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젝트 헤드

[2P키네 & 로메] 190108

E / P 2019. 1. 8. 00:20







“호오-”



잠시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왔는데 마스터가 엄청나게 커져있는 거 있지! 아무래도 뭔가 할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나? 본체에서만 할 수 있는 그런 일?



“뭘 그리 놀라나. 어린 것아.”

“놀랄 수밖에 없잖아-! 갑자기 이렇게 커져있는데!”

“이미 본 적 있으면서 호들갑은.”

“그렇긴 하지!”



이번이 두 번째였나- 그럴 것이다. 그래도 마치 처음 본 것처럼 놀라게 된다니깐! 그게 본체 마스터의 매력 아니겠어?



“엄-청 크다! 진짜로 엄청 큰데!”

“그나마 어린 것을 위해 조절했지.”

“헤에에-? 정말이야?”

“영광인 줄 알도록, 어린 것아.”

“그럼그럼! 이렇게 엄청난 영광을 받아서 어쩔 줄 모르겠다니깐-”



남들이 보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할 지 의문일 정도이지만. 마스터의 표정을 보아하니 마스터도 아마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역시 지금의 너는 언제봐도 익숙하지 않군.”

“과거엔 이랬다고 말하면 정말 못 믿을 정도지? 이 키네틱도 잘 알고 있다구-”

“달라도 너무 다르니.”

“하나의 몸에서 두 가지 매력을 느낄 수 있다니- 참 최신 기술도 대단한 것 같지?”

“하여간... 어린 것은...”



마스터의 표정에서는 한심하다는 표정인지 이상하다는 표정인지 그런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운 표정이 보였지만 딱히 신경쓰이진 않았다.

어쨌든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건 여전하니까! 아하하!



"마-스터-"

"...왜 그러나, 어린 것."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 있지.



"이번엔 내가 마스터에게 기대어서 쉬어도 될려나?"

"..."



마스터는 아무 말이 없다가 커다란 덩쿨로 나를 감싸서는 끌어당겨서 기대게 해 주었다.

헤, 누군가가 끌어당기는 느낌은 이런 느낌이구나. 새로운 걸 깨달았다!



"직접 움직여도 되는데 이렇게까지 해 주니까 엄청 영광인데-!"

"그래, 영광인 줄 알아라. 어린 것아."

"너-무 영광스러워서 온몸이 가만히 있질 못하겠는걸-"

"...호들갑은."



사실 예전부터 약간 그런 환상같은 게 있었지. 나보다 더 큰 존재를 만나서 그 존재에게 의지하면 그건 어떤 느낌일까- 하면서 말이야.

알다시피 내가 작은 편은 아닌지라, 나보다 더 큰 존재를 만나는 게 좀 어렵긴 했었거든. 쉽지 않냐고? 온통 죽이고 다니는 전투병기 입장에서 생각해달라구. 정말로 쉬울지.


그렇게 기대고 있으니, 마스터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곤 말을 건넸다.



"묻고 싶은 게 있다."

"누구를?"

"...그 묻는 거 말고."

"헤- 농담이지! 어떤 게 궁금하길래?"

"너는 나의 이런 모습이라도 사랑스럽고 좋더냐."



푸흣, 마스터가 그런 질문을 하다니 역시 오래 살고 볼 일이네.



"당연한 소리지- 마스터만큼 사랑스럽고 좋은 존재가 어딨어?"

"허, 그런 모습에서 그런 대답을 듣다니 의외군."

"의외라니! 키네틱 엄청 실망할거야아-"

"...어린 것이 감히 툴툴대다니."

"그래도 이런 모습이라도 뭐든지 다 이해해주고 봐줄 거면서-"

"됐다. 길게 말싸움할 필요도 없겠지."



그래도 이런 모습을 사실 본체의 마스터도 즐기고 있지 않을까나- 본체 마스터도 따지고 보면 잡아먹느라 주변에 있어줄 존재가 없을 테니까.

마치 내가 전투병기로서 주변의 녀석들을 전부 죽여버리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 것처럼 말이야.



"주변에 아무도 없다가, 이렇게 마스터가 있으니까 마음이 편하고, 기분도 좋아지는 거 있지."

"지금 이 모습으로도 그렇게 느끼고 있나."

"당연하지. 아까도 말했잖아- 그런 모습이라도 사랑스럽고 좋다고!"

"...너도 나름 어린 주제에 고생했겠군. 전투병기인지 뭔지."

"온통 죽이고 다니는 것도 참 지겹고 지겨워."



지겨워서...라고 하니까 누가 보면 전투병기 완전히 그만둔 게 아니고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지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겠다.

물론 오해하지 말라구. 정말로 그만둔 거 맞으니까.



“마스터는 피가 지겹지 않지?”

“꾸준히 필요로 하지.”

“그것도 은근히 귀찮을 것 같은데. 어떻게든 피를 수급해야 되니까.”

“어린 것은 귀찮게 하는 무언가가 있나?”

“글쎄? 자주 정비해야 된다는 것 정도?”



종류는 달라도, 각자 꾸준히 필요로 하는 것이 있네. 이런 것도 참 우연이라면 우연일까?



“내 신체 안에서 흐르는 게 피였다면 마스터에게 건네줄 수 있었을텐데!”

“너의 것은 안 먹는다.”

“에에- 왜-”

“먹고싶은 게 있고, 먹고싶지 않은 게 존재하니까. 이 어린 것아.”

“흐으음- 그래?”



그렇다길래 씨익 웃으며 말했지.



“그러면 이 키네틱이 얼른 맛있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는걸-”

“...하여간, 이상한 소리는 평소에 보던 너보다 더 많이 하는군.”

“이런 타입이니까!”



재미있고, 흥미로운 타입이지.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재밌네.”

“그런가. 어린 것이 재미있다고 하니, 나도 재미있게 느껴지긴 하는군.”

“이 키네틱이 더 재미있게 해 줄 테니, 기다리고 있으라구-”

“해 보거라, 어린 것.”



심심하지 않게 하는 건 나름대로 이 키네틱이 잘 하지! 아마도!

진정한 모습의 마스터는 어떤 걸 좋아하려나? 그걸 알아보는 것부터 시작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