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191103 -Cyan Horn-

E / P 2019. 11. 3. 22:23

 

 


 

 

가끔은 그런 꿈을 꿀 때가 있지.

'현실인지 꿈 속인지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생생한' 그런 꿈 말이야.

그래서 꿈에서 깨어나면 '아, 꿈이구나.' 라면서 한편으론 아쉬움을 만들어내는 꿈이 있기 마련이지.

 

요즘은 왠지 나도 그런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정확히는... 그런 꿈 속에서 만나게 되는 어떤 누군가 때문이기도 하지.

 

 

언제부터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항상 꿈 속에서 조금은 특이한 일을 겪게 되곤 해.

글쎄, 지금 생각해도 정확히 언제부터인지 떠오르지가 않는걸. 하지만, 하나 확실하게 짐작할 수 있는 건 존재했지.

 

 

최근 주변에서 온통 우울하고 안 좋은 일만 있어서, 여러모로 참 복잡한 기분이 들고는 했는데...

그런 기분이 들어도 어떻게든 꿋꿋하게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하고 있거든.

그러면서도 동시에 나처럼 이런 기분을 느끼고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 존재에게 힘이 되어주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고.

 

하지만 이게 역시 말처럼 쉬운 건 아닌 것 같더라고.

 

상대방의 기분을 내가 어떻게 제대로 해결해줄 수 있을까- 싶은 것도 있고,

내가 하는 말이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일으키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도 있고.

 

그래도 상대방이 겪는 기분을 내가 겪었을 수도 있으니까, 그런 경험을 통한 해결방법을 주고 싶은 거였지.

뭐, 그러려면 일단 내 마음부터 먼저 다스릴 필요가 있겠지만.

 

 

어쨌든, 여러모로 그런 과정이 있다보니 나 자신부터 안정을 취해야 되니까, 어떻게 하면 좀 더 편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을지 생각을 하곤 했어.

그런데 역시 뭘 해도 쉽게 마음이 편해지지 않는 건 아무래도 어쩔 수 없나봐.

 

뭐든지 시간을 가져야 되는 건 맞지. 아무래도 내가 너무 조급한 것도 있을 것 같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가, 잠이 들고 꿈을 꿀 때가 되면 무언가 특이한 기분이 느껴져.

 

흔히 보던 장소가 아닌, 왠지 몽롱하면서도 희미한 분위기의 장소에 혼자 떨어져있는 그런 기분.

그런데 그렇게 혼자 떨어져 있음에도, 왠지 쓸쓸하고 외롭다는 기분은 들지 않는 특이한 장소.

 

 

주변을 둘러보고 있으면, 저 멀리서 어떤 또다른 희미한 생명체같은 것이 나를 향해 손짓하는 것 같은 모습을 목격하게 돼.

손짓을 하고 있는데 가만히 있으면 안 되겠지. 게다가 마치 이 곳으로 부른 것도 저 희미한 무언가인 것 같으니까.

 

그렇게 자연스럽게 따라가게 되는 셈이지.

 

 

사실 그렇게 손짓을 하는 곳으로 따라가면, 희미하던 모습이 선명해질 거라고 생각하게 되겠지만...

계속 가까이 다가가는데도 그 희미함이 선명해지려는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아.

 

그럼에도 왠지 마치 바로 내 옆에 있는 것 같은, 그런 편안함이 들어.

 

그저 이런 공간에 나 혼자 존재하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리고 그 희미한 어떤 존재가 나에게 손짓을 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왠지 나의 호기심을 이끄는 것 같단 말이지.

 

 

어쩌면 가까이 다가가는데도 아직까지 선명해지지 않는 건, 또다른 무언가를 의미하는 게 아닐까?

아직 내가 마음의 안정을 완전히 취하지 못했다는 그런 뜻이라던지.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내가 좀 더 안정될 수 있도록, 그리고 내가 원하는 목표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도록 그 존재는 나를 위해 손짓해주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이제는 꿈 속에서 그 희미한 존재를 만나는 게 반가워질 정도였어.

꿈을 꿨는데 그 존재가 없으면 아쉬울 정도라니까. 그래도 최근 꿈을 꾸면 그 존재가 무조건 찾아와줘서, 참 반가운 기분도 들어.

 

 

오늘도 그 존재가 와서 나에게 손짓해주겠지?

그 손짓을 따라갈 준비를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