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시디언] 190201
우와, 지금까지 같은 케론인으로서의 모습은 많이 보아왔지만 이렇게 드래곤의 모습으로 보게 되니까 기분이 정말 색다른걸.
사실 나는 그저 전해지는 이야기로만 들어왔거든. 가끔 몇몇 특수한 경우에 의해서, 또는 자체적으로 드래곤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는 종족에 대한 이야기 말이야.
‘지구룡’ 이라고 하던가? 나는 그렇게 들었던 것 같은데.
맞아. 지금까지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왔지만, 지구룡을 만난 건 라벨이 처음이거든.
그래서 처음엔 정말로 지구룡이 맞는거야? 라고 생각은 했었지만 막상 말로 꺼내기엔 너무 무례하지 않나- 싶어서 그냥 조용히 있었지.
그런데 이렇게 직접 라벨이 지구룡의 원래 모습을 보여주니까, 정말... 내 눈이 엄청나게 동그랗게 변한 거 있지!
아마 라벨이라면 내 눈을 직접 봤겠네. 라벨도 분명 엄청 놀랐을 거라고 생각해.
정말,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새로운 걸 깨닫는 것은 참 짜릿한 것 같아. 처음에는 믿기지 않아서 ‘내가 꿈을 꾸고 있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곧 그게 꿈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면 그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는 짜릿한 감정을 느끼게 되거든.
그리고 그런 새로운 깨달음 중 하나에는, 지금의 지구룡의 모습을 한 라벨이 있지.
본인에겐 아무렇지 않은 평범한 모습이라도, 나에겐 정말 엄청 큰 행복이자 놀라움이야.
원래 다들 그렇지 않을까? 꿈만같은 일을 겪게 되었을 때의 그 짜릿함은 나처럼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건 다들 똑같을걸?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놀라움을 감출 수 없는 건 다를 바 없을테고.
본인은 ‘뭘 이런 걸 가지고...’ 라고 생각할 수 있는 일이 남들에겐 정말 놀랍고, 새로운 일이 될 수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고... 서로에게 좋은 일이지.
조금은 궁금해지기도 하네. 나는 라벨에게 무언가 새로운 깨달음을 주었을까? 무언가 놀라움을 느낄 정도로 색다른 경험을 쌓았을까?
그건 내가 직접 알아낼 수 없는 영역에 있는지라 파악할 수는 없지만, 라벨에게 조금이나마 그런 영향을 끼쳤다면 좋겠네.
뭐어- 강제로 ‘내가 기억 속에 남았다고 말해줘!’ 라고 말하는 건 아니고, 그냥 정말로 그런 것이 있었다면 내심 기쁨을 감출 수 없을 것 같아서 말이야. 에헤헷-
혹시 괜찮다면, 등에 매달려서 같이 하늘을 날아다니며 경치를 구경해도 괜찮을까? 한번쯤 지구룡과 함께 경치를 구경하는 흔치 않은 기회를 경험해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서 말이야.
뭐어, 불편하다면 안 해도 괜찮고.
이렇게 좋은 기억을 만들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