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시플루 & 키네로메] 190401
"플루토 형-"
"응, 옵시디언 왔어?"
"오늘은 의뢰가 일찍 끝나서- 일찍 왔지요-♪"
"...?"
"...로메로, 그대가 저의 마스터입니까."
"흐음... 자네, 오늘따라 조금 특이하게 느껴지는구려."
"그렇습니까. 어쨌든, 앞으로는 마스터라고 부르겠습니다. 이름을 부르는 것은 예의가 없으니."
"어떻게 부르든 크게 신경쓰진 않네만... 편한대로 부르게나. 늘 그래왔지 않은가."
가끔씩 그들은 장난인지, 아니면 무슨 일이 있어서 그런지 새로운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ㅇ, 응. 어서와! 수고 많았어!"
"어라라, 플루토 형. 뭔가 오늘따라 엄청 당황스러워 보이는 모습인데요?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어요?"
"아, 아니. 별 일 없었어. 너무 걱정하지 마."
"헤헤, 그렇다면 다행이구요!"
"...다행히 큰 문제는 없는 듯 보입니다."
"여행길이 늘 그렇지 않겠나. 별 일 없으면 그만큼 더 구경하기에 좋다네."
"그렇습니까. …그렇겠군요."
"그나저나 이번에는 자네가 앞장서기로 했는데, 기억하고 있는가?"
"물론입니다. 기억하고 있으니, 맡겨 주시겠습니까."
"후후, 알겠네. 모습은 조금 바뀌어도 든든한 건 여전하구나."
정확히 전자인지 후자인지 파악할 수 있는 건 아무도 없겠지만, 굳이 파악할 필요 있겠는가.
그들이라면 이런들 어떠하리- 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테니.
"오랜만에 일찍 끝나기도 했는데, 산책이라도 갈까요?"
"좋지! 마침 날씨도 좋으니까."
"맞아요- 꽃들도 잔뜩 피었더라구요. 꽃 구경 겸 산책이라- 기분 좋을 것 같은데요!"
"얼른 준비할게!"
"헤헤, 전 괜찮으니까 느긋하게 준비해도 괜찮아요-♪"
"여전히 여행길의 풍경은 아름답구려."
"...언제봐도 저에겐 참 익숙하지 않은 풍경들이지만, 아름다운 건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하지만?"
"오늘은 마스터가 더 아름답게 보이는군요."
"...푸흐,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인가."
"음, 조금 이상했습니까."
"아무것도 아니라네. 자, 얼른 가세나."
그들은 비슷했다. 짧은 시간동안의 구경인가, 오랜 시간동안의 구경인가에 관한 차이 정도만 있을 뿐.
"플루토 형이 좋아하는 것도 잔뜩 사드릴게요♪"
"나는 옵시디언이랑 같이 먹고 싶은걸."
"그러면 여러개 사서 같이 먹으면 되는거죠!"
"그렇지? 무엇을 먹을까?"
"둘러보면서 결정하자구요-♪"
"곧 도착할 겁니다."
"그렇게 너무 딱딱하게 대할 필요 없다네."
"...하지만 이게 익숙해서..."
"조금씩 부드럽게 바뀌어가면 되니, 너무 급하게 생각하진 말게나."
"노력...해보겠습니다. 좀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사실은 그 모습도 나름 재미있긴 하지만 말일세.'
"마스터, 방금 무언가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네만."
"...아무래도 정비를 해야될 것 같군요. 환청을 들은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냥 기분탓일걸세. 정비할 필요도 없을테고."
"그렇다면... 그렇게 받아들이겠습니다."
아마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래의 익숙한 모습으로 돌아갈 것이다. 아마 바뀌어도 그들은 하루 정도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오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익숙한 것처럼 대해주는 것일수도 있는 법.
"헤헤, 예쁜 꽃들이 잔뜩 피었네요."
"정말 사방이 다 예쁜 꽃들이야."
"그리고 그런 꽃들 사이에서- 유독 돋보이는 플루토 형- 혹시 형도, 꽃이었던 걸까요?"
"후후, 그러는 옵시디언도 충분히 꽃처럼 인상적인걸."
"에이- 저보단 플루토 형이 더 최고죠-♪"
"그러면 우리 둘 다, 최고인 걸로 할까?"
"좋아요! 사이좋게!"
"이미 사이가 좋은데 더 사이가 좋아지면 더 좋지♪"
"이 곳도, 좋은 풍경이 있을법한 도시이군요."
"아마 오늘은 여기서 쉬다가 갈 것 같구려."
"혹시 모르니 조심하시길, 마스터."
"푸흐, 언제는 무슨 일이라도 있었는가. 걱정 말게나."
"무엇이든지 만약을 대비해야 되는 법입니다만, 마스터가 그렇게 말씀하시니...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군요."
"정말 지금의 자네는 전투병기다운 성격이구려."
"...부드러운 성격의 전투병기도 있는 겁니까."
"아마 어딘가엔 있을 것이라네. 어쩌면 꽤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르지."
"저도 보고 싶군요. 그런 성격의 전투병기를."
"기회가 된다면 보여주고 싶군."
어떤 모습이든,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