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지카타] 190915 -100일-
시간은 흐르고 흘러, 벌써 이렇게나 지났네요.
아직도 기억하고 있나요? 우리가 처음 만나 사랑을 외쳤던 때를.
비가 많이도 내리던 때였죠. 지금까지 살아가면서 그렇게 비가 많이 내렸던 날을 아직도 잊을 수가 없을 정도로 말이지요.
그래도 우울하긴 커녕, 오히려 그대와 함께 있었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가득했고 날씨도 따뜻하게 느껴졌지요.
그대의 몸에서 나오는 가을 숲의 향기처럼, 그저 그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안정이 되고 항상 의지하고 싶은 기분이 드는 분위기를 풍기는 그대.
이런 저도, 그대에게 큰 의지가 되고 도움이 되고 있을까요? 개인적인 소망으로는, 꼭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가득하지만 말이지요.
그대와 사랑을 나누기 이전, 주변의 분들을 바라보며 여러모로 깨달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들을 보고 있자니 특별한 날마다 자신들이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해왔다- 라는 것을 자랑하면서도 그 사랑을 증명하듯 기념일을 새겨두는 모습이더군요.
각 존재들마다 다르긴 했지만, 보통은 100일을 기준으로 서로 기념일을 챙기는 모습이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100일이라는 게 자릿수가 늘어나다보니, 그만큼 의미가 깊다는 뜻이 아닐까요?
그렇게 다른 존재들의 기념일을 종종 축하해주는 일만 하다가, 어느샌가 이제는 저희들이 그렇게 우리들의 기념일을 축하하는 시기가 되었네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놀랍지 않나요? 서로가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다는 것이.
서로 좋아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동안 표현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냈다가 정말 우연한 기회에 서로가 사랑을 외치게 된 그 때가.
지금도 저를 그 때처럼 여전히 깊게 사랑하고 있나요? 아직도 그 때처럼 여전히 저를 보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부끄러워질 때가 있나요?
네? 저는 어떻냐고요? 하하, 그걸 굳이 말로 해야 알 수 있는 건 아니지 않겠습니까.
저는 언제나 그대를 보면 심장이라는 것이 두근거리고, 얼굴도 붉어지고... 언제나 처음 사귀기 시작한 것처럼 기분이 좋은걸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항상 저는 그대만을 바라보며 사랑을 베풀 겁니다.
그대도... 늘 그래왔던 그 모습 그대로, 저를 맞이해주실 수 있지요?
나름대로, 이것이 제가 100일을 기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