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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드레드] 요리 -3-

…음, 이렇게 하면 되는 거였던가? 꽤 오랜만에 만들어보는 요리라서 만드는 방법이 기억날듯 말듯 가물가물했다. 그래도 어찌저찌 만들어지고 있는 걸 보면 아예 방법이 틀린 건 아닌 듯. 아니면… 기존의 방법과는 다르게 만들어지고 있으니 기존의 맛과는 조금 다른 음식이 만들어질지도 모르는 일이고. 뭐… 어떻게 되든 맛만 있으면 되는 거겠지? 늑대가 편식같은 걸 하지도 않으니까 말이야.


조미료같은 건… 굳이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사실 조미료라고 해도 흔히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라 우리들이 따로 만드는 첨가제같은 것이긴 하지만 이 재료는 그런 게 없어도 될 정도로 꽤 맛있게 생겨서 말이야. 늑대가 말하길 그냥 생으로 뜯어먹어도 맛있다곤 하는데, 내가 이런 걸 어떻게 생으로 먹겠어? 사실… 마음만 제대로 먹는다면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너무 질긴 게 아닐까- 싶어서 늑대가 이리저리 물어뜯는 걸 이용해서 재료를 다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오래 들고 다녀야 되긴 하니까 언제든지 바로 먹을 수 있게 부드러우면 좋긴 하겠지. 사실 우리들이라면 오래 들고 다닌다- 라고 표현해도 사실 며칠밖에 안 된다. 이유를 묻는다면… 늑대가 시도때도 없이 허기지다고 하는 경우가 요즘 좀 많아져서 말이지. 아마 미리 만들어놓아도 자기가 다 먹어버릴걸.


아마 이제 절반쯤 완성되었나? 늑대가 살짝 맛을 보더니 뭔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음? 뭔가 부족한 게 있었나? 처음에는 무엇이 문제인 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직접 한 입 먹어보자 확실히 무엇이 빠졌는지 바로 이해했고, 늑대를 쳐다보자 늑대는 마치 내가 직접 말이라도 한 듯 어디론가 다녀와선 하얀 가루같은 것을 나뭇잎에 가져와 이 음식에 살며시 넣었다.


"음, 역시 좀 단맛이 부족하긴 했지?"

"그냥 먹어도 맛있긴 한데, 역시 단맛이 좀 아쉬웠달까-!"

"힘들 땐 달달한 걸 먹어줘야 되니까."

"한 입 먹자마자 바로 알아차릴 정도로 달달한 게 많이 부족했나봐-!"

"그러게. 바로 알아차리다니."

"이제 괜찮아졌으려나?"

"조금 더 기다렸다가 먹어보는 게 좋을거야. 아직 넣은 지 얼마 안 되서 말이지."

"골고루 풀려야겠지, 역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고, 이제 한 번 먹어보라고 늑대에게 시키자 늑대는 바로 한 입 먹어보곤 이제서야 우리가 늘 먹던 맛이라고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이번 요리도 제대로 잘 만들어졌다는 뜻이겠네. 이 때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만들어진 요리였기에 솔직히 좀 걱정하긴 했지만, 나름대로 익숙하면서 색다른 맛을 만들기엔 성공한 것 같다.


"그러고보니, 이번에 만든 음식은 저번이랑 만드는 방법이 조금 다르다고 했지?"

"응. 기억이 좀 가물가물해서."

"그럼 다음에는 또다른 맛이 나오겠네? 재밌겠다-!"

"만약에 실패하면?"

"괜찮아! 양이 만드는 건 뭐든지 다 맛있거든!"

"항상 늑대가 맛있게 먹어줘서 난 기뻐."

"나도 항상 양이 맛있게 만들어줘서 기쁘다구-!"


음식을 먹었으면 후식같은 게 있어야겠지. 이 근처에 깨끗한 물이 흐르는 곳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 물을 떠와서 특별한 맛을 내는 잎을 넣어주면 일종의 우리들이 마시는 차가 되는 것이다. 남들이 보면 매우 신기해하려나? 솔직히 이런 비슷한 게 다른 곳에도 있을테니 그렇게 엄청 신기하지만은 않을지도…?


차를 만들어서 늑대에게 한 잔 가져다주니 늑대의 특유의 행동으로 차가 잘 만들어졌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었다. 늑대는 뭔가 개운하다거나 그럴 때 조금 특이한 행동을 보여주곤 하는데, 그 행동을 취할 때마다 늑대가 어찌나 귀여워 보이던지. 이럴 때마다 난 늑대를 보며 흐뭇한 표정을 취하곤 했는데 늑대는 그 표정을 볼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듯했다.


"오늘도 이거 마시니까 기분이 엄청 좋당-"

"늑대는 항상 이걸 마시면 특이한 행동을 취한다니까."

"그만큼 기분 좋아져서 그래-! 사실 양도 내가 이러는 거 엄청 보고싶어 하잖아?"

"뭐- 틀린 말은 아니네."

"그러니까 좋은 건 좋다고 바로바로 말해줘야 되는거야-"

"늑대는 원래 숨기는 거 잘 못 하잖아."

"그렇긴 하지! 숨겼다가 오히려 화만 되니까!"



"오늘도 요리 만드느라 수고했어."

"양이 더 수고했지! 맛있는 거 만들어줘서 고마워!"

"나중에 또 만들어줄게."

"좋아좋아-!"


언제든 재료만 가져오면, 바로 만들어줄게. 물론… 맛은 그때그때 달라지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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