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커뮤

[자캐 - 엘리시온 / 길티] again

E / P 2017. 5. 1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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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계실진 모르겠지만, 오랜만입니다."

"...누구?"

"엘리시온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담배를 잔뜩 가져다 드린 적이 있는..."

"아, 그 녀석이라곤 예상하지 못했는데."

"아무래도... 제가 좀 많이 바뀌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정말, 예상하지 못하게, 우연히 만나게 된 인물이 있습니다. 길티라고 했던가요, 제가 예전에 담배를 구했던 것을 잔뜩 드린 적이 있었던 분입니다. 저는 비흡연자이기에, 굳이 담배를 쌓아둬서 공간만 차지하는 것보단 흡연자에게 드리는 게 낫다는 생각에 그 때 전부 다 드렸었죠.

...후에 듣기론 하루만에 다 피웠다고 들었습니다만, 그것도 참 어떻게 보면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지금은 무엇을 하고 지내십니까?"

"...음..."

"...알 것 같군요. 굳이 말하실 필요 없습니다."

"눈치가 빨라서 좋군..."


눈치가 빠르다기보단... 그냥 겉으로만 봐도 왜 말을 하지 않는지 대충 파악이 되어서... 말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한 것이었습니다만, 그냥 넘깁니다. 

그래도, 지금까지 잘 지내고 계시는 걸 보니... 뭐, 어떻게든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무언가의 능력이 있는 것이겠죠.


"뭐... 제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지만..."

"...무슨 이야기?"

"담배 많이 피지 마십시오. 건강에 안 좋습니다."

"한 번 잡으면 끊을 수가 없어서 말이지."

"...그래서 위험하다는 겁니다."

"쉽게 끊을 수 없다는 거, 너도 잘 알 텐데."

"그건 그렇습니다만..."

"나중에 정 안 되겠다 싶으면, 알아서 끊지 않을까- 싶네."

"...그러길 빕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도 제가 수집했던 담배들을 전부 길티에게 넘겨주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잔뜩 담배를 피우다 보면 정말 본인이 담배를 끊어야 겠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겠죠. 그래서 그런 걸 노리고 담배를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뭐, 끊는 건 본인의 의지이겠지만.


"이번에도 제가 모았던 담배들을 전부..."

"어디서 나오는 거냐, 이런 것들은..."

"...글쎄요. 뭐, 이것저것 모으다 보면 이런 것도 모입니다."

"생각해보니 너는 비흡연자라며. 근데 왜 담배를 모으는거지?"

"...당신처럼 담배를 좋아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요."

"아-..."


일종의... 기부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모아봤자 어디 쓸 곳도 없을 터, 차라리 이런 걸 좋아하는 존재들에게 나눠주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특히 이런 담배같은 경우에 엄청나게 그런 생각이 많이 들죠.

이번에도 담배를 잔뜩 가져다주니 매우 좋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주 눈이 초롱초롱해져서 정말 고맙다는 표정... 그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이번에도 잘 받도록 하지."

"또 하루만에 전부 피우실 겁니까?"

"...글쎄."

"뭐... 마음대로 하십시오."


제가 건드릴 영역은 아닌 것 같으니, 마음껏 자신만의 시간을 즐기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