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 - 옵시디언 / 플루토 / 크림슨] coexistence -공존-
"...?"
"여어- 플루토! 오랜만이야!"
"검은 새, 보고 싶었다♪"
"사실 좀 바쁜 일이 많았거든-♪"
"...검은 새, 옆..."
"응? 아-"
"하핫, 도련님도 지금까지 잘 지내고 계셨습니까!"
크림슨의 존재를 보자마자 플루토는 겁을 먹은 듯 뒷걸음질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플루토를 안정시켜주기 위해 잠시 크림슨의 옆에서 벗어나 플루토를 껴안아주며 겁먹지 말라고 플루토를 토닥여준다.
그러고보니 아직 플루토는 모르겠구나.
"플루토, 너무 겁먹지 마. 널 잡아가지 않기로, 약속했으니까."
"...정말이다?"
"물론입니다, 도련님!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다른 쪽으로 까마귀 도련님의 도움을 많이 받아서 말입니다-"
"안심해도... 된다...?"
"크림슨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구-"
"...다행이다. 검은 새와 헤어지기 싫다."
"헤어지긴 무슨-♪ 이제 크림슨도 널 도와줄 거야."
"아직은 경계하는 듯 하니 까마귀 도련님의 도움이 많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하핫."
확실히 처음 만난 이후보단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의 경계가 조금씩 풀어지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번에 이 몸이 '멀지 않은 곳에 전 세계에서 하나뿐인 보물이 있다' 라고 크림슨에게 말해준 적이 있었고, 크림슨은 의외로 그 보물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물론 그런 과정에서 조금 다친 듯한 상처가 많았는데, 치료를 하면서 플루토도 조금 도와주는 모습을 보였다.
"...도, 도련님..."
"많이 아프다...?"
"아, 아닙니다... 살짝 긁힌 것일 뿐입니다..."
"그래도... 아프다..."
"도련님..."
"자신이 싫어하던 녀석이었지만, 그래도 아픈 건 다 똑같은가봐-♪"
"도련님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이 몸이 아니었으면, 아마 영원히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르지."
한 때는 자신을 노리고 있기에 도망칠 수 밖에 없었던 존재였지만, 이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존재가 되었으니까, 아마 시간이 더 지나면 좀 더 사이가 깊어지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이 들었다.
어떤 날은 플루토가 이 몸에게 줄 꽃들을 잔뜩 가져온 적도 있었는데, 그 꽃들 중에서는 사실 크림슨에게 건네줄 꽃도 같이 들어있었다.
플루토는 이 몸에게 먼저 꽃을 건네 준 다음, 몇몇 꽃들을 집어 크림슨에게 건넨다. 크림슨은 꽃을 받고는 조금 놀란 듯 멈춰 서 있었다.
"...제가 정말 이런 걸 받아도 되는 것입니까?"
"예전엔 무서웠다. 하지만 이젠 친구다."
"..."
"아니다?"
"후흐흐... 그렇습니다. 저도 도련님과 친구입니다."
"친구다-♪"
"다른 녀석들이 도련님을 가져가려고 한다면, 제가 막아드리지요."
"호오- 크림슨, 엄청 듬직한데-♪"
"너무 비행기 태우실 필요 없답니다, 도련님-♪"
처음엔 다들 좋지 않은 관계였어도, 서로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간다면 좋은 일이 분명 생길 것이다. 지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