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기스 w. 렌드와이어] 190714
좋은 밤 보내셨나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인기척이 없으시길래, 잠시 편하게 더 쉬고 계시라는 의미에서 저는 주변을 조금 더 둘러보곤 했었답니다.
확실히 요즘은 수면을 취하지 않아도 크게 일상생활에 지장은 없는 수준이더군요. 크게 바쁘게 움직여야 될 상황은 없어서 그런 것일지 모르겠지만.
렌디님의 말대로, 주변에는 그렇게 위협적으로 보이는 존재는 없었습니다. 야생 동물들이 많기는 했어도 그런 존재들이 저에게 해를 입힐 수 있을 확률은 없을테고, 오히려 그들이 다칠 것이죠.
그것도 싫기는 합니다만...
새벽의 분위기는 언제나 마음에 들지요. 그저 새벽이 되면 피곤해서 이런 분위기를 눈치채기도 전에 잠드는 존재들이 많다는 것이 아쉽긴 합니다만, 그래도 아는 존재들은 다 알고 있는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는 밤의 달빛을 받고 있으면 몸의 푸른 빛이 더 강하게 빛난다고 주변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들어왔기에, 저도 그 푸른 빛이 얼마나 강해지는지 호기심이 생겨서 새벽까지 기다려본 적이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꽤 밝고 은은하게 빛나더군요. 저도 놀랐습니다.)
사실 새벽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낮에 비해 다른 이들의 눈에 쉽게 띄지 않는다는 점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가끔은 잠드는 존재가 많았으면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지요.
물론 요즘은 별로 적대적인 존재를 만나는 일도 별로 없기는 해서... 낮에도 종종 많이 다니고는 하는데 그래도 여전히 밤에 다니는 것이 더 익숙해졌지 뭡니까. 아하하...
이미 한 번 체험을 한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다음에도 같이 새벽의 분위기를 즐기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군요. 그대의 여행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제가 여행을 하면서 있었던 일들도 들려주고 싶으니까요.
이렇게 커다란 덩치가 새벽의 달빛을 받으며 움직인다고 생각하면, 벌써부터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지 않습니까?
그리고 제가 항상 가지고 다니는 이 방패에 대해서도 언젠가 느긋하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 아마 제가 저를 ‘푸른 방패의 아이기스’ 라고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렌디님께서 내심 궁금해하고 계시지 않을까요?
아니라면, 뭐... 그럴 수도 있겠지요.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테니.
'푸른 방패의' 라는 것도, 제가 처음 지은 게 아니라 여행을 하면서 만난 어떤 인물에게서 듣게 된 호칭- 같은 것이라고 말할 수 있거든요.
그런 호칭을 가지게 된 계기를 차근차근 알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할 일이 없을 때는 이야기를 나누는 게 최고일 테니까요.
언제 시간이 된다면, 먼저 그대에게 나서서 이야기를 꺼내보겠습니다.
그래도 괜찮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