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헥터] 230128

E / P 2023. 1. 28. 04:11

 

 


 

https://www.evernote.com/shard/s464/sh/777bec65-038d-4c75-9551-e09d7b2addda/35494bc9b0f7ac8589bf51a522e94ccd

 

헥터 (Hektor)

"아직 못 본 세상을 향해, 더 나아가 봅시다!" 이름 헥터 (Hektor) 성별 남 성격 및 특징 적당한 존댓말 "잘 부탁드려요, 헥터라고 해요!" "헥터라고 합니다!" 활기찬, 이해심이 많은, 호기심이 많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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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여기는... 어디지? 어떤 특이한 포탈같은 것이 생겨서 호기심에 그 포탈로 들어갔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 곳에서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약간 시대 자체를 고대 시절로 넘어온 듯한 그런... 고풍스러우면서도 근엄한 분위기가 사방에 퍼져있는 것이 신기하네요. 한편으로는 이런 시대로 넘어온 덕분에 제 모습이 마냥 이상하게 보이지만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나가는 분이 봐도 그냥 근처에서 활동하는 기사 정도로 보일 테니까요!)

일단 호기심도 좋지만... 이 곳에서 어떻게 해야 제가 원래 살고 있던 곳으로 넘어갈 수 있을지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한편으로는 굳이 원래 세계로 넘어갈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만... 아무튼 익숙한 곳을 벗어나는 게 어색한 건 다들 똑같은 마음이니까요! 어쩌면 이 곳이 제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수도 있는 일이기도 하고... 일단 이 황무지같은 곳에서 벗어나 지나가는 사람이든 동물이든 무언가라도 발견해야 될 것 같습니다! 계속 이 곳에 있다간 외로워서 쓸쓸히 죽어갈 것만 같다구요!

 

 

그나저나 이 곳은 겉으로는 평온해 보입니다. 사실 이렇게 겉으로는 평온한 곳이 내부에서는 이런저런 말못할 사정들이 겹쳐져서 온갖 내전이나 그런 것들이 일어나곤 하는데... 적어도 이 곳은 그렇지만은 않아 보이네요? 아니면 제가 타이밍이 좋게 서로 싸우지 않는 상황에서 이 곳으로 넘어오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런 것들도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하나하나 알아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걸 볼 때마다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것보다 그냥 이 곳에서 기사 노릇이나 하며 지내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근데 왜 자꾸 원래 세계랑 비교하게 되는지 모르겠네요! 하핫!

사실 이렇게 원래 세계와 비교하게 되는 것도 서로 온도차가 많이 나서 그런 거겠죠. 마냥 어디가 더 좋다- 라고 단정지어서 말하는 건 예의가 아닐 것이고 단순히 이 곳도 이 곳만의 매력이 있고 원래 세계도 원래 세계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은 하는 편입니다. (근데 솔직히 요즘은 원래 세계에서 딱히 할만한 게 없어서 좀 새로운 자극같은 걸 원하긴 했어요.)

 

 

그리고 내심 또 궁금해지는 게 있습니다. 이 곳에서도 저처럼 벗고 다니는 것이 편한 존재가 있을까요? 물론 하반신까지 전부 다 벗어버린 건 아니고- 적당히 상반신만 벗고 다니는 그런 분들 말이죠. 제가 지내던 원래 세계에서도 이걸 좀 특이하게 여기는 분이 많았었는데, 그렇게나 신기한 일이었을까요? 어떻게든 자신의 몸을 챙기고 다닐 수만 있으면 갑옷같은 건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긴 하거든요. (그리고 저는 갑옷을 착용하는 게 더 활동하기에 불편하고 무겁게 느껴져서 그런 것도 있어요.)

