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라야미] 190224 -200-
오늘은 빛과 어둠이 서로의 진심을 이해한 이후 200일이 지난 날이지.
여전히 그 당시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정말 끔찍하고 다시는 기억하기 싫은 일이지만... 그래도 너를 만나게 된 건 어쩌면 좋은 일일까.
그 곳 자체는 끔찍했지만, 그 끔찍한 곳을 견뎌낼 수 있게 해 준 건 너였으니까.
이후로 서로 여행도 다니고, 정말 좋은 시간을 보내고- 그런 기억들을 만들어 준 네가 참 고마워.
지금은 워낙 네가 바쁜 것 같아서- 혼자서나마 이곳저곳 돌아다니고 있어.
절대로 네가 싫어서 그런 게 아니라, 더 많은 곳을 알아둔 다음 너에게 가르쳐주고 싶어서 그래. 장소를 많이 알아두면 나중에 좋을 테니까 말이야.
이런 것도 다 나름대로 경험의 중요성인 셈이지-♪
생각해보면- 지금까지 무언가 제대로 챙겨준 게 없어서 미안하기도 하고... 이렇게 이야기로만 해결이 될까 싶기도 하네.
이 어둠이 정작 제대로 어둠답지 못한 행동만 보여서, 이제 어둠에서 은퇴해야될까- 싶은 마음도 조금은 드는 것 같아.
아직 내가 제대로 빛을 받아들이지 못한 부분이 많아서, 빛은 내 어둠을 제대로 받아들여주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해.
그래도 이 어둠에 비하면, 우리 빛의 헌터는 이해하는 것도 빠르고 체력도 굉장하니까- 나름 그런 점에서는 부러운 게 많은걸.
항상 앞장서주는 빛과, 그 뒤에서 빛을 노리는 어둠들을 막아주는 어둠.
어둠이 어둠을 막는다니, 누가 들으면 굉장히 웃긴 소리처럼 들리겠지만 적어도 이 어둠에겐 가능한 일이니깐♪
언제까지나 이 어둠은, 너의 곁에서 그 어떤 것들도 전부 막아줄 어둠이 될 테니.
우리 빛의 헌터도, 이 어둠에게 다가오는 날카로운 빛들을 걷어줄거지?
항상 이 어둠은, 그대의 빛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