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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로로/커뮤

[자캐 - 샤른호르스트 / 아리아 / 옵시디언] 위험한 행동은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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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이렇게 세 명이서 만나는 경우가 꽤 많아졌다. 뭐- 어차피 전부 다 애인이 있는 녀석들이라서 혹시 뺏어갈 그런 생각을 할 일은 전-혀 없으니까 상관은 없다만. 

그나저나 이번에는 무슨 일로 모이게 되었냐면, 글쎄- 사실 이유같은 건 따로 없다. 그냥 지나가다가 만나게 되는 녀석들이라고나 할까.


샤른은 잠시 할 일이 있다면서 우리끼리 이야기하고 있으라고 한 뒤 어디론가 자리를 이동했다. 아리아와는 사실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아서 좀 많이 어색한 감도 없진 않았다. 

뭐랄까, 아직 아리아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고, 샤른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어. 워낙 이 몸이 누군가에 대해 빠르게 파악한다고는 하지만, 요즘처럼 조금씩 모습을 보일 땐 그게 말처럼 쉬워야지.


"에-"

"후후, 많이 어색한가 보네요?"

"사실, 이야기한 적이 많진 않으니까..."

"그래도, 옵시디언 씨의 친화력을 보면 꽤 빠르게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런가? 요즘은 바빠서 워낙 만날 일도 없고 말이지..."

"너무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좋진 않지요."

"그렇긴 하지! 이 몸은 항상 긍정적이려고 노력하고 있으니까!"


뭐- 그렇게 되어서 최대한 긍정적으로 노력하려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꺼냈다. 예를 들자면, 샤른을 어떤 계기로 만나게 되었는지, 샤른의 어느 부분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 외 등등. 

자세한 내용은 우리들만 알고 있어도 될 것 같아서 길게 풀어서 쓰진 않는다. 사실 이 몸이 입이 너무 아파서 말하기 싫은 건 절대 아니다.


그러다가 사실 아리아가 그렇게 궁금해하진 않을 것 같지만, 이 몸의 사냥 방식에 대해 알려줘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이야기를 많이 하다보니 할 이야깃거리도 거의 다 떨어졌고, 아리아가 이 사냥 방법을 응용해서 써먹을 것 같지도 않으니까 말이다.


"이 몸이 어떻게 사냥을 하는지 조금은 궁금하지 않아?"

"흐음- 그래도 한 번 보고는 싶은걸요."

"다치게 하진 않을 테니까, 걱정하지 말라구-♪"

"아마 제가 다치면, 옵시디언 씨도 온전히 있진 못할 테니까요. 후후."

"...으응, 그래서 사실은 조금 걱정되기도 해."

"걱정 말아요. 그렇게 쉽게 다치진 않으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말해주는 아리아의 대답에 조금은 마음이 놓여진 듯, 아리아에게 다가가서 이 몸이 늘 하던대로의 사냥 방식을 똑같이 따라한다. 

이 몸의 사냥 방식은, 놈에게 살며시 뒤로 다가가면서 목에다가 낫을 대고, 바로 재빠르게 목을 긋는 것이다. 물론 지금 이 상황에서는 목을 긋는 시늉만 한다.


그런데 이런 모습이 조금 심심했는지 아리아는 피식 웃음을 터트리며 이 몸에게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조금 밋밋하지 않나요?"

"그렇지? 뭔가 너무 대충 하는 것 같기도 하고."

"혹시, 따로 준비한 것이라도 있나요?"

"준비한 것이라- 뭐, 나름대로 분위기를 맞추기 위한 것들이라면 지금 바로 즉석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

"그럼, 한 번 제대로 분위기를 내 보는 게 어떨까요."

"그러자구! 아리아가 그렇게 말하니까, 어쩔 수 없지!"


그렇게 해서 스카프처럼 생긴 물풍선같은 것을 만들었다. 이 안에는 빨간색 액체가 가득 담겨 있어서, 낫으로 긋는 순간 아마 피처럼 보일 것이다. 그리고 이게 그어졌을 때, 아리아가 정말로 목을 긋고 쓰러지는 것처럼 연기하겠다고 했으니 조금 더 분위기가 맞춰질 것 같아서 즐거워졌달까!


어디, 이제 한 번 진짜로 해 볼까! 이번에도 똑같이 아리아의 뒤로 재빠르게 다가가 스카프처럼 생긴 물풍선이 묶여 있는 아리아의 목에 낫을 댄다. 

그리고 늘 하던 것처럼 스카프 부분에만 낫을 대고 재빠르게 그었...는데...


저 멀리서 느껴지는 샤른의 기운, 그리고 샤른의 찡그리는 듯한 눈빛... 그 모습을 보고 '아, 이제 이 몸이 당할 차례구나...' 라는 것이 바로 느껴졌다. 

샤른은 무서운 기운을 풍기며 이 몸에게 다가오고 있었는데, 그 모습에 자동적으로 겁을 먹기 시작했다.


"아, 아니, 샤른... 그, 그러니까..."


그 상황에서 갑자기 아리아가 쓰러지는 연기를 취하자 샤른은 더욱 더 무서운 기운을 풍기며 이 몸에게 다가왔다. 뒷걸음질치긴 했지만, 결국 샤른에게 붙잡혔고 샤른은 이 몸을 벽에다가 매우 강하게 던져버렸다.


"...옵시디언 씨, 이게 무슨 짓입니까?"

"-으으, 아파... 이 몸... 그런 게 아니라..."

"지금 아리아를 건드리신 겁니까? 그것도 피를 흘리게 하면서...?"

"그, 그러니까... 이 몸의 이야기를..."


샤른이 다시 한 번 이 몸을 붙잡고 벽에다가 던지려고 하는 찰나, 아리아가 목에 두른 스카프를 벗으며 샤른에게 싱긋 웃으며 다가간다. 샤른은 그 모습을 보면서도 여전히 무서운 기운을 풍기고 있었지만, 아리아는 그런 기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샤른에게 다가간다.


"샤른, 옵시디언에게는 아무런 잘못이 없어요."

"...아리아? 괜찮은 겁니까?"

"괜찮아요. 그저 연기했을 뿐이예요."

"...연기?"

"이 몸의... 사냥 방식이라고 해야 될까... 그걸... 보여주고 싶었거든..."


이 몸이 붕대를 꺼내서 머리에 감으려고 하자, 샤른이 붕대를 잡아서 이 몸의 머리에 대신 감아주기 시작했다. 사실 이 몸이 잘못한 거니까, 이 몸이 알아서 하려고 했는데 샤른이 직접 와서 도와주니 왠지 거절할 수가 없었다.


"아, 아냐... 이 몸이 알아서 할게..."

"피가 많이 흐릅니다. 가만히 있으시는 게 좋을 겁니다."

"어차피 다시 회복될 텐데...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구..."

"조금 오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몸 잘못이니까... 너무 신경쓰지 말라구... 헤헤..."

"그런 와중에도 웃는 모습이 재미있네요, 후후."

"웃음을 잃지 않는 게... 이 몸이니깐...!"


뭐- 그래도 결론적으로는 좋게 끝난 것 같아. 앞으로는 이런 위험한 짓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