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닉

190606 -Aegis w. SALYUT-

E / P 2019. 6. 6. 09:06

 

 


 

「이 곳이라고 했던가요-... 처음이라서 여러모로 헤매게 됩니다.」

 

 

항상 우연히 마주치듯 만났다가, 이번에는 제가 먼저 찾아가보려고 했는데... 역시 처음 가는 곳은 처음엔 헤매게 되는군요.

물론 이렇게 헤매는 걸 좋아하는 타입이기도 했고, 깜짝 놀라게 하려는 목적인지라 미리 연락을 드리지도 않았기에 크게 문제될 건 없었지만 말입니다.

오히려 못 보던 것들을 보면서 갈 수 있다는 건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니까요.

 

 

조금 으슥하지만은 않은 골목, 어디선가 희미한 빛이 느껴졌습니다.

신기한 것이 보이면 누구나 다 호기심이 생기고 이끌리게 되는 법이지요.

 

그래서 저도 그 빛을 따라 좀 더 새로운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빛의 원천인 것처럼 보이는 어떤 분을 발견했습니다.

 

특이한 모습을 가진 분이시네요. 아마 이 분도 저처럼 기계에 가까운 분이실까요?

확실한 건, 저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계실 것처럼 보였습니다.

 

 

「저기, 실례합니다만...」

 

 

제 목소리를 듣고 나서야 그 분께서는 저를 바라보며 꽤나 과장된 행동을 취하며 마치 맞이하듯 대답해 주셨습니다.

 

 

「오, 세상에! 무엇이 그대를 저에게 오도록 이끌었을까요? 운명의 여신의 부름? 빛의 인도? 어떤 것이든 제가 그만큼 대단하다는 뜻이겠지요!」

「...네?」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엄청나게 당황스러웠습니다...만, 반대로 이런 것이 자신만의 개성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서 곧 자연스럽게 적응하게 되었습니다.

뭐랄까, 이클립스님은 성질내듯 하면서도 친근한 이미지였다면- 이 분은 자신감이 넘치고 뭐든지 자신을 기준으로 돌아갈 것만 같은 그런 위엄을 풍기는 느낌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일단은... 반갑습니다.」

「하하, 그래서 저를 찾아온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아뇨, 딱...히... 이유는 없습니다. 그저 희미한 빛을 따라오니 그대가 눈앞에 있는걸요.」

「오, 역시! 빛의 인도가 있었군요! 앞으로도 그렇게 빛을 따라 앞으로 나아가면 무언가 좋은 일이 있을지, 누가 알겠습니까?」

「네, 그렇죠... 무엇이든 예상치 못한 것들이 가득할 테니...」

 

 

정말 종잡을 수 없는 그런 분이었지만, 그런 종잡을 수 없는 분위기였기에 지금까지 보아왔던 분들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분으로 남을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내 정신 좀 봐. 당신에 대해 알고 있는 게 하나도 없군요! 이참에 당신에 대해 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아, 네... 저는 아이기스라고 합니다. 가끔씩 ‘푸른 방패의 아이기스’ 라는 별명으로 불리기도 하지요.」

「푸른 방패의 아이기스! 누군가가 들으면 재미있다고 할 지도 모르겠군요. 예를 들면, 저라던지? 하하!」

「그럼 저도, 실례지만 그 쪽의 이름을...」

「혹시 저를 보러 오신 겁니까? 분명 말하지 않아도 그렇겠지요! 솔직히 누가 이런 곳까지 오겠습니까!」

「...그건, 사실 만나러 가려던 분이 있어서, 그 분이 있는 곳으로 가려다가 우연히...」

「예!? 저를 만나러 온 게 아니란 말입니까!?」

「저기...」

「하, 이렇게 빛나는 저보다 더 중요한 분이 있다, 그 말씀이시죠. 그 분이 누구인지 좀 알아야겠습니다.」

「음...」

 

 

처음 보는 분 앞에서 그 분의 이름을 거론해도 될까, 싶다가도... 그냥 모르는 분이라면 대충 흘려 들으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덤덤하게 털어놓았습니다.

 

 

「혹시, 이클립스님을 아십니까?」

「...!? 당신이 이클립스를 어떻게 알죠? 설마, 혹시?」

「...그런 거 아닙니다. 우연히 만나서 같이 말동무처럼 지내는 그런 일종의 '친구'같은 사이입니다.」

「휴우.」

「음, 혹시... 그대가 이클립스님의 그 하나뿐인 소중한 관계인 건가요?」

「하하, 들켰습니까! 아니면 당신이 눈치가 좋은 걸까요! 어느 쪽이든, 이번에는 제가 한 수 배웠다는 건 변함이 없군요. 조금 분하긴 합니다만은-」

「뭐, 어느 쪽이든 적당하게 판단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정확히 전자인지, 후자인지 잘 모르겠어서...」

 

 

덕분에 저도 새로운 걸 깨닫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로 가르쳐 주실지요.

 

 

「...그래서, 그대의 이름을 들어도 되겠습니까?」

「오, 이런- 제 이름은 쉽게 가르쳐드리지 않는 겁니다-? 특별히 당신은 이클립스를 알고 있으니, 영광으로 알아주시지요!」

「음... 정말 언제봐도 특이하게 말하시는 분이시군요. 그 쪽은...」

「자아, 어쨌든! 저는 '살류트' 라고 부르시면 될 겁니다. 아주 기억에 잘 남는 이름이지요?」

「살류트... 그렇군요. 기억에 아주 잘 남을 듯한 느낌이 듭니다.」

 

 

빛과 어둠...

 

 

「이클립스님은 어둠... 살류트님은 빛... 어둠 속의 별 하나(The star in eclipse)...

「흐음? 무슨 이야기를 하고 계신 것이지요? 제 앞에서 무언가를 숨기고 계시는 겁니까?」

「아, 아뇨... 그런 거 아닙니다. 그냥 가끔씩 혼자 감성적으로 변할 때가 있어서요.」

「푸핫, 그런 쪽의 모습도 있는 겁니까? 하여간, 당신은 정말 더 파고들고 싶은 그런 느낌이 든단 말입니다.」

「음... 저에 대해 많은 걸 알아가고 싶다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이렇게 멋있고 대단한 저를 만난 것도 참 영광이지 않나요-?」

「아하하, 물론입니다. 저도 처음 보는 존재를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좋아하거든요. 마침 이렇게 새로운 한 분을 또 만나게 되었네요.」

「또 언제 만나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에도 분명 지금처럼 이렇게 반겨주시는 겁니다-?」

「그럼요. 특히 그대도 이클립스님을 알고 있으니, 어쩌면 그렇게 이클립스님을 통해 만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처음에는 몰랐지만, 은근히 이클립스님은 많은 분들을 알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클립스님처럼 많은 분을 알아가게 된다면, 참 좋을텐데요.

언젠가는 그렇게 될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