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네로메 & 이클립스-아이기스] 190422
「새벽이 찾아오면.」
「...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겐가?」
「응? 아... 그냥, 별 거 아냐. 가끔 내가 야경 구경하다가 가끔 이상한 소리 흘릴 때 많이 봤으면서.」
「아아, 이번에도 그런 거였나.」
「마스터는 그만큼 내가 걱정되는 거일려나.」
「너무 이상한 얘기만 아니면 다 괜찮네만, 그래도 가끔은 자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하긴 하오.」
「원래 누군가의 생각은 읽기 힘든 거라고들 하니까. 언젠가 마스터가 내 생각을 완전히 읽게 된다면 그건 그거대로 궁금하겠는걸.」
「푸흐, 내가 자네의 생각들을 읽어보길 원하는 겐가.」
「원하는 것까진 아니더라도- 재미는 있을 것 같은데.」
「새벽이 찾아오면.」
「? 뭐하냐.」
「아, 그냥 야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너는 야경 참 좋아하더라. 어두운 게 좋은가봐?」
「낮과는 다른 매력이 있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긴 한데, 너는 밤에도 눈에 잘 띄어서 의미가 있나.」
「제가 눈에 잘 띄는 것과는 별개로 밤의 풍경은 참 좋으니까요.」
「하여간.」
같은 새벽이라도, 각자 느끼는 것은 다르기 마련이지만... 어째 그들은 느끼는 것이 비슷한 듯 보였다.
물론 그들과 함께하고 있는 상대방은 확연히 다른 입장을 보일 테지만.
「항상 마스터를 비출 수 있는 푸른 빛이 될 수 있어서 참 기뻐.」
「자네의 푸른 기운은 항상 은은하면서도 눈에 띄게 빛나지.」
「너무 어두워서 가끔은 안 보일 때도 있지 않아?」
「푸흐, 자네의 주인이 자네를 알아보지 못한다면 주인이 될 수 있겠나.」
「...헤헤, 이제는 마스터도 마스터라고 불리는 거에 익숙해졌나봐.」
「완전히 익숙해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그만큼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았나.」
「벌써 이렇게나 되긴 했지.」
「근처에서 푸른 빛이 느껴지면, 저라는 생각이 들곤 하십니까?」
「글쎄. 가끔은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아도, 사실 마음 속으론 은근히 신경쓰고 계신 것 같습니다.」
「뭐래. 혼자만의 이상한 생각은 다른 곳에서 하는 게 어때.」
「이상한 생각이라니요. 그냥 평범한 생각인걸요.」
「...그래, 네가 그렇다면 뭐 그런 거겠지.」
그들은 공통적으로 푸르다는 느낌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흑백의 차이가 있기에 그것이 그들의 개성을 돋보이게 해 주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푸름을 바라보고 있는 장미와 또다른 메카닉. 각자 푸름을 바라보는 차이는 달랐다.
「마스터는 이런 새벽이 되면 피곤하지 않아?」
「보통은 그렇겠지만, 지금은 자네와 함께 있으니 피곤함이 조금은 사라지는구려.」
「그래도 피곤하면 언제든 쉬어도 좋아. 내가 항상 마스터를 지켜줄 테니까.」
「그러는 자네도 편하게 쉬어야 될 때가 있지 않겠나. 지금까지 지내온 경험이 있으니, 너무 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네.」
「하지만 내 눈에는 항상 마스터밖에 안 보이고, 내 생각에는 항상 마스터 생각만이 가득한걸.」
「푸흐, 누가 보면 집착하는 것 같구나.」
「집착까진 아냐. 그냥 마스터가 좋아서 그런 거니까.」
「알고 있다네. 자, 지금은 둘 다 피곤하지 않은 듯하니 새벽을 즐기세나.」
「응. 같이 새벽밤 구경 하는거야.」
「이클립스님은, 새벽에 피곤하지 않으십니까?」
「우리같은 존재에게 피곤함이 존재할까.」
「흠, 하긴... 그럴 것 같기도 하군요. 그래도 휴식이라는 게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너 없을 때 알아서 잘 하고 있으니까, 걱정 안 해도 될 걸.」
「역시, 그게 이클립스님다운 모습이긴 하네요.」
「너도 너 자신을 먼저 생각해보는 게 어떠냐?」
「걱정하지 마시지요. 저는 제 자신에 대해 항상 잘 생각하고 있으니.」
「내가 언제 너 걱정했다고 그러냐.」
「항상 옆에 있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후후, 그러는 자네야말로 너무 나에 대해서 걱정하지 말게나. 지금까지 지내온 세월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하긴... 마스터는 나보다 몇백배는 더 오래 살았지. 그래도 마스터가 모르는 걸 내가 알고 있을지도 모르잖아?」
「가끔은 그 자신감도 재미있구려.」
「마스터 덕분에 생긴 자신감이야. 헤헤.」
「요즘은 그래도 잘 지내고 계시는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뭐, 할 일이 없으니까. 노는 거라도 해야되나보다.」
「즐거운 시간 지내시길 바라지요.」
「그래. 너도 너만의 시간이나 잘 보내봐라.」
나름대로 화목한 결말이 그들 각자에게 존재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