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커뮤

[옵시플루] 190415

E / P 2019. 4. 15. 05:02

 

 


 

「크헤헷-...」

「...어라, 옵시디언이 많이 이상해 보이는데...?」

「아, 그거- 오늘 좀 취했을 거예요-」

「응...? 무슨 일이 있었길래... 야미, 가르쳐줄 수 있어?」

「의뢰를 끝내고 의뢰자가 추가로 보답하겠다면서 술을 권유한 것 같던데- 저도 나중에 알게 되어서 말이지요.」

「어떻게 만났는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잘 도착했네...」

「이 어둠은 항상 어딘가에서 관찰하고 있으니까요- 크크-」

「역시, 언제나 알 수 없는 모습이라니까...」

 

 

아마 흔히 보는 모습은 아닐 것이다. 옵시디언이 잔뜩 취해서 돌아온 모습. 종종 의뢰자들을 통해 음주를 하는 편이긴 해도, 취할 정도로 마시는 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적당하게 취기를 조절할 줄 아는 이였기에 주변에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지만, 가끔씩 이렇게 잔뜩 취해오면 걱정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 될 것이다.

 

 

「플루토오오-」

「일단은, 취기부터 어떻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냥 편하게 쉬게 내버려두는 것도 좋을걸요-」

「하지만 이 상태에서 무언가 위험한 행동이라도 하면 걱정되니까.」

「분명 옵시디언이라면 취한 상태에서도 조절하려고 하긴 할 테니, 너무 걱정 마시라구요-」

「그건 그렇겠지만...」

 

 

그래도 쿠라야미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사실 자신보다 더 오랫동안 옵시디언에 대해 알아온 것은 쿠라야미였고, 그런 쿠라야미가 그렇게 말했다는 것은 그 말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을 테니까.

 

 

「그러엄- 저는 이만-」

「...응? 여기서 쉬었다가 가는 거 아니었어?」

「그러고 싶기는 한데 오늘은 이 어둠도 할 일이 있어서 말이지요-」

「그렇구나... 조심해서 가길 바랄게.」

「걱정 마시라구요- 이 어둠은 그렇게 남들에게 쉽게 당할 존재가 아니니까요-」

 

 

언제나 참 당당한 모습이다. 옵시디언이 그런 당당함을 가지게 된 것도 쿠라야미의 당당한 모습을 닮은 것일까. 당당한 것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그렇게 당당했기에 지금처럼 서로 같이 지낼 수 있었을테지.

 

그나저나, 옵시디언의 취기는 언제쯤 사라지게 될까? 정말 많이 마신 것 같은데, 아마 하룻밤을 자거나 해야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 같지만 지금 당장 옵시디언이 잠을 잘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자연스럽게 이야기나 들어주는 게 좋을까.

 

 

「엄청 취했는데, 일단은 쉬는 게 좋을 것 같아.」

「크헤, 별 거 아니라니까안-♪」

「별 거 아니긴, 벌써부터 비틀거리는 게 눈에 보이는데...」

「이 몸이 별 거 아니라고 하며언- 정말 별 거 아니라구우-」

 

 

옵시디언이 말을 할 때마다 예전부터 싫어했던 그것에 대한 냄새가 나는 듯했다. 생각해보면, 옵시디언이 말하기를 술과 그것의 냄새는 비슷하다고 했던가.

이렇게 직접 그 냄새를 맡게 되니까 좀 더 술이라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정말로 술이라는 것을 마시지 말아야지. 아니면 술 중에서도 그런 냄새가 나지 않는 술이 있다면 좋을텐데.

 

그렇다고 정말로 마실 예정인 것은 아니다. 혹시라도 나도 같이 마셨다간 옵시디언을 절제할 존재가 없을지도 모르니까.

 

 

「언제봐도 플루토느은- 참 멋있단 말이야아-」

「그런가...? 취하긴 했어도, 그건 진심인 것 같네. 하하...」

「크크- 부끄러워하는 건 언제봐도 귀여워-...」

「푸흐,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존재에게 아무렇지 않게 귀엽다고 말할 수 있는 건 역시 옵시디언 뿐이겠지.」

「부정하는 거야아-?」

「부정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더 귀여운 건 옵시디언일 테니까.」

「이히히-♪」

 

 

플루토는 취기가 가득한 상태로 그대로 나에게 다가와서는 포옥 껴안았다. 더 가까워지니까 그 거부감이 드는 냄새가 더 심해졌지만, 그래도 옵시디언이니까 괜찮다고 생각하며 옵시디언의 등을 토닥여주었다.

만약에 옵시디언이 애인이 아닌 연구원이었다면, 어떤 느낌이었을까. 이렇게 가까워지는 걸 허락했을까.

 

 

「이렇게 껴안고 있으니까아- 좀 졸리다아-...」

「얼른 자는 게 좋을 것 같은데.」

「그럴까나아-... 근데 플루토 혼자 두고 자기엔 좀-」

「내 걱정은 안 해도 되니까, 먼저 옵시디언 몸부터 챙기는 것도 좋을거야.」

「헤헤, 그래야 나중에도 놀 수 있으니까?」

「후후, 그런 셈이지.」

 

 

옵시디언은 긍정의 반응을 보이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젊고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친다고 해도 술에 잔뜩 취해서 피곤한 건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오히려 그렇게 에너지가 넘쳐서 이렇게나 술에 잔뜩 취할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러엄-... 먼저 잘게-...」

「응, 좋은 꿈 꿔. 옵시디언.」

「자고 일어나면 꼭 같이 노는거다-?」

「물론이지. 언제든 기다리고 있을게.」

「약속 어기기 없...」

 

 

말이 끝나기도 전에, 옵시디언은 빠르게 잠들었다. 취기가 가득하면 이렇게 빨리 잠들 수 있는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다.

 

일단은, 옵시디언도 나도 편히 쉬었다가... 술이 깨면 같이 산책도 하고 놀자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