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

211213 -2주년-

E / P 2021. 12. 13. 03:40

 


 

아직도 그 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르는데, 시간이라는 건 언제나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흘러가곤 하죠.

그렇게 흘러간 시간은, 어느새 2년씩이나 쌓이게 되었습니다.

 

 

그대를 처음 만난 이후로 타이탄에 대한 관심이 생기게 되었고, 타이탄에 대한 정보들을 찾다가 타이탄의 매력에 조금씩 더 빠져들게 되었죠. 제가 워낙 모험이나 탐험같은 걸 좋아하긴 해도 그동안 수호자들에 대해선 큰 관심이 없었는데, 그대가 있기에 조금씩 다른 수호자들에게도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물론 그렇게 다른 수호자들에게 '관심'을 준다고 하더라도 오직 '사랑'을 주는 건 하나뿐인 타이탄, 대니에게만 한정된 일이겠지요. '관심'과 '사랑'은 엄연히 다른 영역에 있는 것이니, 제가 다른 수호자들에게 '관심'을 준다고 하더라도 너무 질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하.

한편으로는, 저는 그동안 왜 다른 수호자들에게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걸까요? 지금 생각해도 그 이유는 여전히 잘 모르겠지만 딱히 그 이유를 크게 생각해볼 시간을 가지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어쨌거나 그렇게 다른 수호자들에게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기에 그만큼 타이탄에 대한 새로운 것들을 눈앞에서 깨달을 수 있었으니까요. 무엇이든지 글로 배우는 것보다 실전에서 눈으로 보는 게 더 좋을 때도 있다고 늘 다른 존재들이 말하곤 했었죠. 그러니 타이탄에 대해 새로운 것들을 직접 대니를 통해 눈앞에서 볼 수 있었으니,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타이탄이라는 건, 늘 화력팀의 앞에 서서 다른 화력팀원들을 보호해주는 것. 하지만 무작정 앞장서는 것이 아닌, 화력팀원의 손을 이끌고 발걸음을 함께 옮기는 것에 더 가까운 직업이겠죠. 대니를 처음 만난 그 때나, 대니와 엄청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이나 늘 한결같이 '만약 그대가 없었다면 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대의 역할이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조금 궁금해지긴 하네요. 만약 그대가 없었다면 저는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었을지. 아마 선봉대에서 시키는 일들은 뒷전으로 한 채 그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느긋하게 여유를 부리고 있지 않았을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쉽게 말해서 '잠수탄다' 라고 하던가요? 그런 수호자(라고 해야될지 모르겠는 그런 존재)가 되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렇게 저를 아직까지도 부지런하게 하는 건 대니의 역할이 크다고 볼 수 있죠.

요즘은 대니가 저보다 더 많이 바쁜 것 같지만, 타이탄이라서 앞장서야 되는 일이 많다고 생각하면 그럴 수 있죠. 늘 몸관리 잘 하셔야 됩니다?

 

 

단순히 탐험을 즐기던 때에는 욕심이라던지 그런 개인적인 욕망이 없었는데, 대니와 함께하는 지금은 이런저런 욕심이 많아졌습니다. 뭐, 대니도 알겠지만 탐욕적이거나 이기적인 그런 욕망은 아니고 단순히 애정과 관련된 욕망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 언제까지나 계속해서 이어졌으면 좋겠다' 라는 욕심이자 소망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무엇이든지 영원한 건 없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불확실한 미래를 벌써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죠. 저희들은 항상 붙어있지 않더라도 늘 서로를 생각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니 특히나 그런 쓸데없는 걱정을 할 필요가 더더욱 없어지죠. 서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각자 맡은 일을 하고 있더라도 가끔씩 편지를 보내서 제 근황을 알려준다던지, 그런 일이 있었던 걸 생각하면 언제 어디서든 서로의 애정을 확인하고 더욱 깊은 애정으로 변할 수 있게끔 만들기 위해 워록으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은 전부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오로지 당신만을 위한 워록이 당연히 해야 될 일이죠.

 

 

지금까지 흘러온 시간이 그랬듯이, 앞으로도 시간은 더욱 흐를 것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마주하게 될 일은 어떤 게 있을지 두렵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기대되기도 합니다. 미래에 마주하게 될 일 자체는 두려움을 만들어내곤 하지만, 그런 두려움을 만드는 일을 서로 함께 앞으로 나아가며 극복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은 언제나 서로의 심장을 뜨겁게 만들어주는 일이니까요. 그렇게 지금까지 나아온 것들이 몇 개인지 세어보기도 힘들 정도로, 참 많은 일이 있었죠.

앞으로도 더 많은 일이 생길테니, 여러모로 더 실력과 무기들을 다듬고 있어야겠네요. 이럴 때는 타이탄이 좀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타이탄은 주먹이면 무엇이든지 자신감이 생겨서 다 부숴버리곤 하잖아요? 제 주먹은 그 정도로 전부 부숴버리긴커녕 오히려 제 주먹이 부서질 정도로 연약해서 말이죠. 어쩌면 이런 연약한 주먹이 있기에 대니의 주먹이 유독 더 강하게 느껴지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굳이 주먹뿐만 아니라, 대니의 모든 것들이 처음 마주했을 때부터 강할 것이라고 느껴지긴 했었죠. 그리고 서로 더 친해지면서 사랑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제 예상이 완전히 들어맞았고, 오히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강하고 강인한 타이탄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도, 대니는 여전히 더 강해지고 있다는 걸 옆에서, 그리고 눈앞에서 바라보며 늘 느끼고 있습니다.

대니가 강해지고 있는 것만큼 저도 열심히 더 강해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과연 대니의 눈에는 제가 예전보다 더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이고 있을까요? 실력적으로 강해지는 것이든, 아니면 육체적으로 강해지는 것이든... 아무튼, 대니에게도 제 노력이 충분히 보였으면 좋겠습니다, 하하.

여담이지만, 대니는 무기를 다루는 실력도, 주먹을 다루는 실력도, 탐스러운 가슴도 다 예전보다 더 충분히 강해지고 있어요.

 

 

이런저런 주절대는 이야기가 길어진 것 같지만, 확실하게 말하고 싶은 건 언제나 정해져 있는 말이죠.

늘 이 워록과 함께해줘서 고마워요, 대니. 앞으로도 계속해서 대니와 함께하고 싶어요. 대니는 그 누구보다도 소중하고, 그 누구보다도 강인한, 하나뿐인 타이탄이니까. 그런 타이탄을 계속해서 사랑하고 싶고, 옆에서 제 모든 것을 바치고 싶습니다.

 

 

...언제나 사랑합니다, 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