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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캐 - 키네로메] 180829 -Type B-

E / P 2018. 8. 29. 02:17






2018/08/29 - [SP] - [자캐 - 키네로메] 180829 -Type A-





…흠, 뭐야? 내가 언제부터 이렇게 술이 강했지?

그리고 이 형씨는 술꾼이었던 건가? 엄청나게 빨아마시는데. 술이 고팠던 거 아냐?



"어휴, 그동안 술 못 마셔서 폭발이라도 한 건가?"

"…푸흐, 자네도 술이 들어가니 뭔가 말투가 달라지는구만."

"…뭐래."



내 말투가 달라졌다고? 어느 부분이? 술에 취했더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의 또다른 인격이라도 만나고 오셨나?

뭐, 지금 그건 중요한 게 아니고. 저러다가 사고라도 치겠어. 얼마나 취하면 저럴까.



"그래서, 충분히 마셨나? 형씨?"

"이 정도면… 충분히 마신 것 같구려…"

"그럼 더 취하기 전에 다른 곳으로 가기나 하자고."



그러면서 형씨가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 있는데, 벌써부터 비틀거린다.

역시나. 몸 가누기 힘들 정도로 마셨구만. 내가 없었으면 어떤 상황이 되었을지, 굳이 깊게 상상하지 않아도 떠오르는군.


자, 특별히 내가 부축해 줄 테니까. 얼른 가자고. 더 사고치기 전에.



밤하늘이 참 좋구만. 사실 별 보는 것도 굉장히 오랜만인 것 같기도 하고 말이지.

이렇게 좋은 날에 잔뜩 술이나 취해서는 말썽이나 부리지 않을까 걱정이나 하고 있고, 이것 참…


뭐, 이것도 나름 좋은 기억이라면 좋은 기억인가? 아마도?



대충 편하게 앉을 수 있을만한 곳에서 일단 형씨 먼저 앉혀보고, 그 다음으로 내가 앉는다.

지금 나보다 더 취한 건 이 형씨니까.



"뭐, 좀 정신은 차릴 수 있을 것 같나?"

"지금은… 좀 무리같군…"

"그러니까 좀 충분히 마시라고. 그렇게 많이 마셔서야 원."

"한 번 맛보면 끝까지 봐야될 것 아닌가. 후후…"

"끝을 보다가 끝장나는 수가 있어요, 이 형씨야."



정말로 끝장날 것 같진 않은 몸이긴 하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걱정해주는 말이 뭐가 있을까- 하다가 떠오른 게 이거였다고.

그나마 내가 해줄 수 있는 말 중에서 그나마 예의가 가득-한 말이랄까.



"그래도 끝장나기 전에 나라도 있어서 다행이구만."

"자네는… 참 재미있는 친구일세…"

"한두번 보는 것도 아니잖아? 앞으로 더 재미있는 모습들이 많을걸?"

"푸흐, 기대되는군…"

"기대하는 건 좋은데, 일단 술이나 좀 깨셔, 형씨. 잠을 자던가. 그런 방식으로."



이제 잠을 잘려나- 싶은 생각에 바라보다가 갑자기 덩쿨을 뻗더니 그대로 하나하나 나를 감싸는 모습이 보였다.



"…어이, 형씨?"



그대로 덩쿨에 완전히 감싸여져선 형씨 쪽으로 끌려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뭐야, 신개념 포옹인가?



"이런 포옹도 있나? 허, 참나. 별 게 다 있네."

"…이렇게 있어도, 불편하진 않은가…?"

"불편은 무슨. 이렇게 있어서 술 빨리 깨면 나야 좋지."



그래야 내가 편해지니까. 너무 이기적인가? 엄연히 나도 술 마신 상태인데 이런 말 하면?

뭐 어때. 일단 술이나 빨리 깨는 게 우선이지.



"나 먼저 잘까, 형씨? 아니면 그쪽 먼저 자는 게 낫냐?"

"…"



뭐야, 벌써 잠들었어? 역시 술을 잔뜩 마셔서 졸음도 빠르게 온 거구만.



"…푸흣, 재미있는 형씨. 오늘 모습은 잘 봤어."



나름 형씨가 술에 강한 편인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많이 마시게 냅두진 않아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