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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셀 > 에코] 230711

E / P 2023. 7. 11. 01:34

 

 


 

그대는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걸 좋아하나요?

저는··· 꽤 많이 좋아한답니다.

 

이건 오래 전 교단 생활을 할 때에도 그랬고, 교단에서 버려지고 떠돌이 생활을 할 때에도 늘 한결같았죠.

어쩌면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도 딱히 외롭지 않으면서도, 한편으론 심심하지 않게 만들어주기도 한 활동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유야 뭐··· 단순하지만요.

 

 

단순히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면서 앞으로 걷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면서도 동시에 제가 어디까지 나아가고 있는지 모르는 그 느낌이 꽤나 마음에 들었거든요.

그렇게 아무런 생각없이 걷다보면 나름대로 머무를 수 있는 장소에 도착하게 되고, 마침 피곤한 상태라면 그렇게 잠깐 쉬었다가 새로운 하루를 맞이할 수도 있었으니까요.

 

만약 머무를 수 있는 장소를 찾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즐겁게 다시 발걸음을 옮기며 태양이 떠오를 때까지 시간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상할 정도로···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딱히 피곤하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거든요.

(그건 떠돌이 생활을 적당히 청산한 지금도 한결같습니다.)

 

 


 

 

오래 전 교단 생활을 할 때에도 별을 바라보는 걸 좋아한다고 했으니, 마침 타이밍도 좋을 것 같아서 그 당시의 별을 보던 때를 잠깐 떠올려볼까요.

···뭐, 별로 들을 건 없지만- 원래 그대는 이런 내용들도 좋아했으니 상관없으려나요. (하하.)

 

 

가끔씩 주인님과 함께 밤하늘의 별을 바라볼 때가 있었습니다. 종종 제가 유독 밤에 잠들지 못하고 있을 때 주인님께서 그런 모습을 살펴보곤 산책을 하자고 제안한 적이 많았거든요.

그럴 때마다 저도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으니 주인님과 함께하기도 했고요.

 

그렇게 주인님과 함께 별을 바라볼 때마다, 주인님께서는 이런저런 얘기를 꺼내며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만들어주곤 하셨습니다.

 

 

"너는, 밤하늘의 별들을 보며 어떤 생각을 하는가?"

"음··· 저는, 그들이 아름답게 빛나며 저희들의 길을 비춰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감성적인 표현을 하는군."

"하하, 그게 제 한결같은 모습이니까요."

 

 

물론 별에 대한 다양한 정보들도 알려주면서, 언젠가 써먹을 일이 있을 거라면서 저에게 이런저런 좋은 지식들을 알려주기도 하셨습니다.

뭐··· 안타깝게도 그런 지식들 중에서 대부분은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잠깐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탓에 기억나는 게 없어진 것이 흠이라면 흠이랄까요. (아하하···)

 

그러면서도 주인님께서는 또다른 이야기들을 먼저 건네주기도 하셨죠.

 

 

"언젠가 네가 저 별들처럼 누군가의 길을 비춰주길 바라지."

"저도··· 꼭 그러고 싶습니다."

"너라면 충분히 가능하고도 남을 것이니."

 

 

당시에는 그럴 일이 있었을까, 싶지만···

역시 권능을 가진 신 아니랄까봐 주인님께서는 미래를 이미 다 꿰뚫어보고 있는 것처럼 말했던 것이군요.

 

 


 

 

만약 그대가 별에 대한 정보들도 많이 알고 있다면···

차근차근 저 밤하늘의 별들에 대한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별자리같은 것들 있잖아요? 요즘 별이 많이 뜨기도 하고···

그런 것들에 담겨있는 전설같은 것도 분명 많다고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어서···

만약 그대가 그런 별자리들에 대해 알고 있다면, 조금씩 들어보면서 나중에 다른 존재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될 때에도 즐겁게 써먹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정말 쓸데없는 호기심이지만 왠지 모르게 궁금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혹시 그대는··· 저 하늘의 별들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모습을 감추는 것마저도 다 하나하나 목격하고 있는지··· 갑자기 그것이 궁금해지기도 하더군요.

 

물론 별이라는 것이 단순히 한순간에 만들어지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습니다만···

충분히 그대는 그런 것들을 다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오랜 시간을 살아온 존재니까요.

그렇기에 아주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서 말이죠. (큭큭···)

 

 


 

 

다른 성전들의 분위기도 마냥 나쁜 건 아니지만···

역시 밤하늘을 구경하는 건 다크우드가 개인적으론 제일 마음에 드네요.

그대를 이 곳으로 앞장서서 이끌었던 것도, 다크우드의 밤하늘이 마음에 들었기에 조금이나마 먼저 제안해보고 싶었던 것도 있답니다. (하하.)

 

한편으론 다크우드는 저희들에게 그만큼 여러가지 기억이 담긴 곳이기도 하죠.

우선 저와 그대 사이에서는 저희들이 처음 만난 곳이자···

 

저에게는 오래 전 고향이면서도, 제 가족들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가끔 이 다크우드에서 밤하늘을 구경할 때마다, 가끔 저 별들 사이에서 저를 목격하고 있을 가족들도 있지 않을까··· 하며 혼자 조용히 생각에 빠져들곤 합니다.

아마 그들은 제 모습을 보면서 제가 이렇게 더 강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아하고 있겠죠.

 

그리고··· 아마 그대의 동료들도 분명 하늘에서 즐겁게 그대와 저를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 (후후.)

 

 

지금은 조금 급하게 시간을 내었던지라 대충 적당히 밤하늘이 잘 보이는 곳을 제가 직접 안내하긴 했지만···

다음에는 그대가 알고 있는, 꽃이 잔뜩 피어있는 그 꽃밭에서 밤하늘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괜찮으시다면, 다음에는 그대가 그 곳으로 안내해 주실 수 있을까요?

 

분명 그 시간은 다른 시간들 만큼이나 좋은 시간이 될 거라고···

벌써부터 꽤나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큭큭···)

 

 


 

 

그동안 혼자 바라보던 밤하늘이었는데···

이제는 이런 밤하늘을 같이 바라봐 줄 연인이 있다는 것이 어느 다른 때보다도 행복하네요.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시간과 추억을 쌓아가며 그대에게 목격해주고 싶고···

저는 이런 시간들을 전부 좋은 기록으로 남기고 싶습니다.

 

 

부디 그 영원할 시간을, 앞으로도 저와 함께 해 주시길. (싱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