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옵시플루 / 키네로메] 200214

E / P 2020. 2. 14. 05:07

 

 


 

"헤에, 오늘도 간식을 즐겨볼까!"

"오늘은 어떤 걸 챙겨왔어?"

"어떤 상황에서도 기분이 좋아지는 걸 챙겨왔지!"

 

시간 가는 줄 모르며 지내도 항상 챙겨주고 싶은 기념일은 존재하기 마련이지.

오늘이 딱 그런 날이고 말이야.

 

주변에서 이 몸이 이런 거 안 챙기면 이상한 녀석이라고 생각할걸?

 


 

"마스터."

"음? 왜 그러나?"

"별 건 아니고, 마스터도 잠시 에너지 보충 좀 하라는 의미에서."

"푸흐, 그렇게 말하지 않아도 항상 자네가 잘 챙겨주지 않는가."

"그렇긴 하지. 그래도 오늘도 잘 챙겨야지."

 

아무렇지 않은 척 자연스럽게 행동해도 어떨 때는 들키기도 한다.

뭐, 오늘은 다행히 들키지 않은 것 같지만.

 


 

"주변에서 오늘같은 날을 특별히 신경쓴다고 하지. 이 몸도 그렇고!"

"응? 오늘이 무슨 특별한 날이었던가?"

"헤- 내가 워낙 바빠서 자주 못 챙겨준 것도 있었긴 하니까, 플루토는 잠시 잊었을 수도 있지."

"잠깐, 이번엔 내가 먼저 떠올려볼게."

"헤헤, 응응!"

 

굳이 이런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항상 챙겨주는 건 변함이 없기는 한데,

그래도 이럴 때 더 챙겨주면 기분 좋은 일이겠지!

 


 

"마스터에게 무언가를 챙겨줄 땐 간단하게 액체류면 된다는 게 은근 편한 것 같아."

"반대로 자네는 무언가를 먹을 필요가 없긴 하니 항상 혼자 받아도 되는지, 미안하기도 하오."

"뭐 어때. 기계는 아무것도 안 먹는 게 당연한 일인걸."

"그래도 힘들땐 언제나 말해주게나."

"괜찮아. 마스터 따라가는 일은 힘들지 않으니까."

 

항상 마스터는 나를 먼저 생각한다.

그런 나는 반대로 항상 마스터를 먼저 생각한다.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고 있으니, 아무리 힘든 일이 생긴다고 해도 바로 극복할 수 있었다.

뭐, 정말로 그렇게 힘든 일도 사실상 없었긴 하다.

 


 

"아, 무슨 날인지 기억날 것 같은데..."

"헤에- 어떤 날이게?"

"그 날 맞지? 초콜릿같은 달콤한 걸 주고받으며 지내는 날."

"크크, 정답!"

"그러면 초콜릿을 잔뜩 챙겨왔겠네?"

 

그래도 이런 기념일때마다 자주 챙겨주니까 플루토도 그만큼 기억에 남은 것 같아서 기쁜걸.

이런 플루토의 반응 덕분에 항상 먼저 챙겨주게 된다니깐.

 

플루토는 무엇을 챙겨주는지 묻는다면- 그냥 플루토의 존재만으로도 나는 좋으니까 상관없는 일이지!

 


 

"어쨌든- 오늘은 나름 달콤한 걸로 보충하자구."

"달콤한 것이라- 생각해보니 어떤 날인지 알 것 같군."

"흐음, 하긴- 주변에서도 다들 그런 분위기를 풍기긴 했으니까."

"그렇소. 주변에서 아주 많이 보았지."

"그러니 우리들도 나름 즐겨보는 것도 나쁘진 않잖아?"

"푸흐, 자네의 말이 맞네."

 

며칠 전부터 생각해두긴 했었는데, 다행히 마스터도 어떤 날인지 이미 파악은 한 모양이다.

그래도 내가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아마 내가 이런 걸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도 마스터는 몰랐을지도?

 


 

"다양하게 챙겨왔지! 이 몸답게 말이야."

"역시 옵시디언은 어디서 이렇게 많이 챙겨오는지 궁금할 정도라니깐."

"의뢰라는 게 원래 다 이곳저곳 다니면서 다른 것도 알게 되고 그러는 거니까! 헤헷."

"덕분에 오늘도 달콤한 하루로 마무리할 수 있겠는걸."

"사실 언제나 달콤하지!"

 

초콜릿 말고도 챙겨주고 싶은 게 많지만, 오늘은 초콜릿이 제일 유명한 날이라서 초콜릿을 챙겨온거지.

다음에는 어떤 걸로 챙겨줄지, 벌써부터 정말 행복한 고민이야.

 


 

"늘 혈액같은 것만 주다가 갑자기 이런 걸 줘서 이상하게 생각하진 말아줬으면 좋겠지만..."

"초코우유같은 것도 가끔은 호기심삼아 마셔도 괜찮지 않겠나. 후후."

"하긴... 그렇겠지?"

"너무 그런 것에 깊게 신경쓰지 말게나. 자네가 주는 것이라면 뭐든지 좋으니."

"그렇다면 다행이고."

 

사실 누군가의 피를 먹는다는 것부터 마스터는 조금 특별한 존재이긴 했으니까, 초코우유 정도야 뭐 아무렇지 않겠지.

뭐 따지고 보면 나도 기계인데 어쨌거나 액체같은 건 다 받을 수 있는 몸이니까- 서로 이런 것도 비슷한 것 같다.

 


 

"오늘은 초콜릿이었지만, 언제든 원하는 간식이 있으면 말해달라구-"

"옵시디언이 챙겨주는 건 전부 맛있어서, 따로 말할 필요가 없는걸."

"헤헤- 그렇다면 뭐든지 다 가져와야겠는데!"

 

어떤 것이든 그저 둘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전부 다 좋지.

이 몸이든, 플루토든.

 


 

"그럼, 오늘도 잠시 휴식을 가졌다가 갈까."

"그러세. 자네가 준 이걸 즐기기도 해야 될 테니."

"항상 좀 더 맛있는 피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구."

"푸흐, 너무 그렇게 고생하진 말게나."

 

언제나 필요하면 불러줘, 마스터.

뭐든지 다 열심히 할 테니까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