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로로/자캐

[자캐 - 히드/옵시디언/제니스] Re:miniscence

E / P 2016. 2. 24. 23:37

"추억이라는 거, 가지고 있어?"

"추억? 글쎄- 생각이 아예 안 나는 건 아니야."

"궁금한데 하나만 이야기해줘!"

"그렇게 재밌는 것까진 아닌데- 괜찮겠어?"

"괜찮아! 난 뭐든지 듣고 있으면 재미있다구-♪"

"엄청 특이하네? 그럼 무엇을 이야기해주는 게 좋을까나-"


한밤중에 길을 걷다가 주변을 돌아다니는 제니스의 모습을 보고 이렇게 만난 것도 우연인가 싶어서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지! 물론 그 때 나는 형이랑 같이 길을 걷고 있었기 때문에 형도 같이 옆에 있긴 하지만, 형은 야경을 구경하고 있어서 그런지 지금 우리들의 추억 이야기를 듣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뭐, 형이 흥미로워하는 주제라면 아마 우리들이 이야기하고 있을 때 끼어들어서 이야기하겠지 뭐-♪


제니스의 추억을 들으면서 「제니스는 피를 좋아하는구나-」 라는 걸 깨닫게 되었어. 뭐랄까- 겉으로는 그렇게 드러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 제대로 보면 뭔가 엄청나게 좋아할 것 같은 그런 느낌? 나는 그렇게 피에 대해서 흥미를 가지는 편은 아니지만, 형은 아마 제니스랑 피와 관련된 것이라면 잘 통하는 게 있을지도? 그리고 내 예상대로 우리들의 이야기를 조금이나마 듣고 있었다는 증거가 되었기도 하고-.


"나는 기억이 안 나지만, 다른 녀석들의 증언에 의하면 나는 피를 보면 아주 광기가 깃든다나 뭐라나?"

"에에, 그 정도로? 너무 겉모습과는 다르게 험악해지는 거 아냐?"

"글쎄- 그렇게 무섭게 변하지는 않는다고 들어서 아마 괜찮을걸?"

"원래 무서운 녀석들은 겉모습은 그렇게 심각하게 무섭지 않다고-."

"어, 우리가 하는 이야기 형도 듣고 있었어?"

"멍하니 듣고 있다가 피랑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길래 좀 흥미가 생겨서랄까?"

"이름이… 뭐였더라? 그쪽도 피를 좋아하나보네?"

"이 몸의 이름은 옵시디언! 사실 오늘 처음 듣는 이름일지도! 이 몸도 나름 피를 보면 조금 변하긴 하지."


형은 아주 피가 날 정도로 싸우는 것'까지만' 좋아한다고 강조하면서 말하더라. 만약에 쓰러트리면 자신과 싸우던 상대가 아예 사라지는 거니까 심심해진다고 그런다나 뭐라나. 그래도 만약에 진짜로 쓰러져버리면 자신의 힘으로 다시 되살려낸다고 하는데… 그게 오히려 그 상대방에겐 더 고통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뭐 우리들의 일상이 다 그런 거니까 크게 신경쓰이진 않네. 제니스는 우리들의 일상을 듣곤 좀 신기해하는 것 같았지만 말이야.


"되살려내는 게 정말로 가능한거야?"

"이 몸의 능력인 셈이지!"

"신기하네! 혹시 살려내는 것만 가능한 건 아니지?"

"살려낼 수도 있고, 다시 재앙을 선물해줄 수도 있고."

"재앙을 선물한다는 게 무슨 뜻이야?"

"지금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도 내 능력으로 전부 황폐화시킬 수 있거든. 물론 무작정 능력을 발산하는 건 아니고."

"은근 무서운 능력인데!?"

"그래도 형이 말한 것처럼 막 쓸데없이 능력을 발산해내는 건 아니라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구-♪"

"우리 동생이 제대로 설명해주고 있으니 나름 이해하고 있다고 믿어도 되겠지-♪"

"진짜로 형과 동생인 것처럼 마음이 잘 통하네!"

"그냥 편하게 형이랑 동생이라고 부르곤 있지만-♪"

"실제론 그냥 남남이라고-♪"


잠시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샌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는 게 조금은 신기하기도 했달까? 어떨때 보면 형은 오히려 삭막해진 분위기도 즐겁게 만들 정도로 분위기를 제대로 만드는 또다른 능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니까. 나도 그런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물론 다들 나랑 함께 있으면 어떤 녀석들은 뱀 때문에 무서워하면서도 내 분위기에는 다들 빨려드는 것 같다고 표현해주곤 하지만!


"이제 이 몸의 과거를 이야기해볼까!"

"내 과거도 말해줘야겠지?"

"넌 과거 기억이 잘 안 난다며?"

"그래도 조금이나마 남아있을 수도 있지!"

"느긋하게 이야기하자고- 아직 시간은 많잖아?"

"하긴, 그렇긴 하지!"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는 채로 계속 이야기는 이어지고 있었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