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녀석은 무엇을 하고 있을지, 조금은 궁금하기도 했다. 날아다닐 수 있기에 아마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자유롭게 즐기고 있지 않을까. 가끔은 그렇게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하기도 했고, 나에게도 그런 자유로움이 있으면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자유로운 게 마냥 그렇게 좋은 일일수는 없을 테니까, 그건 누구에게 자유로움이 주어졌냐에 따라 달라질 일일 것이다.
그러고보니 예전에 이 거리를 걷다가 그 녀석과 부딪혔던 기억이 있다. 그 때에 부딪혔을 당시에는 엄청 짜증났었지만, 그 땐 몰랐었지. 지금처럼 새로운 경험이 나에게 생기고 있을 거라곤. 만약 평범한 녀석이었다면 지금도 계속 생각하면서 「아, 정말 그 때의 그 일은 기억하기 싫을 정도로 짜증이 나지만, 오히려 나쁜 기억은 더 기억에 잘 남는 법이지.」 라며 과거를 회상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오히려 그 녀석이 너무 특이하게 생겨서 내가 놀라버렸을 정도였으니….
그 녀석이 주로 활동하는 그 세계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괜히 그 녀석이 말썽부리고 다니는 건 아닐까…. 그래도 그 세계에서는 자신이 왕이라고 했으니 말썽을 부리기보단 아마 남들을 돕는 데에 더욱 열심히 노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솔직히 그 녀석의 성격을 보고 있으면 돕기보단 더욱 망하게 하는 걸 더 잘 할 것 같긴 하지만, 거기서는 또 모르는 일이지. 다시 만났을 땐 조금이나마 변해있을런지….
옵시디언…과 나만 알고 있다고 봐도 무방한 장소에 와서 그 때의 그 일들을 생각하며 잠시 추억에 빠졌다. 나름 재미있는 일들도 있었고, 뜬금없이 찾아와서는 나를 괴롭히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나를 기분좋게 하려던 일들도 있었다. 지금 그런 일들을 생각하고 있자니, 예전에는 이런 일이 없었기에 처음에는 정말 당황스러웠지만, 「아직 이 세계에는 내가 깨닫지 못한 타입의 녀석들이 존재한다.」 라는 걸 깨닫게 해 준 계기가 된 녀석이기에 조금은 즐기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물론 말처럼 그렇게 쉽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꽤 오랜 시간이 지났을까, 오늘따라 멍하니 있는 시간이 꽤 긴 것 같다고 생각이 들긴 했지만 그렇다고 돌아간다고 해도 딱히 무엇을 할 지 생각이 나지 않아 그저 앉아있었다. 정말 멍하니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무언가가 내 어깨를 엄청 강하게 쳤기에 너무 놀라서 튀어올라서 넘어지기까지 했다. 그제서야 뒤를 돌아보니 그 녀석이 킥킥 웃으며 괜찮냐고 물어보았다. 그, 글쎄… 괜찮다고 해야될까…
"헤-헤! 오랜만이네!"
"…그, 그래. 오랜만이긴 한데 굳이 이럴 필요까진…"
"혹시 이 몸을 잊었을까 해서, 기억 속에서 꺼내기 위한 작업이라고 생각하라구!"
"외형만 봐도 잊을 것 같이 생기진 않아서 항상 기억 속에는 있었다만…"
"솔직히 이 몸 엄청 그리워하고 있었지?"
"글쎄… 그립다고 해야 될 정도였다고 말하긴 좀 오묘하지만."
"뭐 그래도 기억 속에 있었다니 다행이네!"
"갑자기 여긴 무슨 일로?"
"무슨 일이긴! 제네토 생각나서 몰래 한 번 찾아왔지!"
"그랬던 거였군."
"이번에도 같이 놀자구!"
"흠… 귀찮은 건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괜찮아! 예전부터 전부 이 몸이 알아서 했었잖아?"
"그렇긴 했지."
너무 놀라서 잠시 진정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렇게 놀라는 건 오랜만이어서 그랬던건지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옵시디언은 아무래도 미안했는지 잠시 자리를 피해주었기에 조금이나마 편하게 있을 수 있었다. 갑자기 이런 일이 생겨버려서 조금은 부끄럽기도 했지만, 다른 녀석도 아니고 옵시디언이니까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게 당연하다고도 느껴졌다. 정말 다른 녀석이었으면 부끄러워서 자리를 피했을지도 모르는 일이었는데.
저 멀리서 옵시디언이 다가오는 모습이 보였는데, 어째 옷을 입은 모습이… 내가 입고 있는 옷과 상당히 비슷했다. 거의 99%에 가까울 정도라고 해야 될까…. 어떻게 저렇게 이 옷과 비슷하게 만들 수 있었을까. 역시 최고의 위치에 있는 만큼 하고 싶은 일은 전부 해버릴 수 있는 그런 위엄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옷은 대체…"
"이렇게 만날 때를 대비해서 만들었지!"
"거의 똑같이 생겼군."
"완벽하게 만들어내진 못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거의 비슷하지?"
"얼굴의 붕대까지…"
"사실 예전부터 이 몸도 얼굴에 붕대를 둘러보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이번에 정말로 한 번 둘러봤지롱!"
"그렇게 내가 인상적이었던 건가."
"이 몸도 이렇게 자극받은 건 처음이라구!"
"기쁘다…고 해야 될까?"
"헤- 그러면서 슬쩍 웃은 거 다 봤다구. 나름대로 웃는 모습도 괜찮은 것 같은데 말이야!"
"웃을 일은 거의 없어서."
"히! 이 몸이 웃게 했다! 역시 이 몸은 참 위대해!"
"…그런 정도까진 아니고."
이번에는 이 녀석과 어떻게 놀아야 될 지, 조금은 고민이기도 했지만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어서 무엇이든지 해도 괜찮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말 말썽만 부리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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