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커뮤

[옵시플루] 190712

E / P 2019. 7. 12. 06:22

 

 

 


 

 

가끔씩 그런 경험을 할 때가 있다.

 

분명 의뢰를 받아서 이것저것 해결할 때는 엄청 피곤해서 ‘플루토 얼굴만 보고 바로 드러누워야지.’ 라고 생각했다가 정작 플루토를 보면 피곤함이 다 사라지는 일.

 

아마 오늘이 그 날이 될 것이다.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플루토 얼굴을 보고 먼저 자겠다고 인사한 뒤에 드러누웠는데 잠이 안 오는’ 상황이지만.

어쨌든 플루토를 보았으니 잠이 오지 않는 건 다를 바 없다.

 

왜일까? 그냥 플루토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다 회복되는 걸까? 그러면 다른 피로회복제가 필요 없으니 이 몸에겐 오히려 좋은 일이긴 하지!

 

잠시 몸을 뒤척거리던 사이, 플루토가 나의 기척을 눈치챘는지 내가 누워있는 곳으로 와서는 나의 상태를 확인했다.

혹시라도 플루토에게 걱정을 끼치긴 싫어서, 아무렇지 않게 깊게 잠든 척을 했고, 플루토는 그런 모습을 보곤 다시 자리를 비워 주었다.

 

물론 그런다고 잠이 오는 건 아니라서, 조금 시간을 끌었다가 플루토가 있는 곳으로 나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플루토.

 

 

“음? 옵시디언?”

“헤헤.”

“잠이 안 오는거야? 아니면 잠에서 일찍 깬 건가?”

“아마 둘 다 속하지 않을까-”

“그렇구나. 그러면 잠시 산책이라도 할까?”

“좋지! 바깥 공기라도 마시자구.”

 

 

언제나 무엇을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우리들에겐 ‘산책’ 이라는 만능과도 같은 것이 존재했다. 언제나 산책은 기분 좋고, 짜릿하지!

 

밤의 공기를 마시며 산책을 하는 건 언제나 상쾌함을 느끼게 해 준다. 굳이 아침이나 낮일 필요 없지. 밤이나 새벽의 분위기도 엄청 마음에 들고, 꽤 괜찮다구?

 

 

“요즘 기분은 좀 어때?”

“헤- 이 몸 기분이야, 언제나 한결같지!”

“푸흐, 역시 그렇겠지? 의뢰는 요즘 어떻고?”

“어려운 일이 별로 없어서- 그래서 무난한 편이야-”

“그것도 정말 다행이네. 옵시디언은 힘든 거 싫어하니까.”

“엄-청 싫지-. 하지만 그만큼 댓가가 꽤 좋다면 시도해볼 만한 것 같기도 하고.”

“역시 댓가에 따라 움직이는구나?”

“어쩔 수 없어- 이게 의뢰의 기본이라구. 많이 주면- 더 열심히 한다!”

 

 

누가 보면 내가 엄청 욕심이 많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런 녀석들도 마음 속으론 다 똑같이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어려우면 그만큼 보상도 커야지. 그게 이 세상을 살아가는 기본적인 법칙같은 거라구. 물론 플루토가 부탁하는 것들은 전부 예외이지만 말이야!

 

 

“이제 다시 돌아가면 잠이 올 것 같아?”

“엥? 이미 잠은 포기한 지 오래라구- 플루토랑 더 놀거야!”

“후흐, 벌써 기운이 샘솟기 시작했구나?”

“그럼! 언제나 활발한 게 이 몸 아니겠어-?”

“그렇게 되었다고 하니- 좀 더 바깥에 있다가 돌아가자.”

“좋아!”

 

 

오랜만에 더 오랫동안 산책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정말 좋아-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