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 - 엘레멘트] Element of 'ELEMENT' ~1~
예전부터 나에겐 자유로움을 원하는 갈망같은 것이 존재했다. 그리고 그 자유로움은 언제부턴가 나에게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어주었다. 다른 존재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결국은 나의 자유로움을 막지 못하고 다들 허락하고 말았다. 물론 자유로움을 찾았다곤 했지만, 여전히 나는 가끔씩 그들을 만나러 예전부터 살아온 그 장소로 '여행' 을 오곤 한다. 나에게 보금자리란, 곧 바다 자체이니까.
하지만 바닷속 구경은 조금 지루하니까, 육지로 나가보는 건 어떨까. 그렇게 육지를 찾아 바닷속을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신기하게 생긴 녀석이 바닥에서 잠들어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 녀석에게 다가가서 모습을 계속 구경하고 있다가 옆에 앉아 잠시 잠을 청하게 되었는데, 나중에 잠에서 깨어나니 그 녀석이 옆에서 날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처음 보는 녀석이 내 눈앞에 대놓고 있었기에 잠시 경계하긴 했지만, 아무래도 내가 먼저 다가와놓고 경계를 한다는 건 예의가 아니니까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경계를 풀었다.
"아, 사과하지. 내가 먼저 다가와놓고 경계를 하다니."
"아냐. 누구나 경계할 수 있는거지."
"그나저나 어쩐 일로 여기에 있는건가."
"글쎄- 이야기하자면 좀 긴데."
"그럼 나중에 조금 더 친해졌다고 느꼈을 때 이야기해줄 수 있겠는가."
"좋아. 초면이지만 나름 괜찮은 상대인 것 같군."
육지를 찾아 바닷속을 여행하다가 내가 예전에 살던 곳에선 만날 수 없었던 새로운 녀석이자 마음이 매우 잘 맞는 녀석을 알게 되었다. 이 녀석과 함께라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계속 솟아오르기도 했고. 하지만 이 즐거움은 그 당시에는 그렇게 오래가진 못했다. 다행히 육지에서 다시 만나게 된 건 아무래도 행운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으니. (나중에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 이 녀석도 나를 굉장히 만나고 싶었다고 한다. 그만큼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될까.)
그렇게 드디어 육지를 찾게 되고, 처음 육지로 나왔을 땐 그저 신기한 것들이 나를 반기고 있었다. 물론 주변에는 온통 처음 보는 존재들만이 가득했기에 경계를 풀 여유같은 건 전혀 존재하지 않았지만, 다행히 날 괴롭히는 그런 존재는 없었다. 내가 아무래도 신기하게 생겼는지 날 계속 유심히 쳐다보며 사진을 찍는다던가 하는 그런 일들은 있었지만. 누구나 새로운 것을 보면 그걸 자신의 기억 속에 남기고 싶을 테니까.
다시 바다로 돌아가야 되긴 하니까(육지에선 아직 제대로 보금자리를 찾지 못했기에.) 대충 이 주변만 둘러보고 다시 바다로 들어가려는데 누군가가 나에게 다가오는 인기척이 느껴져서 인기척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바로 경계심을 표출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등장한 녀석은 마치 새 한마리가 날아든 듯한 모습으로 등장한… 바닷속에서 만난 그 녀석같은 체형의 녀석이었다.
"누구냐."
"너무 경계하진 말라고. 그냥 신기해서 잠시 내려왔을 뿐이니까 말이야."
"그런 말로는 믿을 수 없겠는데. 제대로 정체를 밝혀라."
"정말로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겠다니까-. 그렇게 의심만 해서 되겠나-"
"…좋다. 잠시나마 경계를 풀도록 하지."
"너는 어디서 온 거냐? 굉장히 신기하게 생겼는데-?"
"바다에서. 네 녀석은 어디서 왔지?"
"나? 저 하늘에서 왔지!"
"……하늘에도 다른 세계가 있는건가."
"있긴 한데, 못 보여준다는 건 좀 아쉽다-."
하늘에서 내려온, 마치 새처럼 생긴 녀석. 이 녀석과 함께 움직이면서 나의 일상이 꽤 많이 변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녀석이 없었으면 지금 같이 지내는 다른 녀석들도 만날 수 없었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