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tL

[크로셀] 230614

E / P 2023. 6. 14. 18:40

 

 


 

               > 에코

 

빛을 잃고 어둠을 선택한 그대여.

그렇게 어둠 속을 헤매던 그대여.

 

빛은 언제나 그대를 지켜보고 있었지만,

그저 그대는 깊은 어둠으로 인해 빛을 바라보지 못했을 지어니.

 

만약 그대가 빛을 바라보지 못한 채 어둠 속을 헤매고 있다면,

기꺼이 이 필멸자가 나서서 그대의 손을 잡고 빛을 향해 나아가게 해 줄 것이니.

 

비록 그대가 모든 것을 잃었을지라도,

비록 그대가 분노에 모든 것을 맡겼을지라도,

 

다시 그대가 조금씩 잃었던 것을 찾아갈 수 있도록,

다시 그대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언제나 이 필멸자가 손을 뻗어줄 것이니.

 

부디, 두려워하지 않기를.

부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기를.

 

부디, 이 손을 잡고 영원히 함께 해 주기를.

 


 

               > 리드

 

전쟁이 낳은,

그것으로 인한 분노가 낳은,

싸움광.

 

전쟁으로 인한 분노는,

무고한 피해자가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는 계기가 되었다.

 

끝없는 분노,

끝없는 복수,

끝없는 갈망.

 

소중한 자를 잃은 것에 대한 분노,

그렇기에 그들에게 가진 복수,

자신의 모든 분노와 복수를 표출하겠다는 갈망.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그대가 가진 분노,

그대가 가진 복수,

그대가 가진 갈망들에 맞서,

 

서로의 실력을 겨누어볼 수 있는 시간이 오기를.

 

그리고 그 겨누어본 실력을 통해,

그대를 조절할 수 있는 필멸자가 되기를.

 


 

               > 이드

 

전쟁이 낳은,

그것으로 인한 불안감이 낳은,

불안정.

 

전쟁으로 인한 불안정은,

전쟁의 흔적들에게서 또다른 쾌감을 만들었다.

 

피로 붉게 물든 바닥,

소중한 것들의 파괴,

동료의 죽음,

 

그런 것들로 인한 불안정은,

결국 자신의 또다른 쾌락이 되었다.

 

그 쾌락이 너무 강해진 나머지,

결국 자신의 스스로에게서,

그 쾌락을 얻겠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 결론을 위한 행동은,

자신의 눈을 찌르는 것이었다.

 

비록 다시 그 때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는 없더라도,

비록 그 쾌감들이 여전히 불안정을 만들어 낸다고 하더라도,

 

이 필멸자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으리.

 


 

               > 제로

 

전쟁이 낳은,

그것으로 인한 추억이 낳은,

과거.

 

전쟁으로 인해 만들어진 불확실한 미래는,

더 이상 미래로 나아가지 않기를 바라는 과거로 남았다.

 

과거는 늘 미래를 원망한다.

 

미래가 좋게 흘러가든,

미래가 나쁘게 흘러가든,

 

과거는 늘 과거 속에서 추억을 떠올리며,

그 곳에서 머무른다.

 

하지만, 미래를 겪어본 자는 알고 있다.

 

미래가 있기에,

과거가 존재한다는 것을.

미래가 원망스러워도,

결국 서로는 공존하고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언젠가는 깨달을 수 있게 되기를.

언젠가는,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당장은 힘들더라도,

당장은 이해할 수 없더라도,

이 필멸자가 과거와 미래의 연결고리가 되어 줄 것임을.

 


 

               > 엔드

 

전쟁이 낳은,

그것으로 인한 고통이 낳은,

모든 변화의 끝.

 

극심한 고통 속에서 만들어진,

변화를 거부하고,

계속해서 지금에 머무르길 원하는 존재.

 

누군가는 그 마음을 이해할 것이다.

변화라는 것이 늘 좋은 것이 아니고,

변화가 새로운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언젠가는 나서야만 한다.

변화가 있기에 새로운 발전이 생기고,

변화가 있기에 새로운 목격이 생기는 것이기에.

 

언젠가,

그대도 이해할 수 있기를.

 

모든 것은 '끝'으로 남는 게 아닌,

새로운 변화로 나아가게 된다는 것을.

 

그 새로운 변화를 통해서,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의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임을.

 

'그리고' 그 변화 속에서,

언제나 이 필멸자가 흔들리지 않게 잡아줄 것임을,

 

영원히 이 자리에서 약속할 것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