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카닉

[아이기스] 220101

E / P 2022. 1. 1. 01:48

 

 


 

 

어느새 시간이 흘러 새로운 해가 밝았네요. 크리스마스와 새로운 해가 그렇게 얼마 차이나지 않아서 이렇게 편지를 한번 더 써도 괜찮을지 의문이 들지만, 그 때와는 다른 기분으로 받아들인다면 나름 괜찮지 않을까요? 아하하...

 

 

시간이라는 건 참 빠릅니다. 이렇게 일주일이라는 시간도 알게 모르게 흘러가는데, 1년이라는 시간도 정말 쏜살같이 지나가곤 하죠. 카르디스님의 1년은 어떤 1년이었나요? 숲에서 어떤 1년을 보내셨을지, 내심 궁금해지곤 합니다. 여행을 떠나며 얻는 지식이나 정보같은 것과는 다른, 특이한 정보들을 얻으셨나요?

숲이라는 것도 1년이라는 시간동안 참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고 얼핏 들은 적이 있습니다. 나무와 풀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봄, 그렇게 모습을 드러낸 식물들이 더욱 깨끗한 자태를 뽐내는 여름, 아름답게 여러가지 색깔로 물들어가는 가을, 봄을 기다리며 잠시 휴식기를 가지는 겨울... 그런 모습들을 숲 속에서 느긋하게 구경하는 건 어떤 기분일지 상상이 되지 않지만 분명 이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카르디스님이 연구하는 그 숲 속에서 1년동안 같이 연구를 도우며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드네요. 혹시라도 제가 방해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요, 하하...

 

 

제가 감히 이런 걸 물어봐도 될 지는 모르겠지만, 카르디스님은 새로운 1년을 어떻게 세워나갈 계획이신가요? 사실 이렇게 물어보는 저에겐 딱히 정해진 계획같은 게 아직 없습니다. 아마 이후에도 딱히 특별한 계획을 세울 것 같지도 않지만요. 원래 여행이라는 건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대로 발걸음을 옮기는 게 가장 재미있는 법이니까요. 물론 여행도 계획을 세워서 다니는 걸 좋아하는 존재도 있기 마련이지만, 적어도 저에겐 즉흥적으로 다니는 것이 여행의 진정한 재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카르디스님이 맞이하게 될 새로운 1년도, 분명 카르디스님은 평온하게 잘 지낼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던 것처럼, 이번 해에도 별 탈 없이 무사히 연구를 하며 숲 속에서 평온하게 시간을 보내실 수 있겠죠. 만약 혹시라도 특별한 연구를 성공하셨다면, 저에게도 슬쩍 알려주셔야 됩니다? 친구의 좋은 소식을 생생하게 듣지 못하고 나중에 듣는 것만큼 나름 슬픈 일도 없거든요, 후후.

 

 

여행이라고 하니, 분명 카르디스님을 만나게 된 것도 이런 여행의 영향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니 여행을 끊지 못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여행을 하며 새롭게 만나는 존재들과 친구를 맺는 건 그만큼 즐거운 일이니까요. 최근에도 여러 곳을 여행하며 다양한 존재들을 만나고 있고, 당연히 그 다양한 존재들 중에서는 다양한 메카도 포함되어 있답니다.

생각보다 메카가 많이 보이더군요? 처음에는 저희들같은 메카만 있는 줄 알았는데, 역시 이래서 여행을 떠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계속해서 우물 안 개구리가 되는 것은 결국 저에게도, 다른 분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될 테니까요. 이렇게 여행을 통해서 다양한 지식, 정보, 깨달음을 가지고 나아가는 것은 즐거움도 있지만, 한편으론 앞으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한 필요성도 느끼곤 합니다.

 

 

저번에 이것저것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많이 써서 그런지, 이번에는 크게 쓸만한 내용이 별로 없는 것 같네요. 그래도 이렇게 마음이 전해지는 것만으로도 카르디스님에게 충분한 즐거움과 기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히 얼굴을 마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 있는 것처럼, 이런 단순한 편지 하나만으로도 카르디스님에게 새로운 추억이 될 수 있다면, 저는 굉장히 기쁠 것 같습니다.

물론 편지보다 더 즐거운 건, 실제로 만나서 차 한 잔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겠죠. 이번에도 정말 약속해 보겠습니다, 머지않아 곧 카르디스님을 만나러 찾아가겠다고 말이죠. 꽤나 이것저것 간식거리를 많이 준비해두셔야 될 겁니다? 하핫.

 

 

아무튼, 복 많이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새로운 1년을 잘 헤쳐나가실 카르디스님을, 언제나 이 푸른 방패의 아이기스가 가까운 곳에서든, 먼 곳에서는 늘 바라보고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