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쉬핏] 190101
존경하는 보스.
힘든 일이 있지는 않습니까? 서류 정리하는 거 힘들고 귀찮을 것 같은데요.
예... 저는... 서류 보자마자 못 하겠다고 다시 책상에 다시 갖다놨던 게 아직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저는 몸 쓰는 쪽이 더 잘 어울리나봐요.
그래도 정말 간단한 것 정도는 제가 맡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그것과는 별개로, 보스가 있어서 참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만약 보스가 없었다면, 저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지금처럼 어떻게든 극복해내서 행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었을까요?
어쩌면 그들과 함께 영혼이 되어 하늘에 있지 않았을까요?
아마 제 생각은, 뒤의 의견에 조금 더 가깝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 뭐- 그렇다구요!
이 가면이 장식이 아니게 된 건 역시 보스가 있어서였겠죠.
보스가 저에게 임무를 주었기에 그렇게 얼굴을 숨겨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생긴 거니까 말입니다.
미지에 숨겨진, 알 수 없는 정체의 뼈 가면을 쓰고 다니는 존재.
재미있지 않습니까?
과거에는 모습을 드러내며 이곳저곳 소문이 퍼지는 걸 좋아했습니다만-
지금은 모습을 감추고 이곳저곳 소문이 퍼지는 게 낫더랍니다.
왜냐면 주변에서의 추측을 들을 수 있거든요.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일 것이다- 라는 식의 추측 말입니다.
그런 추측을 뒤엎고 하나하나 죽여가는 게 짜릿하네요.
과거엔 이러지 않았을텐데 시간이라는 게 뭐든지 바꿔버리죠.
어, 얘기가 다른 방향으로 새어버린 것 같습니다? 제 탓이긴 하겠지만요! 아하핫!
보스가 있어서 제가 다시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답니다.
마치 보스가 저에게 “그렇게 질질 짜고 있을거면 차라리 다른 조직으로 가.” 라고 말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요.
물론 실제로 보스가 그렇게 말하진 않았고 제가 그렇게 느꼈다고요. 하핫.
보스는 항상 강함을 추구하니까,
그만큼 저도 더 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추구하는 자를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그 추구를 같이 받아들이게 되는 느낌이랄까요?
뭐, 그래도 강해질 수 있는 기회인데
이 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 게 더 이상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만!
언제나 이 모쉬핏의 보스의 옆에서 보스를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모르지 않겠습니까?
갑자기 제가 방심해서 그 녀석들에게 당해버려서 곁에 없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저 자신이 그렇게 약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만,
무엇이든 변수는 존재하기 마련이니 말입니다.
그래도 그 전까지는, 후회없이 보스의 옆에서 지내고 싶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보스도 도와주실 수 있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겸,
나름대로 더욱 다짐을 굳게 다져야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그냥 이런 잡소리를 좀 늘여놨답니다.
헤, 항상 고맙습니다. 보스.
제 이야기를 들어주셨으니,
제가 해결할 수 있는 서류는 몇 개 대신 처리해 드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