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일반

[쿠루루/기로로/도로로] C-DIVER -P- <4>

E / P 2016. 2. 6. 23:08


2016/02/06 - [케로로/일반] - [조루루/토로로/도로로] C-DIVER -P- <3>




날씨가 흐리군. 뭐,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같은 건 없었으니까 딱히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지만, 뭔가 날씨보다 더 심각한 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느낌이 들곤 한단 말이지. 뭐, 내가 너무 민감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겠지만. 항상 이렇게 날씨가 흐릴 때 큰일이 벌어져서 이젠 그냥 본능적으로 「아, 날씨가 흐리니 안 좋은 일이 생기겠군.」 이라고 반응하고 있는 판이 되었으니.


왠지 그 녀석이 생각나는데, 한 번 얼굴이라도 보러 갈까. …아, 아니다. 괜한 이상한 생각같은 건 하지 말자. 갔다가 또 무슨 이상한 실험같은 거에 꼬여버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서 말이지. 요즘따라 뭔가 발명하고 있는 것 같던데, 이번에는 도대체 어떤 이상한 물건을 만들어내려고 그러는 걸까. 저번에 녀석이 「활발한 녀석은 게을러지게, 게으른 녀석은 활발하게」 만들어버리는 기계를 만들어선 한 번 실험한 적이 있었다. 다행히 내가 그 실험체는 아니었지만, 저런 실험에 꼬이게 되면 매우 피곤해질 게 뻔하기 때문에, 최대한 그런 실험이 있는 날에는 어떻게든 자리를 피하곤 했다. 요즘은 다행히 이런 실험을 하진 않는 것 같지만…

그렇게 멍하니 무기들을 관리하고 있었는데, 바깥에서 누군가가 이 곳으로 들어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존재를 맞이하는 녀석이 있었고. 맞아주는 녀석은 쿠루루인 것 같은데, 무슨 일로 이 바깥까지 나온건가. 일단 지금은 바쁘니까 나중에 천천히 알아보기로 하자. 그렇게 몇 분이 지나고, 어떤 녀석이 내 텐트를 열곤 깜짝상자를 대놓고 안에 던져넣는 것이었다. 덕분에 좀 놀라긴 했지만…


"뭐, 뭔 짓이냐!?"

"여어~ 선배- 여기 있었네-?"

"쿠, 쿠루루였냐…. 그나저나 갑자기 무슨 일이냐."

"뭔가 병장의 상태가 이상한 것 같아서 말이야- 좀 도와줄 수 있겠나 싶어서. 끄끄."

"…상태가 이상하다니? 병장이?"

"믿기지 않겠지만- 어쨌든 따라와보라구- 끄끄-"


분명 어떤 일이 있어도 항상 자신만의 상태를 유지하는 병장이었기에, 병장의 상태가 이상하다는 말을 듣고 바로 움직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병장이 이상해진 것인가… 그건 일단 알아봐야겠지만, 확실히 날씨가 이러니까 참 심각한 일이 많이 일어난다. 날씨와 심각한 일의 발생 확률은 서로 비례하는 건가.

녀석이 안내하는 대로 녀석의 실험실 안으로 들어서자, 마치 불만이 가득 찬 듯 턱을 괴고 씩씩거리는 병장의 모습이 보였다. 일단 지금 상황으로 봐서는 이 안에 있는 것이 굉장히 답답하게 느껴지는 것 같은데, 그래도 상황을 알아야 밖으로 내보내 줄 수 있으니 잠시 좀 참아줄 수 있겠나. 물론 우리가 무슨 말을 해도 제대로 듣지 않고 대충 넘겨버릴 것 같은 느낌이 굉장히 강하게 들지만, 아예 도전하지 않는 것보단 도전하고 실패하는 게 더 낫지 않겠나….


"벼… 병장?"

"무슨 일이오이까."

"굉장히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는데…"

"소인은 항상 평범한데, 뭘 그리 캐묻는 것이옵니까."

"…전혀 평범하지 않은데."

"끄끄- 혹시 이상한 거라도 먹은 거 아냐-?"

"더 할 말 없으면 다시 제 갈 길을 가겠소이다."

"자, 잠깐!"

"잠깐 테스트같은 거만 해보고 보내주겠다구- 끄끄-"

"빨리 끝내시오."


그렇게 녀석은 병장의 몸 이곳저곳 여러 기계들을 대보기도 하고, 꽤 녀석의 모습이라곤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굉장히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녀석의 활동적인 모습은 정말 보기 힘든데, 이렇게 보게 되다니. 어쨌든 뭔가 발견한 듯 녀석은 병장을 돌려보내곤 추가적인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중간중간 녀석이 요구하는 걸 대신 전달해주며 도우미 역할을 하기도 했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 뭔가 발견한 듯 녀석은 나에게 다가와서 이 상황에 대해 설명을 해 주는 것이었다. 흠, 녀석을 보아하니 꽤 심각한 일인 것 같은데 말이지.


"이거- 꽤 재미있는데-"

"무슨 일이 발생한거지?"

"아무래도 어떤 누군가가 병장의 성격을 바꿔버린 것 같아-"

"…!? 그게 어떤 도구도 없이 가능한건가?"

"흠, 이런 걸 발견했는데, 이게 그 단서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야-."

"이건…"


어떤 화면을 보여주었는데, 그 화면에는 어떤 기계가 있었고, 그 아래에는 「행복한 녀석들 사이에서 행복을 훔쳐와서 자신은 행복해지고, 자신에게 행복을 준 사람에게는 자신의 불행과 짜증같은 것들을 옮길 수 있어서 좋아요!」 라는 후기같은 것이 보였다. 이건… 그 때 실험했던 기계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이런 기계를 어디서 얻은거지? 그리고 녀석이 어떻게 그 기계를 발견하게 된거지?


"병장이 대놓고 저 기계 안으로 들어갔을 리는 없고…"

"그렇지-. 누군가에 의해 강제로 바뀌어진 거 아닐까 싶은데- 끄끄-"

"누구인지, 대충 감이 오나?"

"글쎄, 난 거기까진 잘 모르겠다구- 끄끄. 그래서 말인데-"

"…?"

"선배가 좀 어떻게 해결해 줄 수 있겠어-?"

"내가…. 흠, 일단 되는 데까진 최대한 알아보도록 하지."

"그럼 좀 부탁한다구-"


병장을 누가 저렇게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조금씩 알아가보도록 하자. 저렇게 된 원인을 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