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자캐

[자캐 - 어둠 조 (엘레멘트/옵시디언)] E-o-'ELEMENT' ~2~

E / P 2016. 2. 4. 23:36


2016/02/01 - [케로로/자캐] - [자캐 - 엘레멘트] Element of 'ELEMENT' ~1~




여러모로 부러운 게 많은 존재였다. 일단 날아다닐 수 있다는 점부터 저 먼 곳까지 바라볼 수 있다는 점이 부러웠다. 땅에서 쳐다보는 것과 저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건 큰 차이가 있으니까. 나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올라가서 저 먼 곳까지 살펴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될 지, 어느 곳으로 가면 좋을지 한 번에 알아차릴 수 있을 텐데. 그렇다고 이 존재에게 그런 걸 대신 시키고 싶진 않고…. 어떻게든 나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아니, 역시 무리겠지.


그래도 역시 혼자 다니는 것보단 이 존재와 함께 다니고 있으니 여러모로 많이 편했다. 가끔 미로처럼 길이 꼬여있을 때 이 존재가 하늘 높이 날아올라 길을 확인해주는 일이 있기도 했다. 가끔 땅이 깊숙히 파여있는 곳이 있을 땐 나를 들어올리고 같이 날아올라 주기도 했다. 역시 날아다니는 건 엄청 좋은 거구나. 그저 부럽기만 했다.


"날아다닐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인 것 같군."

"글쎄? 무작정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어째서지?"

"뭐랄까- 너무 눈에 잘 띈다고 해야 되나? 그런 건 흥미 없거든."

"하지만 평범한 것보단 낫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건 따로 있어."

"…?"


이 존재가 원하는 건 과연 무엇일까. 분명 특별한 존재이니까 좀 특별한 걸 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도와줄 수 있는 영역의 도움이라면 기꺼이 나서서 도와줄 수 있겠지만, 일단 이 존재가 무엇을 원하는 지 알아보는 것부터가 중요할 것이다. 의외로 대답을 들었을 땐 너무 당연한 것이라서 좀 놀라기도 했지만.


"바닷속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해."

"……고작 그 정도?"

"고작이라니! 나같은 녀석은 바다 깊은 곳을 구경하는 게 엄청나게 대단한 일이거든!"

"날개 때문인가?"

"날개는 물에 젖어버리니까, 무작정 들어갔다간 며칠동안 날아다닐 수 없게 될 지도 모르거든."

"…흠, 나름 중요한 요소인 것 같군."

"그렇지? 그래서 누군가가 날 바다 깊은 곳을 구경시켜 줬으면 하고 항상 생각하곤 있어."


흠… 내가 좀 도울 수 있지 않을까? 적어도 물에 젖지 않게 하는 것 정도는 간단하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내가 할 수 없다면 다른 조력자의 힘을 빌려서 잠시 이 존재를 구경시켜주는 것도 나쁘지 않은 생각일 것 같고. 생각해보면 나 말고도 다른 선량한 외부인이 방문하는 것을 환영하는 존재가 많다는 것이 생각났다. 아마 그런 존재에게 부탁한다면 쉽게 가능하지 않을까.


"음… 가능할지도 모르겠는데."

"아? 정말로? 농담 아니지!?"

"거짓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확신하기도 좀 어려운 일이기도 하고…"

"드디어 내 소원이 이루어지는 건가!"

"아마 같은 동료의 도움을 받는다면 가능할지도?"

"언제!?"

"거기까진… 아직 모르겠고."

"어쨌든 나 바다 깊은 곳 구경시켜 주는거지? 약속한거다!"

"그래. 언젠가, 약속하지."


어쩌다가 제대로 확신하지도 못하는 일을 저지른 것 같지만, 적어도 이 존재에게 희망을 주었다는 것으로 만족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일단 완전 불가능한 일은 아니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더욱 높이 날아오르며 온몸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 하루빨리 방법을 알아보는 게 좋지 않을까. (물론 아직까지 방법을 알아내진 못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