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커뮤

[자캐 - 플루토 / 옵시디언] The Memory ~w. Pluto~

E / P 2017. 5. 10.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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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하고도 좀 더 지났구나. 이렇게 보면 시간이 참 빠르구나- 싶달까.


이 몸이 처음 왔을 때, 사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 싱긋 웃는 모습이었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는 무언가 말하기 힘든 허전함이 있었다. 그저 언젠간 사라지겠지- 라며 불확실한 확신만을 가진 채 그 곳을 돌아다닐 뿐이었지.

그러다 문득 어느 으슥한 골목을 들어갔는데, 케르베로스...로 추정되는 녀석과 함께 있었던 녀석이 있었다. 그 녀석이 바로 지금의 플루토였지.


"근데, 생각해보면 정말 신기한 것 같지 않아?"

"어떤 것이다?"

"육포 하나로 바로 호감을 가지게 된 거."

"...♪"

"그래도 처음에 이 몸 엄청 무서워했잖아, 플루토가."

"그렇다. 낫 무섭다."

"하긴, 누구나 이 몸의 낫 보면 조금 겁먹긴 하겠다. 그래도 육포 덕분에 잘 넘어갔지."

"고마웠다."

"플루토라는 이름도 그 때 생겼고-♪"


그리고 정확히 언제였는진 기억이 잘 안 나지만, 비가 오는 날이었는데 멍하니 있던 플루토가 보여서 우산을 씌워주었던 것도 기억난다. 

지금 생각해보면, 문득 궁금하다. 왜 그 때 플루토는 그 곳에 있었는지.


"비가 많이 내렸을 때, 플루토는 왜 거기 있었어?"

"...모르겠다."

"하긴, 시간이 많이 지났으니... 기억이 잘 안 나겠지."

"검은새는 무엇을 했다?"

"이 몸은 그때... 잠시 할 일이 있어서 나왔었...던가? 이 몸도 기억이 안 나-♪"

"신기하다-♪"

"확실한 건, 혼자서 계속 비를 맞고 있는 게 감기라도 걸릴 것 같아서 엄청나게 걱정했었지."

"다행히 건강하다!"

"차갑지 않다면서, 이 몸이 친절하다고 했던 플루토는 확실히 기억나는데 말이지-♪"


그렇게 같이 비를 피하고 그러면서, 조금씩 느껴본 적이 없었던 감정이 느껴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주변에서 막 서로 같이 다니면서 애정표현을 하고 그러는 모습을 보기만 했지, 그 것을 뭐라고 표현하는 지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 없었던 시기였으니까. 그리고 그 때였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걸 깨달은 것이.


아마 그 때부터 였을 것 같다. 

「플루토가 항상 곁에 있어준다면 이 몸의 허전함이 해소될 것 같다」 라는 것을 느낀 것이. 

그래서 그 후에 플루토를 만났을 때, 많이 부끄러웠지만 항상 곁에 있고 싶다고... 슬쩍 말했었지.


뭐랄까, 그 당시의 이 몸은... 이렇게 사랑에 대해서 표현하는 것에 상당히 익숙하지 않았다. 애초에 친구하자고 한 것에도 굉장히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지고 그랬었는데, 애인이면 그것보다 더 빨개지겠지... 그래서 그 때, 말하는 거 상당히 어색하고 그랬었다. 지금도 기억나...


"그 때 이 몸, 엄청 많이 떨고 있었지...?"

"그랬었다."

"막 이 몸이라고 안 하고 나라고 칭하기도 했었고... 으으..."

"부끄러워하지 않아도 된다-♪"

"하긴, 계속 머뭇거리기만 했으면, 지금 이렇게 같이 있진 않았겠지...!"


아주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그 당시의 플루토는 굉장히 적응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가려고 했다고 들었다. 만약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지금처럼 같이 있지 못하고 혼자서 후회하고 있었겠지...?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그 당시에 플루토를 노리고 있었던 녀석도 이 몸의 친구가 되어있다. 크림슨. 물론 플루토는 아직 크림슨을 보면 많이 경계하는 것 같지만, 정작 크림슨 쪽에선 이젠 그럴 생각이 없다고는 하는데... 이래서 과거의 기억은 많이 무서운 건가- 싶기도 하다.


"항상 이 몸과 같이 있어줘서 고마워-♪"

"항상 검은새와 있고 싶다."

"이 몸도 항상, 플루토와 함께 있고 싶어. 영원히!"

"영원히 지내는 거다!"

"물론이지! 이 몸은 약속한 건 잘 지킨다구-♪"


영원히 깨지지 않을 약속. 플루토를 절대로 혼자 둘 일은 없을 것이다. 차라리 이 몸이 혼자가 되는 거면 모를ㄲ... 아, 아니다. 이런 소리는 함부로 하는 게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