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자캐

[모쉬핏] 181114

E / P 2018. 11. 14. 17:20







그 사람은, 뭐라 말하기 애매한 사람인 것 같더라구요.

마치 우리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한...

- 익명의 조직원



남들은 저를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할까요?

그 누구보다도 보스를 믿고 따르는 사람? 잔인한 복수에 물들어있는 사람?

어떻게 생각하든 제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는 건 여전한 사실이지만요.




남들이 보기엔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는 것 같지만,

사실 자세히 보면 그 누구보다도 보스를 믿고 따르는 사람이죠.

가끔은 그 정도가 '광신도' 에 가까울 정도인 것 같기도 하지만 말입니다...

- 익명의 조직원



누구나 보스를 믿고 신뢰하는 건 똑같지 않나요?

제가 남들보다 더 유독 특출나게 보스를 신뢰하고 있는 걸까요?

뭐 어떻습니까. 제가 그만큼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남들의 시선따윈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제가 모를 리 없죠.




생각해보면 그 누구보다도 보스를 믿고 따르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에게 믿을만한 사람은 보스 뿐일 테니까요.

- 익명의 조직원



네, 맞습니다. 저는 잃을대로 다 잃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제가 더 무엇을 잃을 수 있을까요? 여기서 더 바닥으로 떨어질 무언가가 있을까요?


찾아보면 있기야 하겠죠.

예를 들면 보스가 누군가에게 굴복한다던지.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럴 일이 있겠습니까?

이 세상에서 보스보다 더 강한 존재가 있다면 제 손으로 직접 처리할 테니까요.




지켜내지 못했기에, 그만큼 지키고 싶다는 의지가 강할 겁니다.

의지를 넘어서서 욕망에 가까울 수도 있겠지만 말입니다.

- 익명의 조직원



그렇다고 해서 모든 걸 체념하며 살아갈 수만은 없죠.

언제 갑자기 저에게 잃어선 안될 무언가가 생길지 누가 압니까?

지금도 이렇게 끝까지 믿고 따르고 싶은 보스가 있는데 말입니다.


보스를 끝까지 지켜내게 될 거라곤 과거의 저는 생각하지 못했겠죠.

그 어떤 일이 있어도 저는 보스를 지켜낼 겁니다.

계속해서 저를 신뢰하고 믿을 수 있게 할 거라구요.




어쩌다 우연히 그 사람의 가면을 벗었을 때 말을 중얼거리는 걸 들은 적이 있었어요. 얼굴은 못 봤지만...

진정한 목표가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현재를 무시한 채 미래만을 바라보는 것 같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 익명의 조직원



목표가 있어도, 그 목표를 무조건 이룰 수 있다는 그런 보장은 없죠.

만약 그렇게 된다면- 차라리 끝까지 복수를 붙잡고 있는 것보단 보스의 발판이 되는 게 더 나을 것 같군요. 아하하…

무슨 뜻인지는, 보스가 잘 알고 있겠죠? 보스의 발판이 된다는 것- 말입니다.




그의 종착지는... 한 곳이 아닌 것 같던데요?

중간에 분기점이 있고,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분기점으로 옮길 의지가 있는 것 같았어요.

그러니까, 유동적이라고 해야 될까요? 하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 익명의 조직원



어차피 영원히 이룰 수 없는 목표가 된다면, 차라리 다른 목표를 잡겠습니다- 이 말이죠.

게다가 그 다른 목표는 지금 당장이라도 원한다면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목표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렇게 이상한 것도 아니고, 참 단순한 목표입니다.



평소에는 남들을 배려하고 신경써주는 모습이지만,

가면을 벗었을 때나 아니면 그 외의 다른 상황이 온다면 그 배려가 조금은 더 심화될 수도 있겠죠.

'저게 정말로 배려가 될 수 있을까?' 싶은 배려로 변질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 익명의 조직원



보스는 항상 더 강해지려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이 모쉬핏도 잘 알고 있답니다.

그래서 다른 목표는 보스를 생각하며 잡아두었지요.


만약에 제가 쓸모없다고 느껴진다면, 저를 짓밟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주세요.

어때요? 참 간단하지 않나요?




인한 야망. 그 속에는 그만큼 오히려 자신이 잔인하게 마무리될 수 있다는 걸 포함하고 있다는 거겠죠.

적어도 본인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것 같았습니다. 저도 우연히 가면을 벗었을 때의 그를 본 적이 있었으니까요.

얼굴은... 제대로 못 봤지만 말입니다.

- 익명의 조직원


제가 항상 공연을 마무리하며 보스를 향한 레드카펫을 깔아두듯이, 제가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면 보스는 저를 짓밟고, 그렇게 짓밟힌 저는 보스의 레드카펫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저의 관객들에게 뒤처질 바에는 보스의 레드카펫이 되는 게 차라리 더 나을 테니까요.

마지막까지 멋있게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렇게 된다면, 보스는 레드카펫을 밟고 더 높은 곳으로 가서 남들을 평가하는 존재가 되어 주시죠.


어차피 이렇게 되나 저렇게 되나 피로 물들 건 뻔하네요. 그렇죠?

그래도 좀 더 유익한 피로 물들고 싶습니다- 이 모쉬핏은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