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캐 - 옵시플루] Butterfly
하얀 나비.
나비의 종류도 다양하게 있지. 그리고 종류가 다양한 만큼 색깔도 다양하게 있고.
그래서 나도 한 가지의 나비만이 아닌 거의 모든 종류의 나비를 다 좋아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가 되었다.
솔직히 어떤 나비든지 다 아름답고 빛이 나니까.
그러다 오늘은 운이 좋게도 이 몸의 날개 위에 하얀 나비가 앉는 모습이 보였다.
마침 플루토와 함께 산책하고 있던 중이었는데, 우리들의 모습이 그만큼 인상적으로 보였던 거겠지?
"어라, 나비가 앉았네-?"
"신기하다!"
"이 날개는 꽃처럼 보이지도 않을텐데, 참 신기하단 말이지-♪"
굳이 우리들만이 아닌 이런 조그마한 아름다운 동물들에게도 내 신체가 신기하게 느껴지는 걸까나- 역시 아직 이 몸이 모르는 영역은 여전히 많단 말이야-
그래도 지금 이 시간이 즐겁게 느껴져서 좀 더 오래 즐겨보고 싶었다. 마침 나비도 날아갈 생각을 하지 않으니.
플루토가 가까이 손을 가져다 대는데도, 나비는 그저 이 날개 위에서 가만히 우리들을 향해 날개를 흔들고 있었다.
그런 모습을 보며 신기한 마음이 계속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다.
"이 나비는 겁이 없는건가-♪"
"나비, 옵시디언 무섭지 않은 것 같다."
"이 나비도 내가 무섭지 않아서 여기로 온 거겠지?"
"그럴 것이다!"
겁이 없다는 건 무작정 나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가끔 겁없이 돌격해야 그만큼의 뿌듯함이 다가올 수도 있는 일이고.
물론 그렇게 돌격하는만큼 좋지 않은 일도 없지는 않겠지만, 원래 판도라의 상자라는 게 다 그런 것 아니겠냐- 싶다.
"이 나비처럼, 나도 처음엔 겁없이 플루토한테 다가가곤 했었지-"
"그랬었다-"
"사실 겁이 아예 없었다고 하면 그건 거짓말이겠지만, 뭐- 그만큼 극복해내게 된다면 좋은 일이 생길 게 분명했으니까!"
"옵시디언 처음 보았을 때 무서웠다."
"그래도 역시 먹을 게 최고이긴 했지만-♪"
"맛있다♪"
그 때 육포가 없었다면 아마 계속해서 서로 경계하며 아무런 발전 없이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는 일.
역시 이래서 사람은 수집을 하고 다녀야 된다니까! 그래서 요즘도 종종 하고 있지.
혹시 모르니까. 그 때 플루토를 만났던 것처럼 갑자기 어떤 일이 생길지.
"시간도 많은데, 나비 구경이나 잠시 하다가 갈까?"
"좋다!"
언제 이 나비가 날아갈지 궁금하기도 하고, 나비가 아름답기도 하니까. 잠시 보고 가도 되겠지!
플루토도 이런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아서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모습이기도 하고 말이야.
"이렇게 나비가 우리들에게 겁먹지 않고 날아온 것처럼, 플루토가 내 마음을 받아준 건 언제 생각해도 정말 고마워."
"옵시디언 착하다! 그래서 좋았다!"
"에이, 내가 뭘... 그땐 그렇게 내가 착하게 느껴지지도 않았을 텐데."
그래도 착하다고 해주니 기쁘다. 사실 그 당시의 나는 그렇게 착하다기엔 조금 거리가 멀었던 시기이기도 하고 말이지.
지금에서야 나름 플루토가 도와주고 해서 착해진 것에 가까운 거니까.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
"정말이다?"
"그럼! 뭐든지 겉으로 보이는 것만이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아니거든."
"신기하다..."
"아직 더 신기한 일들이 많을테니, 하나하나 깨달아가는 것도 재미있을 거야-♪"
내가 그랬으니까.
지금도 깨달을 게 많다는 건 참 즐거운 일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많이 깨달아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