들으며 기껏 별을 관리하고 있는데 그런 이야기들이 나온다니 화가 나기도 하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며 본인의 인간의 모습을 느긋하게 펼칠 수 있을 것이라는 나름대로의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다음에는, 어떤 별을 원하나? 내가 만들어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