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터] 230831
기사님! 이렇게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는 건 꽤나 오랜만이지 않나요?
헤헤, 그동안 좀 많은 일이라면 많은 일이 있었던지라- 한번쯤은 제대로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기사님께서 많이 바쁜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저도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으니-
나름대로 저만의 노력을 하면서 기사님에게 실망시키지 않을 모습을 준비하려고 노력했달까요.
어떤 걸 준비했냐면-
간단하게 말해서 앞으로 이 세계에서 영원히 머무를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 진짜로 엄청나게 많이 노력했다구요~
그럼, 어떤 걸 노력했는지- 한 번 들어보실래요?
비록 제가 원래 세계에서도 나름 기사의 역할을 하고,
새로운 것들을 탐험하며 지내왔다곤 하지만-
그게 여기에서도 통하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지수였단 말이죠?
그래서 이 곳에서 확실하게 통할 수 있도록-
이 곳에서만의 기사 자격을 따려고 엄청 노력했답니다!
기사님께서 머무르는 왕국이 있다는 것은,
그런 왕국에 들어가기 위해서 기사를 육성하는 곳이 있기 마련일 테고-
저는 그런 곳에 가서 좀 더 제대로 제 실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이런저런 조언을 받기도 했어요.
기사도 여러가지 종류의 기사가 있길래 이것저것 좀 둘러보다가,
그 중에서 정말로 마음에 드는 기사를 발견해서 그것에 대한 조언을 받고 야생에서 연습하기도 하고-
그 조언을 알려준 곳에서도 열심히 노력했답니다.
그건 바로···
'용기사' 였어요!
뭐랄까, 용기사에 대한 설명을 듣자마자 정말 제 취향에 잘 맞는 기사라는 생각도 들었고,
마침 예전에 기사님이 없을 때 우연히 야생을 탐방하다가 얻게 된 기다란 창이 하나 있기도 했거든요.
물론 제가 원래의 세계에서도 창을 아주 조금은 다뤄본 적이 있다곤 하지만···
솔직히 창 말고 다른 걸 썼던지라 그냥 없는 무기 취급했었단 말이죠?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정말 제대로 창을 다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용기사에 대한 조언을 듣고, 그런 정식 용기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수련을 계속했답니다.
당연하겠지만, 쉽지는 않았어요.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기다란 창을 다루려니 몸에 상처도 좀 생겼고-
그래서 그동안 깔끔했던 제 몸에 조금은 흡집이 생겨버린 느낌도 들긴 하지만···
이런 것들도 남들에게는 노력의 흔적으로 보일 것이니 딱히 나쁘다는 생각은 들지 않네요.
기사님에게도 이런 제 노력을 보고 있으면 조금 더 마음을 열어주실려나요? 헤헤.
사실 이렇게 이 곳에서 기사로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기사님 때문이냐고 물어보신다면,
뭐··· 정답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걸요.
이제는 저도 스스로에게 깨닫고 있어요.
원래 세계로 돌아가는 건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는 일이 되었고,
원래 세계로 돌아가서 기사님을 잊으며 살아간다는 것은··· 이젠 저에게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차라리 원래 세계에서의 경험이 더이상 쓸모없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기사님이 머물고 있는 이 세계에서 다시 여러가지 경험들과 추억들을 쌓아가고 싶어요.
뭐··· 원래 세계의 경험이 쓸모없다기엔 지금 이렇게 기사의 기본적인 능력을 가질 수 있게 된 건 원래 세계 덕분이니-
어떻게든 써먹고 있기는 하지만요!
그러니 이 곳에서 정식으로 기사가 되어서,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하게 기사님과 만날 수 있는 존재가 되려고 결심했지요.
정식으로 기사가 되면 일단 방금 말했던 것처럼 눈치를 안 봐도 되고,
저의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부담없이 다가가서 도와줄 수 있다는 것도 꽤나 즐거울 것 같거든요!
그렇게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이 은근히 원래 세계에서도 나름 즐거웠기도 하고···
지금은 기사님을 더 많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지만요!
이런저런 이야기가 좀 길어졌지만···
결론을 말하자면 저는 이제 정식으로 이 세계에서 '용기사' 의 자격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느낌으로 시작하고 싶어서,
제가 늘 쓰고 다니던 투구도 좀 더 용기사에 맞게 바꾸었어요.
어때요? 좀 더 멋져진 기분인가요? 헤헷!
원래 쓰고 있던 투구는 완전히 버린 건 아니고···
적당히 제가 기억할 수 있는 곳에 조용히 보관해두고 있어요.
비록 이 곳에서 정식으로 기사로 활동하기도 하고,
적당히 머무를 수 있는 방 정도는 구할 수 있는 비용이 있다곤 하지만···
여전히 저는 야생에서 밤을 지새우고, 매일마다 태양을 바라보며 눈을 뜨는 게 더 익숙하달까요-
원래 세계에서도 딱히 어딘가의 실내에서 머무른 적은 없었던지라-
그냥 버릇이라고 해도 딱히 이상할 건 없겠네요!
원래 버릇이라는 게 쉽게 고치기 힘든 거잖아요~
자꾸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는 것 같은데,
더 새기 전에 적당히 마무리하는 것도 좋겠죠!
솔직히 이 정도면 그동안의 이야기도 충분히 알려드린 것 같고···
결론만 다시 말씀드리자면!
이제는 '용기사' 의 자격으로서-
여러모로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