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

[어드벤처러-1] 201208

E / P 2020. 12. 8. 20:48

 

 


 

뜨거운 여름을 지나, 선선한 가을을 넘어, 어느새 겨울.

 

이렇게 소식으로 제 이야기를 보내는 건 꽤나 오랜만이네요. 저번에 잠시 얼굴은 보았지만 아직 전해드리지 못한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다보니, 이렇게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었답니다.

유로파는 잘 다녀오셨나요? 뭐,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이미 잘 다녀왔을 것이라는 건 잠시 얼굴을 보았을 때부터 어느정도 예측하고 있었지만요.

 

 

어둠을 받아들인 그대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았을 때의 제 기분을 설명하자면, 정말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마치 그대가 항상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냉정함을 시공이라는 속성과 힘으로 변환해서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들고, 그렇게 얼어붙은 적들을 모조리 부숴버리는 그런 날카로움이 느껴진다고 설명할 수 있을까요?

게다가 타이탄은 원래부터 그런 박력이 넘치는 영역이었으니, 그런 박력넘치는 모습에 시공이라는 차가운 속성을 눈앞에서 보고 있음에도 오히려 제 심장은 더욱 뜨거워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어쩌면 제 심장을 적당하게 식혀주기 위해서 시공이라는 속성이 생긴 걸까요? 하하.

 

 

여전히 저는 시공이라는 속성에 대한 자료를 더 찾아보고, 그리고 관찰하고 있습니다. 어렴풋이 워록에 대한 시공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본 것과 들은 것이 꽤 쌓여가고 있기도 하고 말이지요.

아무리 호기심을 이길 순 없다고 하지만, 여전히 조금의 두려움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어둠을 받아들인다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일도 아니고, 다른 분들의 시선같은 것이 꽤 신경쓰일 때도 있기 마련일 테니까요.

 

하지만, 그대가 이미 먼저 어둠을 받아들였고 그런 어둠을 통해 박력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저도 조금씩 용기내어 앞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꼭 약속할게요. 저도 어둠을 받아들여서 그대와 함께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들고 동시에 모든 것을 파괴할 워록이 될 것이라는 다짐을 꼭 잊지 않도록, 그대도 기억해주세요.

 

 

아무튼... 이제 곧 여명이 찾아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대도 그 여명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계시나요?

이번 여명에는 어떤 다양한 것들이 준비되어 있을지, 내심 궁금하긴 합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그런 축제가 열렸을 때 기념품 정도는 꼭 챙겨두는 편이니까요. 그래야 그대 앞에서 제가 이런 기념품들을 챙겼다고 나름대로 뽐낼 수도 있고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을테니까요.

 

 

보통 여명이라고 하면 역시 쿠키를 만들어서 이런저런 분들에게 선물을 하는 게 제일 익숙한데... 아, 그러고보니 저도 쿠키를 만들지 않은 날이 더 많아졌네요.

오랜만에 그대를 위한 새로운 쿠키들도 연구해서 만들어봐야 겠습니다. 늘 그대는 제가 만들어준 쿠키를 좋아했으니까요.

 

혹시 원하시는 것이 있다면, 나중에 소식을 통해서라던지 그렇게 알려주실 수 있나요? 특별히 그걸로 쿠키를 만들어 볼 수도 있을 테니까요.

최근에 그대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는 어떤 시민분을 만나게 되어서 어쩌면 그 분이 저희가 만나지 못하는 상황이더라도 이런 부분에서 연결고리가 되어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 아무쪼록 몸조심하시고 늘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언제나 당신을 사랑하는 워록, 어드벤처러-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