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닉

[아이기스] 190217 -Monster-

E / P 2019. 2. 17. 08:06







처음 만났을 때, 기억하시나요?


제가 이 곳에 처음 발을 딛었을 때... 먼저 와서는 저에게 말을 걸어주셨죠.

길을 잃었냐면서 질문을 건네주셨고...



사실 생각해보면, 길을 잃었던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딱히 어딘가 목적지를 정해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길을 잃었냐고 질문을 들었을 때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기에도 애매한 상황이었으니까요.


그러니, 그 당시에는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지만... 지금에서나마 ‘네, 그렇습니다.’ 라고 대답해드리고 싶네요.



무언가 망설이는 모습, 그리고 살짝 쑥스러워하는 그대의 모습에서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에 대해 공통점이 많다는 것도 조금씩 깨달았습니다.

예를 들면, 자연을 좋아한다던지...와 같은 것들이 있겠지요.



그대와 함께 자연을 구경하며 하늘을 바라볼 때가 생각이 나네요.

밤하늘은 언제봐도 참 아름다운데, 옆에서 같이 하늘을 바라볼 존재가 있었다는 게 정말 기뻤습니다.

외로움이라는 걸 느끼는 일이 없긴 했지만, 누군가가 같이 있으면 그런 외로움을 느낄 일은 없겠구나- 라는 것도 깨달았지요.



그러다 밤하늘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직접 밤하늘에 ‘닿을 수 있는’ 방법도 생각해 보았었고,

그렇게 그대를 태워서 저 높은 하늘까지 올라간 적도 있었지요.


아마 그대가 아니었다면, 저도 영영 겪어볼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참 다양한 일들이 있었는데, 이렇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많아서 전부 표현했다간 너무 길어질 것 같네요.

그래도 그대의 기억 속에도, 제가 말하지 않아도 전부 다 남아있을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요?



누군가가 곁에 있으면서 ‘오랫동안’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

지금까지 한 번도 겪어본 적이 없었기에 정말 색다른 기분이 들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눈 적은 있어도,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눈 건 거의 처음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요.



그대는, 어땠을까요?

저에겐 처음이었지만, 그대에게는 처음이 아니었을수도 있으니까요.


그래도 저와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가 그대에게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면, 저는 매우 기쁠 것입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일들을 겪고, 함께 새로운 것들을 느끼며 지내고 싶습니다.

그렇게 해 주실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