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던트 / 베드로] 201007 (NORMAL side)
2020/10/07 - [메카닉] - [바이던트 / 메카닉 베드로] 201007 (MECHA side)
"바이든. 궁금한 게 있어요."
"후후, 그래. 이번엔 무엇이 궁금한가?"
"음- 어쩌면 과거를 묻는 것이라서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괜찮다네. 부담스러운 건 나도 거절할 권리가 있을테니."
"그건 맞아요. 그러니까..."
오랜만에 베드로는 나를 바라보며 질문을 꺼냈다. 그동안 현재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다가 문득 과거에 대해 궁금해진 게 있는 모양인 듯 보였는데, 현재를 즐기다가 갑자기 과거에도 그런 비슷한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는 건 꽤나 흔하게 있었던 일이고, 이번에는 과연 어떤 질문을 꺼낼지 조금 궁금하기도 했다.
"창을 다루게 된 계기가 있나요?"
"하하, 나름대로 예상못한 질문이군."
"...헤헤, 그런가요? 하지만 바이든이 창을 쓰는 모습을 보면서, 가끔은 궁금한 적이 있었답니다."
"그럴만도 하겠지. 나도 공감한다네."
'마치 그대가 낫을 사용하는 것처럼 말일세.' 라고 조용히 마음 속으로만 생각하며 잠시 곰곰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분명 창을 다루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그동안 아무도 창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았던 관계로 메모리의 깊숙한 곳에 보관해두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조금 시간이 걸렸다.
"사실 나도 처음부터 창을 다루었던 건 아니었지."
"앗, 그러면 검이라던지... 그런 것도 전부 다 다루어본 적 있었던 건가요?"
"물론이라네. 아마 웬만한 무기들은 다 다루어봤다고 해도 괜찮을 정도였으니."
그러다 살짝 어깨를 으쓱거리며 잠깐 목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지곤, 다시 말을 이었다.
"물론 예외가 있다면, 총기류같은 것 정도."
"그건 좀 의외네요. 거대해서 총같은 것도 꽤 다룬 적이 있었을 것 같은데..."
"물론 코어 내부에는 총기류를 다룰 수 있는 방법같은 것도 입력은 되어있을 것 같지만, 총 자체에 대한 흥미가 없어서 말일세."
"언젠가 바이든이 총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는 날도 있었으면 좋겠네요."
"아마 먼 미래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때까지 함께 해준다면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겠지."
후후, 살짝 웃으며 베드로를 바라보았다. 베드로도 '글쎄요, 그 말은 언젠가 꼭 보여주겠다는 뜻같기도 하네요.' 라고 덧붙이며 살짝 같이 맞받아주는 느낌으로 말을 꺼냈다. 사실 농담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맞받아줄 때가 있는 베드로의 모습을 볼 때마다 이렇게 맞받아주는 것에 대해 많이 발전한 것 같다면서 마음 속으로 조금 뿌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무기라는 건 외형도 중요하겠지만, 사용하는 방법이 자신의 취향에 잘 맞는 게 제일 중요한 일 아니겠나?"
"그렇지요. 그렇다는 건, 창이 바이든의 취향에 제일 잘 맞았다는 뜻이겠네요?"
고개를 살짝 끄덕거리며 말을 이었다.
"크게 적을 베어버리는 것도 좋지만, 그런 것보단 역시 휘두르는 것이 나에겐 더 잘 맞는 것 같더군."
"휘두르는 것도 있지만 역시 창은 찔러버리는 것도 있을 것 같아요."
"물론이라네. 아마 정확히는 찌른다기보단 찌를 수 있게 던지는 역할이 더 많겠지만."
"그러고보니 훈련실에서 바이든이 창을 던지는 모습을 많이 보았던 것 같습니다."
'아마 그렇겠지.' 라고 덧붙이곤 다시 고개를 끄덕거렸다.
"검을 사용할 때에도 아마 장검이라면 던져서 공격할 수도 있겠지만, 창을 던져서 관통하는 것이 더 효과가 크겠지."
"그나저나 바이든은 무언가를 던지는 것에 흥미가 많은 걸까요?"
"던지는 것 자체에도 흥미가 없진 않았겠지만, 남들과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무기를 다루고 싶었다는 생각이 있었다네."
"창을 던져서 공격하는 메카닉이라, 확실히 흔치 않을 것 같네요."
베드로는 나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가 등 뒤에 있는 두 자루의 창을 유심히 바라보곤 다시 나를 바라보며 말을 꺼내었다. 아무래도 창술이 아닌 창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것이 있는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아무래도 그 느낌이 잘 들어맞을지도 모를 것 같다.
"창은, 역시 주인분께서 만들어준 것이겠지요?"
"창술에 흥미가 생긴다고 말하니, 주인이 특별히 나를 위해 만들어주더군."
"역시 바이든은 좋은 주인분 아래에서 지내신 것 같습니다."
"좋은 주인이었긴 하지. 여러모로 조금 괴짜같은 느낌도 없진 않았지만, 하하."
"음... 남들에 비해 독특한 메카닉을 만들고 싶어했고, 이런저런 질투도 많으셨고... 그럴만도 하겠네요."
과거에 나의 주인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어서 그런지, 베드로도 어느 정도는 나의 말에 공감하는 모습이었다. 여러모로 나보다 더 독특한 메카닉이 보이면 질투를 하면서 나에게 더 많은 부품을 달아주고 더 많은 기능을 넣어둔다던지... 참 괴짜같은 느낌이었지만 그게 부정적인 의미에서의 괴짜가 아닌 나름 긍정적이고 독특한 느낌의 괴짜에 가까웠을 것이다.
"예전부터 물어보고 싶어했을 것 같은데, 나도 이제서야 답해주게 되는군."
"뭐... 제가 이런저런 무기를 더 이상 쥐고 싶지 않아서 그랬던 것도 있겠죠."
"걱정 말게나. 그대가 무기를 쥐게 하지 않도록, 내가 지켜줄테니."
"글쎄요- 저는 쉽게 회피할 수라도 있지만 바이든은 그렇지 않은걸요. 그러니 바이든의 몸부터 잘 지켜요."
"후후, 나도 열심히 잘 버텨보겠네."
"공격이 오면 버티지 말고 피하라니깐요."
비록 말은 조금 투덜거리는 느낌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나를 여전히 믿고 있다는 듯 싱긋 웃어보이는 베드로의 모습을 보며, 같이 싱긋 웃어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