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181223

E / P 2018. 12. 23. 00:36







“잘 지내고 계시죠?”

“물론이지 말임다- 늘 여전한 모습 아니겠슴까?”

“하하, 모습은 여전하네요. 장사는 잘 되어가고 계신지요?”

“그럭저럭 잘 되고 있지 말임니다! 그래도 단골이 사주는 것에 비하면 미미하지만 말임다-”

“그래도 물건은 팔리고 있다고 하니 썩어나진 않을 것 같아 다행이군요.”

“그렇게 되어도 우리 단골 손님께서 전부 다 사주실 거 알고 있슴다!”

“푸핫,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어쩌면 정답일 수도 있겠네요.”



만날 때마다 제가 전부 다 구매하니까 말입니다. 요즘은 당장 필요한 물건은 없는 경우도 종종 있기는 한데, 언젠가는 쓰일 물건들이라서 그냥 사는 편입니다.

나중에 그 물건이 다시 들어온다는 보장은 없으니까 말이죠.


항상 생각하곤 하는 게 있습니다. 물건들을 어떻게 가져오는 것일까- 에 대한 생각 말이죠. 물론 훔치지는 않을 것이고... 그렇죠? 그렇다고 말해주십시오. 강요는 아닙니다.


저요? 저는 훔치진 않습니다. 정당하게...까진 아니더라도 어쨌든 승부를 보고 가져오는 것이 우리 조직이 하는 일이니까요. 요즘은 별로 일이 없어서 쉬고 있긴 합니다만은 그 실력이 녹슬진 않을 겁니다.



“...흠.”



요즘 일이 없다고 하니 문득 저번에 자와디 씨가 해 주셨던 말이 떠오르는군요.



“쉬는 건 그냥 마음놓고 즐기는 거라고 하셨던가요?”

“대략 비슷한 뉘앙스였지 말임다.”

“흐음-”



제가 곰곰히 생각하는 모습에 자와디 씨는 의문이라도 드는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검니까?”

“아뇨... 딱히 그런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아까부터 생각이 많아보이지 말임다.”

“아, 그렇게 보이나요?”

“표정으로 다 보이고 있슴다.”

“아하하,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조직의 보스로 있다보니 생각하는 게 너무 자연스러워졌거든요.”

“하긴, 머리 많이 써야될 것 같슴다!”



생각하는 것도 버릇이 되면 간단한 것에도 깊게 생각하게 되고 그러더랍니다. 주변에서 부하들이나 아는 존재들에게서 종종 가끔은 좀 편하게 다니라는 이야기를 종종 듣기도 하는데 버릇이라는 게 쉽게 고치기 힘들죠.

어떻게 하면 조금 생각없이 지낼 수 있을까요? 혹시 자와디 씨는 알고 있나요?



"근데 버릇처럼 생각하게 될 때도 종종 있긴 합니다."

"케햐핫,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슴까!"

"그래도 자와디 씨는 저를 이해해주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누구나 다 똑같은 삶을 살지는 않지 말임다-"

"맞습니다. 다 각자의 삶을 살고 있지요."



모두가 똑같이 살아간다면 재미없을 것 같긴 합니다. 뭐, 제가 다른 분들의 살아온 경험을 듣는 걸 좋아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고 말입니다.

가끔 그렇게 이야기를 듣다보면, 저도 똑같이 체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예전이라면 가능하지 못했던 것들이 많아도, 지금이라면 어느 정도 가능한 위치에 있기도 하고 말이죠.



"계속 깊게 생각하다가, 문득 떠오른 게 있습니다."

"어떤 것임까?"

"그런데... 혹시라도 자와디 씨에게 방해가 될 지도 모를 것 같아서 고민이네요."

"그래도 일단 이야기라도 해 보는 게 어떻겠슴까!"



그렇죠? 뭐... 일단 이야기라도 꺼내보는 게 좋겠죠. 부담스러우면 언제든 이야기를 들으면 되니까요.



"자와디 씨가 어떤 물건을 어떻게 얻어서 가져오는 것인지, 그리고 어느 곳들을 돌아다니는 지 많이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케햣, 그래서 무엇을 이야기 하시려는 검까?"

"대단한 건 아닙니다. 그냥 제가 늘 생각하던 것 뿐이니까요."



그렇게 보고 있다가 자와디 씨만 보면 자연스럽게 미소가 지어지더랍니다. 웃으며 이야기를 이어나갔습니다.



"최근에 시간도 여유로운데, 자와디 씨의 옆에서 따라다녀도 괜찮을까요?"



살짝 머쓱함과 부끄러움이 섞인 얼굴 긁적거림.



"물론... 그냥 단골 손님으로 두셔도 괜찮습니다."



같이 다니면 생각을 깊게 하지 않고 조금이나마 가벼운 마음으로 다닐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어서, 그랬던 것일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