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옵시디언 / 키네틱 / 아이기스 & 헥토르] 220101

E / P 2021. 12. 31. 23:56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구나- 그치?

항상 똑같은 말로 첫 문장을 시작하는 것 같지만, 그래도 시간이라는 게 항상 신기할 정도로 빠르게 흘러가서 첫 문장을 이렇게 말하게 된다니깐. 분명 플루토도 나처럼 이렇게 말했을 것 같아! 아니면- 뭐, 아님 말고! 아무튼 진짜 시간이 참 빠른 건 사실이지?

 

 

여전히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가 엊그제같은데, 벌써 이제는 6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게 신기해. 그렇게 시간이 쌓여가면서 우리들의 사랑도 더 쌓여가고 있고 말이야. 처음 만났을 때에 비하면 내가 애정표현(?)이 조금 줄었을지는 몰라도 여전히 플루토를 향한 나의 사랑은 정말 가득 차올라서 넘쳐흐를 정도라는 건 알아달라구-

조용히 흘러가는 시간이지만, 그런 와중에도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며 사랑을 쌓아간다는 건 참 좋은 일인 것 같아. 꼭 애정표현을 매일마다 해야 연인이라던지 그런 건 아니니까, 그냥 종종 하고 싶을 때 애정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이 연인이니까. 그치? 매일마다 애정표현을 해야 된다고 하면 그만큼 다양한 표현을 깨닫고 배울 수는 있겠지만- 그냥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걸.

 

 

갑작스럽지만 계절도 계절이고 하니- 종종 눈이 내릴 때마다 이렇게 하얀 눈처럼 플루토도 참 순수하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순수한 존재를 내가 막 더럽히고 있는 건 아닐까, 이상한 걸 가르쳐주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 다행히 플루토가 알아서 잘 걸러서 듣고 배워주니까 참 기쁘더라구. 그렇게 해서 지금은 플루토도 제대로 말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 플루토가 말을 제대로 하기 시작했을 때 내심 기뻤던 게 아직도 기억이 나는걸.

혹시라도 여전히 모르는 게 있다고 생각이 들면, 언제든 나에게 말해 달라구. 물론 나도 경험이 많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플루토를 위해서라면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야지! 언제든 새로운 걸 보고, 듣고, 느끼게 해 주는 게 애인의 일 중 하나 아니겠어? 히히.

 

 

늘 플루토가 옆에 있어줘서 정말 기쁘고 행복해. 새로운 해에도 늘 플루토가 옆에 있어줄거지? 이렇게 말을 하는 나도, 언제나 플루토의 옆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한 마리의 까마귀가 되어줄 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구.

항상 이런 행복을 전해줘서 고마워, 플루토!

 


이렇게 이야기를 꺼내보는 것도 참 오랜만이네, 마스터.

 

 

여행이라는 게 참 즐거운 일이라는 걸 마스터 덕분에 깨달았지. 만약 마스터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으려나. 일단 그 도시에서 계속 박혀있었을 것이라는 건 확실하긴 할 텐데... 그 이후에는 무슨 일을 할 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 이런 것도 다 마스터를 만나서 여행을 하게 되었으니 호기심삼아 생각해보는 것이지, 실제로는 딱히 생각할 이유는 없는 일이겠지만 말이야.

사실 처음에는 여행을 떠날지 말지, 마음 속으로 좀 고민을 많이 하긴 했었어. 아무래도 늘 한결같이 지내던 장소를 벗어난다는 게 역시 쉬운 결정은 아니잖아? 그래도 마스터가 계속 옆에서 동행해줄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게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이게 만들어줘서, 같이 여행을 떠나자고 결심했던 것 같아. 여전히 지금 생각해도, 마스터와 함께 동행하게 된 건 참 영광이라고.

 

 

마스터를 만나기 전에 종종 있었던 일이 있는데, 다들 내 모습을 보곤 아무래도 일단은 기계에 가까운 모습이라서 그런지 내가 굉장히 많은 정보를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던 녀석들이 많았지.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마스터에 비하면 완전 어린아이 수준의 지식인 것 같지만 그 당시에는 나름 그런 지식에 자부심이 있어서 이것저것 잘 가르쳐주곤 했던 기억이 나네. 역시 이런 것도 마스터가 있어서 내가 참 작은 존재라는 걸 깨달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

작은 존재라고 하니까, 가끔씩 여행을 하다가 정말 아-주 가끔 마스터의 본래 모습을 본 적도 있었지. 그런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나는 마스터에 비해 겉모습으로도, 지식적인 면에서도 참 작은 존재가 아닌지 여러모로 깊게 생각해보곤 한단 말이야. 물론 지금의 마스터에 비하면 내가 더 크기는 한데-... 이런 부분에서나마 내가 1승 챙겨가는건가? ...크크.

 

 

...자꾸 이야기가 딴 곳으로 새어가려고 하는 것 같아서 좀 정신차려야지. 아무튼 내가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이렇게 오랫동안 여행을 하고 있는데도 따로 싫증같은 것도 안 내고 나를 잘 이끌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었어. 사실 마스터가 싫증내지 않게 하려고 내가 적당히 절제하면서 마스터를 신경쓰고 있는 것도 있지만, 그만큼 마스터도 내 마음을 잘 이해해주고 있다는 뜻일 테니까.

