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자캐

[자캐 - 제네토 / 옵시디언] Dandelion

E / P 2017. 6. 17.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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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이야-♪"

"...그러네. 오랜만이군."

"잘 지내고 있지?"

"그쪽이야말로 잘 지내고 있나? 많이 바쁜 것 같더만."

"뭐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다구-♪"


거의 여름에 가까워진 날씨라서 그런지, 조금만 움직여도 햇빛이 너무 따가워서 움직이기 싫었는데 마침 제네토를 만나서 갑자기 기운이 확 솟아올랐다. 뭐랄까, 혼자보단 누군가가 같이 있으면 의욕이 생기잖아? 그런 느낌이랄까-


그러다 문득 길을 지나가다가 발견한 민들레. 민들레 앞에 쪼그려 앉아 싱긋 웃으며 바라본다. 그런 모습을 보며 제네토는 꽤 갸웃해하는 모습. 아마 이 몸이 이런 취향이 있다는 걸 깨닫고 조금 놀란 거겠지-?


"...뭐냐, 갑자기..."

"뭐랄까, 민들레를 보면 왠지 바라봐야 될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

"어째서...?"

"이 몸이 예전에, 민들레를 엄청 좋아했거든- 지금도 좋아하지만!"

"...의외의 취향이군..."

"다른 녀석들도 다 똑같은 반응이더라구. 하긴, 이 몸이랑 민들레랑 좀 안 어울리는 편인가?"


항상 누군가는 겉모습과는 다른 취향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이 몸이 민들레를 보고 좋아하는 것처럼, 다른 존재들도 뭔가 의외의 취향을 표현하게 되고, 그 취향을 보는 주변인들이 놀라곤 하지.


"그나저나... 민들레는 어떤 이유로 좋아하는 거지...?"

"이 몸이 지금의 이 모습으로 변하기 전에는, 민들레 씨앗을 보며 무언가 생각에 잠기곤 했었지."

"...어떤 생각?"

"이 민들레 씨앗들처럼, 이 몸도 저 멀리, 바람을 타고, 조용히 여행을 다니고 싶다- 라는 생각."

"..."

"지금 생각해도 꽤 놀라운 게, 그 생각을 이루었다는 게... 참 재미있는 것 같아."

"생각해보니, 과거에는 날개가 없었겠군..."

"그랬었지- 덕분에 혼자서 조용히 어디론가 떠나기도 했었어."

"...뭐, 좋지. 분위기를 느끼기에도 좋고."

"나중에 말이야- 같이 여행이라도 갈까?"

"...됐어, 귀찮아..."

"에이- 괜히 싫어하는 척 하기는-♪"


갑자기 제네토와 함께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졌다. 사실, 혼자서 제네토가 무엇을 할지도 조금 궁금하긴 했지만, 왠지 개인적인 사생활을 침해하는 느낌이 많이 드니까 같이 여행을 다니고 싶다는 정도로만 타협하고 싶어졌다는 느낌이랄까.


제네토는 무엇을 좋아할까...? 나중에 물어보고 싶어졌다. 아니면, 제네토가 직접 말하는 그런 계기를 만들어보고 싶기도 했고. 

이 몸도 문득 민들레를 보며 직접 말한 경우였으니까, 제네토도 무언가 바라보며 이야기하지 않을까?


"그나저나, 이렇게 더운 날씨에 뭐하고 있었던 거야-?"

"...음, 그냥 할 일이 있어서..."

"헤에- 제네토도 많이 바쁜가보네-"

"뭐... 없지는 않지."

"하긴, 이 몸만 바쁠 이유는 없으니까."

"...이참에, 조금 같이 다녀보자고."

"느긋한 휴식시간을 가져보실까-♪"


제네토를 위해 검은 날개를 펼쳐 그늘을 만들어준다. 뭐, 이 몸은 이미 햇빛을 많이 받아서 더 가릴 필요는 없어 보이니, 제네토라도 햇빛 좀 적게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