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자캐

[자캐 - 엘레멘트 / 디멘트] New Face

E / P 2018. 3. 1. 03:19





그냥 이유는 모르겠는데, 묘하게 피곤해서 잠시 바깥 공기나 쐴 겸 밖으로 나왔다. 요즘따라 이유없이 피곤한 경우가 정말 많은데, 어디서 피로가 누적되는 걸까... 그냥 이 업무 자체가 나 자신에게 피곤함을 안겨주는 걸까... 내심 궁금하기도 했다.

늘 그렇듯 벤치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쉬는 것이었지만, 매일마다 이렇게 쉴 때마다 느낌이 다르게 느껴졌다. 지나가는 사람도 없고, 하늘에는 늘 똑같이 별이 떠 있지만, 어째선가 묘하게 다른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항상 똑같은 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계시같은 것이라도 되는건가...


하품을 크게 하느라 잠시 눈을 감았는데, 눈을 뜨자 저 멀리서 무언가 익숙한 형체가 보인다. 대장님은 아닌데... 좀 더 가까이 오자 그제서야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여어-!"

"...형이 왜 거기서 나와?"



순간적으로 당황하면서도 왜 형이 정말 여기에 있는거지...? 라는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뭐... 항상 이곳저곳 불려다니며 이것저것 다 맡아서 하는 형이었기에 그닥 놀라울 건 아니긴 했지만, 다른 곳도 아니고 여기서 만나리라곤 누가 생각할 수 있었을까...


"엘레멘트! 잘 지내고 있냐?"

"그러는 형이야말로 잘 지내고 있는거야...?"

"물론-! 이렇게 쌩쌩한 겉모습만 봐도 알 수 있지 않겠냐!"

"뭐... 항상 형은 활발하니까-"

"그래서 주변에서 다들 활발한 기계공이라고들 말하지-"

"요즘도 기계... 다루고 있어?"

"그럼. 그게 내 메인 업무인데."

"하긴..."


활발한 기계공, 디멘트. 주변에서 다들 그렇게 부르곤 했으니까. 뭐, 실제로 활발하기도 하고, 기계도 잘 다루니까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말이지... 형은 조금 더 가까이 와서는 내 옆에 정말 가까이 앉아서 어깨동무하듯 어깨에 손을 올리곤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

그런 행동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묘한 기분이 들지만, 가끔은 형이 있어서 나름대로 안심이 된다는 그런 기분도 들었다. 아마 지금이 그 상황일 것 같다...


"그나저나 요즘은 굉장히 씩씩해 보이는걸-?"

"에, 그런가...?"

"좋은 대장님을 만나서 그런 걸까나?"

"물론... 좋지..."

"예전같았으면 상상도 못했을 그런 모습이란 말이지-"

"내가 그렇게... 예전에 그랬었나...?"

"물론 나에 비하면 그렇다는 거지, 사실 너도 남들이랑 크게 다를 건 없었어-"

"그렇...지...?"

"자신감을 가지라고- 너만의 모습으로 지내는 게 뭐가 이상하다고 그래?"


나만의 모습... 예전에는 그런 걸 생각할 시간도 없이 이리저리 쫓겨다니고 그랬어야 했지. 지금은 대장님도 있고 해서 나 자신만의 능력을 깨달아가고 있는 것이었고.


"그래도 요즘은... 나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어."

"그래- 그래야지. 그래야 우리 엘레멘트 아니겠어-?"

"디멘트 형은... 일찍 깨달아서 좋겠네..."

"흠- 굳이 그렇지만도 않아."

"응...?"


조금 고개를 갸웃거린다. 자신의 능력을 일찍 깨달으면 남들에 비해 좋은 거 아닌가...?


"천천히 깨달아가면서 이 능력 외에 다른 능력이 있을 거라는 그런 생각도 종종 해보곤 했거든-"

"아아...?"

"그러니까, 일종의 멀티-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능력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심심하기도 하고."

"형은 그래도 멀티 아냐...?"

"기계도 잘 다루고, 뭐- 그런 점에서?"

"칼날도 나름대로 잘 다루잖아..."

"헤- 그런가?"


싱긋 웃으며 칼날을 길게 세워보이는 디멘트 형. 내 칼날은 뒤로 솟아있지만, 내 칼날과는 달리 디멘트 형의 칼날은 앞쪽으로 길게 솟아있다. 클로...같은 느낌?


"형은 찌르는 걸 위주로 공격하겠네."

"엘레멘트는 베는 거 위주였지?"

"아무래도 칼날의 위치가 이렇다 보니까-..."

"그래도 찌르는 건 단순해서 별로일 때가 많아-"

"가끔은 단순한 게... 편할텐데..."

"단순하면 모양이 안 살아나니까- 좀 현란한 모습을 보이고 싶단 말이지."

"...귀찮을 텐데..."


그렇게 잠시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무언가 떠오른 게 있기라도 한지 말을 도중에 끊곤 날 바라보며 굉장히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모습이었다.


"이참에 말이야-"

"으응...?"

"네 대장님- 나한테 소개시켜주면 안 되냐?"

"에...에에...?"

"어차피 이곳저곳 파견다니는 몸인데, 너희 대장님도 알아두면 좋지 않겠어?"

"그럴...려나...?"

"잠시 부탁한다구-"


...파견을 온 입장에서라면, 뭐... 이런저런 존재들을 다 만나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괜찮을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