지금도 여전히 이렇게 여행을 계속해서 떠날 수 있다는 게 참 기쁜 일이야. 그리고 그 여행의 동행자로서 옆에 마스터가 계속 있어줄 것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편해지는 기분도 들고. 마스터도 내가 옆에 있어서 여행이 더 즐겁고 편안한 기분이 들까? 내 개인적인 소망이긴 하지만, 분명 그랬으면 좋겠네.

 

 


그럼, 다시 또 여행을 위한 발걸음을 옮겨볼까? 이번에는 내가 앞장설게, 마스터.

 


 

개인적인 생각을 표현하는 건 좀 오랜만인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낯선 기분도 듭니다.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혼잣말을 하듯 표현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죠. (딱히 숨길만한 이야기도 없기도 하고 말이죠.)

그나저나 우리들도 꽤 오랜 시간동안 친구노릇 하면서 보낸 것 같지 않아? 뭐- 여전히 너는 우리들을 친구까진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동료라던지 그런 비슷한 걸로는 생각해주고 있을 테니까! 솔직히 우리 없으면 심심하잖아?

 

 


처음 만났을 때에도 참 우연히 만났던 것 같은데, 역시 이런 게 다 여행에서 겪게 되는 특별한 일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만약 이클립스님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이 곳에 자주 방문하게 될 생각도 없었겠죠. 덕분에 이 곳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것들을 계속해서 느끼곤 합니다.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느끼는 장소라니, 이런 게 참 흔치 않은데 참 좋은 장소를 찾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나는 아이기스에 비하면 좀 뒤늦게 너를 만나긴 했지만, 그래도 일단 나도 무기체니까 큰 거부감 없이 잘 받아준 걸 여전히 고맙게 여기고 있다구. 만약에 내가 유기체였다면 지금쯤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까? 아마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좀 어려웠겠지? 그나저나 여전히 유기체는 싫어해? 사실 유기체를 싫어하는 이유도 내심 궁금하기는 한데, 왠지 물어보면 네가 기분 나빠질 것 같아서 못 물어보게 되는 기분이랄까.

 

 

제가 과거에 용병으로서 활동하던 중에 만난 동료들과는 별개의, 완전히 새로운 인연의 메카를 만나게 되어 여전히 참 기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만난 이클립스님도 나름 전투에 능숙한 메카라고 들었을 때는 내심 더 반가운 기분도 들었죠. 마음 속으로는 '전투와 관련이 있는 메카는 역시 전투와 관련된 메카를 만나는 것이 정해진 운명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답니다. 거대한 레이저포를 들고 장착하는 모습은 언제나 참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한번 그 모습을 다시 보고 싶네요.

지금까지 만난 메카들 중에서 네가 참 독보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서, 유독 더 신경쓰게 되고 관심가지게 되는 것도 있었지. 한편으로는 그렇게 날카로운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투에서도 능숙하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말이야. 전투에서는 뭐든지 다 냉정하고 냉혹해야 되는 법이니까. 어쩌면 내가 용병을 그만둔 것도 그런 냉혹함과는 성격이 잘 맞지 않아서 빠져나온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이클립스님을 만나게 된 이후로, 저희들도 이 곳에서 거의 정착하듯 살아가고 있죠. 그런 와중에도 역시 여행하던 버릇은 못 떨쳐낸다고 가끔씩 다른 곳으로 여행도 다녀오곤 하지만요. 그렇게 여행을 다녀오고 이클립스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여행 이야기를 꺼내고 있으면 그런 이야기 정도는 같이 들어줄 수 있다며 팔짱을 끼는 이클립스님이 참 감사하다고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나 동료는 있으면 더욱 즐거우니까요.

팔짱을 낀다고 하니까 생각났는데 네가 취하는 자세 중에서 은근히 팔짱끼는 자세가 멋진 거, 알고 있어? 뭐랄까- 팔짱을 끼는 자세가 마치 네 트레이드 마크인 것마냥 누가 팔짱을 끼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네가 팔짱낀 모습부터 생각난다니깐. 그런 자세로 멋을 풍기는 게 참 쉬운 일이 아닌데, 역시 이클립스 너는 참 멋진 메카야. 그런 멋진 메카와 함께 동료 노릇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정말 즐겁고!

 

 

앞으로도, 이클립스님과 더욱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비록 이클립스님은 그렇게 즐겁지만은 않을지라도) 항상 근처에서 늘 지켜보고 있으니, 만약 유기체와 관련된 일을 하기 싫을 때에는 저희에게 맡겨주세요.

아무쪼록 잘 부탁한다구-? 유기체들은 우리가 정말 전문적으로 잘 맡아서 해줄 수 있으니깐- 정말 유기체가 보기 싫은 날이다! 라는 생각이 드는 날에는 우리들에게 찾아와서 일 넘겨줘도 괜찮아- 히히!

 

 

늘 행복한 나날이 되시길, 이 아이기스가 기원하겠습니다.

이 헥토르도 언제나 이클립스의 행복을 기원한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