이렇게 혼자서 이것저것 중얼거리며 내려오는데도 어째 인기척도 안 느껴지고, 근처를 지나가는 동물같은 것도 보이질 않네요. 그래도 다행인 건 어느 정도 고풍스러운 건물같은 것들과 가까워졌다는 것입니다! 아마 가까이 다가간다면 좀 더 확실한 해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얼른 더 아래로 내려가보고 싶네요~

 

 

제가 포탈을 타고 이 곳에 도착했을 때부터 살짝 저녁이 되어가는 듯 노을진 하늘이 저를 맞이하고 있었는데, 사실 저 노을진 하늘 때문에 조금 급하게 움직였던 것도 없진 않습니다. 그만큼 시간이 늦어지기 시작한다는 뜻이고, 너무 늦어졌다간 정말 이 황무지같은 곳에서 무엇이 다가올지 모를 온갖 위험 속에서 어떻게든 숨어지내야 되는 상황이 될 테니까요. 만약 제가 이 주변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이 곳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 쯤이야 어려울 게 없겠지만... 저는 이 곳에 처음 와본 상황이고 시간도 많지 않았기에 조금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답니다.

...그렇게 발걸음을 빠르게 옮긴 결과가 얼른 보여야 될 텐데 말이죠. 다행히 아직까진 노을이 적당히 걸쳐 있어서 사방이 잘 보이긴 합니다만 반대로 그만큼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죠.

 

 

겉으로는 그렇게 안 보이긴 할 지라도, 내심 이런저런 걱정을 하느라 잠깐 앞을 못 보고 다른 곳을 보고 있었던 중... 갑자기 제 앞에 어떤 그림자같은 것이 생기고 그 그림자를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그대로 부딪혀서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앗, 죄송합니다...! 제가 먼저 앞을 봤어야 했는데..."

 

 

그렇게 넘어져서 다시 일어서려고 하는데, 제 앞에 있었던 그 그림자에서 손을 뻗어주는 것이 보였습니다. 다시 정신을 차리고 그 그림자를 제대로 바라보고 있으니 보이는 것은...

굉장한 체구를 가진, 상반신에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은 또다른 기사님이었던 것입니다! 역시 이런 곳에도 기사가 있었던 거군요! 내심 마음 속으로 엄청 기쁜 상태였지만, 괜히 처음 보자마자 그런 감정을 드러냈다간 이 기사님께서 굉장히 당황하지 않을까 싶어서, 일단 겉으론 아무렇지 않은 듯 적당히 숨기며 기사님의 손을 잡으려고 했...는데...

 

실수로 기사님의 가슴을 잡아버리고 말았습니다! 너무 기사님에게 정신이 팔려버린 나머지 손을 잡는다는 게 그만... 다시 또 "죄송합니다!!" 라며 다급하게 기사님의 가슴을 잡았던 손을 다시 기사님의 손을 향해 뻗어서 잡아보였고, 그렇게 일어나서는 몸을 툭툭 털어내며 제대로 인사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헥터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갑자기 이 곳으로 순간이동...같은 걸 하게 된 지라 급하게 도움을 받을만한 곳이 있을까 해서...

이 곳까지 내려오게 되었습니다."

 

 

제 말을 들은 기사님은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듯한 느낌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는데, 사실 제가 생각해도 좀 모르겠을 것 같긴 합니다. 난데없이 어떤 존재가 이 곳에 순간이동같은 걸 해서 도착했다고 하면 누가 쉽게 믿을 수 있겠나요. 하지만 다행히 기사님은 잠깐 그런 생각을 했을 뿐인 것 같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거려 주었습니다.

그런 기사님의 든든한 모습을 보고 있다가 더 시간이 늦어지기 전에 조심스럽게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꼭 하려고 했던 말을, '기사님' 이라는 호칭을 붙여서 부탁할 때가 되었네요. (제가 만나게 된 분이 기사님이니까요.)

 

 

"그래서... 원래 세계로 돌아가기 전까지, 기사님의 도움을 조금 받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부디 기사님께서 흔쾌히 (넓고 든든한 가슴처럼 넓은 마음으로) 허락해 주셨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